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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8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월
추천 : 12
조회수 : 104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26 04: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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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사람들은 자기가 누구인지 대강 인식하며 살아간다.
 
 
간혹 일탈을 할 때 기쁨을 느끼는 즐거움은 ‘보통 내가 이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깨는 데에 있다.
그래서 자신을 스스로 알고 있는 일은 중요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의지와 목적은 스스로 인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인 감각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느낌을 통해서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녀도 그랬다.
 
 
그녀에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녀는 뭔가에 푹 빠져 있을 때만 살아있는 듯했고
그래서인지 매 번 새로운 삶의 과제에 열을 올렸다.
 
 
그녀는 자신의 온 에너지를 사용해서 그 과제를 성취할 때 가장 행복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그 것을 성취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어떨 땐 가장 친구중 가장 인기있는 사람이길 바랐고,
어떨 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길 바랐다. 그리고
어떨 땐 가장 세련된 사람이길 바랐다.
 
 
운 좋게도 그녀는 두 가지 이상의 과제가 맞물린 적은 없었다.
아니, 본인 스스로 다른 과제를 밀어내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긴 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매년 그녀의 삶은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는 만큼,
그녀의 성격과 취향, 태도까지도 계속적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인기를 추구할 때는 친구들의 전화와 문자, sns피드백에 목을 메었다.
미모를 추구할 때는 짧은 치마와 가슴이 파인 옷을 입으며 시선을 갈구했다.
세련됨을 추구할 때는 인기있는 식당, 여행지, 전시등을 쫓아다니며 인터넷공간에 흔적을 남겼다.
 
 
그런 그녀가 이 번에는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엔 일상이 아닌 일탈이 가장 자유로운 것 같았다.
자기가 보통이라면 하지 않을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보통의 자신이라면 하지 않을 일이 없었다.
그녀는 매번 만나는 사람도 바뀌었고, 외모도 바뀌었고, 일도 바뀌었다.
주기적으로 바뀌었던 자신의 일상이 일정한 형태를 띄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드디어
어쩌면 자신이 인기를, 미모를, 세련됨을 추구한게 아니라
그렇게 보이는 것을 추구해 온 것은 아닐까 하고 깨달았다.
 
 
그녀는 이제 드디어
어떻게 하면 가장 자유로워 질 수 있을 지를 생각해 냈다.
그녀로서는 당연한 결론이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던 그녀가
이제 남들에게 어떻게든 '보이지' 않도록 결정한 것이다.
만나던 사람들도 모두 연락을 끊고, 인터넷 공간에 남긴 모든 기록을 지웠다.
 
 
더 없앨 것은 없을까?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남들이 나를 보지 못하도록 할만한 건 없을까?
이렇게 열심히 목표를 수행할때의 기쁨이란!
 
 
사회에서 나를 없앴으니 이제 보이지 않겠지? 그녀는 생각했다.
공간! 그래. 공간 속에서 자신을 없애는 방법!
그녀는 스스로의 답이 너무나 대견했다.
 
 
그녀는 드디어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궁금했다.
 
 
내가 존재하지 않음을 남들은 알까?
 
 
 
 
그녀는 이제 당신이 '그녀가 존재하지 않음을 아는 것'을 안다.
그녀는 이제 그 것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출처 예전에 생각해둔 건데, 허허 자신을 알기란 참으로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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