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산다.
매일 새벽마다 반죽기를 돌리고 서너번을 구워가며 빵을 만든다.
스무살 때에 병원을 다녀오며 항상 빵을 하나 사먹었었다.
이젠 손님들이 내 빵을 먹고 주린 배를 채운다.
단골손님이 매장에 들어오시면 항상 사가시는 빵이 떠오른다.
새로 구운 특별한 빵을 맛보여 드리기도 한다.
칭찬보다 지적을 해주시는 분이 더 고맙다.
음식하시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그런지 몰라도
곧게 지적하시던 모습에 카리스마를 느꼈었다.
그래서 지적이 더 좋은 칭찬같이 느껴진다.
그동안 일본에 가서 많은 공부를 했다.
생전 처음 보는 빵들도 넘치게 먹어봤다.
몇십년이 된 기능장의 빵집에서 일했던 시절에 배운 것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온몸으로 배운 노하우는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알려줬다.
그 후배들이 곧 내 스승이 되기도 했다.
어리고 열정적인 후배를 볼 때마다 내 맘은 초심을 찾곤 했다.
이렇게 사니 조금씩 길이 열린다.
내달에 내 10호 제과점 간판을 올리게 됐다.
옆에서 힘이 되어준 내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
내 빵을 30년째 사랑해주는 단골손님들에게 아주 감사하다.
지금도 난 빵을 굽고 있다.
갓 구워져 나와 포장비닐 속에서 뜨끈할 빵을 생각하니 피곤하지도 않다.
참 후회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2044년 10월 1일의 내 자랑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