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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실화]내 친구의 비화......
게시물ID : humorbest_887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상공부
추천 : 34
조회수 : 2724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3/31 17:23:18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3/31 14:00:37
 안녕하세요? 세상공부입니다. 오랜만에 여러분 뵙네요.....^^

 유학생활 거진 6개월......지나간 교환학생 때의 여러분의 환호에 힘입어 정말 기운 차리고 열심히 한 덕
택에, 타국생활에 잘 적응하여 좋은 결실 맺고 있습니다. 감사 감사^^

 이제 이번 학기를 끝으로 1년이 마무리 됩니다. 그동안 있었던 비화(?) 들을 여러분께 공개하고자 하여......이렇게 컴퓨터를 두드립니다.

 말재주가 좋지 않아서 재미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외국인과의 해프닝이 많은 고로 여러분께 웃음과 동시에 미국인의 사고방식도 이해시켜드리는 작은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후움, 형 같은 제 한국 친구의 비화입니당......^^ 이 녀석한테는 미안하지만.

 유학 오면 항상 느끼지만 한국 사람들 정말 너무 풀붙여서 다닙니다. 영어 습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만, 타국살이라는 외로움이 어쩔 수 없이 서로를 붙게 만들어 버리곤 하지요. 그러나, 이 친구 좀 뭔가 다른 친구였습니다. 첫날부터 후배들에게 '야, 떨어져!' 이러더니, 자기 실천에 옮깁니다. (저는 처음부터 각오하고 미국 친구들하고 다녔습니다. 절대 친미파 아닙니다! 따질 건 따지고 살자!!) 이 녀석 덕분에 저는 좀 더 편하게 영어도 익히고, 적응도 잘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적응 잘해도 문제가 있는 법! 한국이나 미국이나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 따로 있고 싫어하는 선생님 따로 있는 건 지대로~ 똑같습니다.
 저희 학교에 올해 처음으로 오신 역사 선생님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경험 없고 조금은 꺼벙이 처럼 보이는 선생님입니다. (그런데 정말 키는 무쟈게 큽니다. 백인 마이콜......-_-;;) 큰 키 덕에 JV(학교 2군) 농구 코치였는데, 애들한테 정말 많이 무시당하는 비운의 인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이 신뢰하는 분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비화는, 한국 학생들의 그 지나친(?) 한국어 수업에서 비롯됩니다. 미국 사람들, 정말 타국어에 관심 많습니다. 제 룸메이트 장난 없지요. 한국어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만나면 하는 말이 'Dak chu, ssi bal nom!', 'GGu jeo, gae saekki!' (18금 방지를 조금이나마 해보고자 영어 발음으로 썼으니,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등등.....-_-
 우리의 역사 선생님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하루는 선생님이 저한테 물어보시더군요.

 "Hey, Blabla, would you tell me any slangs in Korean? (모모야, 한국어로 욕 좀 가르쳐 주겠니?)"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우습지만, 당시로서 저는 무쟈게 당황(하기보다 황당)했습니다. 명색이 선생님이란 분이 욕을 가르쳐 달라니...... 그러나 한국의 위상을 떨치는데 뭐가 어떠리! 제가 평소에 한국에서도 안 쓰던 별 욕들이 다 나옵니다. Michin nom, Ssi bal sae kki, eighteen son, Gu mung.......-_- 본인도 어이 없음.

 그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어가던 작년 겨울 시즌. 평생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2군 농구팀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애들이 능력은 좋은데, 키들이 달려서 2군에서 많이 뜁니다. 저 빼고는 다들 역사 선생님에 대한 감정이 좋지가 않았지요. 제 친구 녀석도 이상하게 역사 선생님을 저주(?) 하는 인간이었습니다. 매번 연습 때마다 숨어서 욕을 했는데, 사실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을......

 그러다 마침내 사건이 터졌으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어떻게든 이기고자 다들 흥분한 상태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저희 학교 2군은 시즌 내내 8경기 중에 1경기 빼고 몽창 깨진 터라.......) 제 친구 녀석이 주전이었는데, 코치였던 역사 선생님이 작전을 주문하면서 말을 안들으니까 화가 나신 겁니다.
 
 "What the hack are you doing, man?! Sit down! (지금 뭐하자는 거야?! 앉아!)"

 그 순간 홱 돌아버린 우리의 호프 Je Chin Gu...... 그 자리에서 결국 금기의 단어를 내뱉고 말았으니....

 " 아, 저런 Ssi bal sae kki!"

 쿠쿵!! 그 순간 역사 선생님의 그 황당한 표정이란......-_-

 "What did you say?! You said I'm a fucking jerk? Follow me! (뭐라고? 시발놈의 새끼? 너 따라와!)"

 결국, 그 날로 제 친구.......주전자리 뺏기고, 역사선생님과 완전 앙숙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나마 학교 인사사정 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은 것이 다행일 뿐......

 저의 죄를 숨기며, 친구한테 마음 속으로 사과했습니다. 미안하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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