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여태동안 맹신했었던 윤리에 대하여 의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 윤리가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길래 믿고 있었던 걸까 하는 거죠
세월호 슬픈 사람 있나요? 전 슬픔을 떠나서 뉴스에 동정 같은 거 정치 같은 거 다 관심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슬픔에 대하여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의 죽음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쩌면 가족의 죽음에도 별로 아무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까놓고 말하면 졸라 아픈 사람이 앞에 있어도 제가 그 고통을 나눠받을 수가 없어서 일종의 무기력에서 무관심으로 변했습니다.
이건 별로 윤리 같지 않은가요. 그럼 가족사에 대해서 말해보죠. 할머니를 죽이고 싶습니다. 이유는 졸라 많아요
엄마도 갈궜고 그래서 엄마 집 나갔고(연락되고, 멀리 삽니다), 말은 졸라 안 듣고, 쓰레기 같은 음식 솜씨에, 쓰레기 같은 걸 사 들고 오고
혼자 살면서 외롭다고 전화 해달라고 하고, 그러면서 같이 살았는데 짐 된다고 혼자 사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말도 졸라 안 통해서 논리로 맞받아쳐도 홀로 정신승리하고, 아버지가 용돈드리면 이상한 걸 사요
뭐 그 노인들 상대로 팔아먹는 느낌의 아이템들 있잖습니까. 뭔가 검증되었다고 하기에 지랄맞은 것들이요. 몇 십만원 들여서 사놓고
또 뭐 고모들한테도 졸라 관심이 많아요. 아버지 형제가 아버지랑 고모 세 명인데 고모들한테도 전화전화 해달라고 징징
치매는 아닌데 옛날에 자기 힘들었던 이야기나 그냥 했던 이야기들 무한반복합니다. 친척들 모일 때마다 합니다
어머니는 저보다 더 힘들게 버티셨을 텐데, 전 속에서 졸라 죽이고 싶은 생각이 요즘 듭니다.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말이 절로 떠올라요
걍 무인도에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