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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부대 괴담
게시물ID : panic_88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reakTime
추천 : 6
조회수 : 11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29 23:04:28
다른 건 아니고 제가 복무하고 있는 부대에 구전으로 오르내리는 썰입니다.

저희 부대는 각각의 포대(중대)가 따로 있는 독립 포대입니다.

부대원은 병사가 60명도 채 안되는 인원에 면적은 겁나게 넓습니다 ㅡㅡ;

부대 막사는 부대 전체의 중간쯤에 있구요 막사 위의 구릉지에는 여러 창고들과 물탱크, 폐쇄된 초소 하나가 있습니다.(사실 폐쇄된 초소도 썰이..)

폐쇄된 초소 옆에 보면 통칭 애기나무 라고 부르는 중간정도 크기의 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보통 학교에 있는 동그란 향나무있죠? 그런 향나무가 위로 길쭉하게 생긴 모양입니다.

보통 오래된 나무가 그 지역의 기운을 담당한다는 그런 소리가 있잖아요. 제 부대는 바로 이 애기나무가 그 주인공입니다.

좀 무서워하면서도 성스럽게 여기는 데요 사실 겉모습만 보면 귀여운 나무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얽힌 썰이 꽤나 많습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애기나무를 해하려고 들면 다친다"라는 겁니다.



첫째로 전기톱 벌목 이야기입니다. 이건 제가 직접 겪은 건 아닙니다만 간부들이 다들 엇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꽤나 몇년 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애기나무를 베자는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사실 막사 위쪽은 너른 벌판 비슷한데 초소 옆에 떡하니 

애기나무 혼자 있거든요. 깔끔하게 하기 위함인지는 모르나 꽤나 추진력이 좋아서 연대 시설관리팀 인부들을 데리고 와서 작업을 시작했답니다.

연병장에서 전기톱을 한번 시험은 해보지않습니까. 그땐 분명 전기톱이 왕성하게 이빨을 돌렸답니다. 

그리고 그 애기나무를 베기 위해 트럭을 타고 윗쪽으로 올라와서 전기톱을 켰는 데, 이게 왠 일? 전기톱이 켜지지가 않더랍니다.

그래서 그걸 보고 이상하다고 여긴 행정보급관은 직감적으로, 아저씨들한테 사과하면서 저희 못 벨 거 같다고 이야기하고 사과하고 보냈습니다.

해가 지나. 부대는 매년마다 새로운 진지공사를 하고, 외부 지원이 늘어나면서 전문적 작업은 인부들도 부르죠. 

꽤나 전문적인 작업때문에 연대 시설 관리팀에 연락했는 데 그 동안 알던 분들이 다 온 게 아니라 몇 명이 바뀌어 있었답니다.

원래 군대란 조직이 전출입이 많지만, 아직 바뀐 지 일년이 안 됐는데 새로운 분들이 몇 보이니 행정보급관이 궁금해서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바뀌지않은 인부가 말하길, "나무 베는 건 때문에 왔었다가 다시 갔었죠? 그거 하고 며칠 있다가 전기톱 들던 두 명이 사고가 나서

병원에서 지내다가 다른 일 하고 있습니다."라더군요. 그 이후로 행정보급관이 이 애기나무를 특별관리하라고 부대 간부 및 병사에게 전파했답니다. 



두번째는 예초병 이야기인데요. 예비역이면 다들 아시겠지만 봄이 한창이 되면 슬슬 예초병들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부대가 겁나게 넓어서 예초병도 4명으로 꽤나 많은 편인데요. 한 번은 예초병들이 애기나무 근처를 예초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예초병들은 애기나무에 대해 알기에 근처까지만 하고 치우거든요. 

그러다 그걸 모르던 막내 예초병이, 선임들이 예초하다 다른데로 가니깐 '아 나보고 하라는 거구나' 하고 

애기나무 밑둥부분까지 깊숙히 예초를 하고 있었습니다. 

선임 예초병들이 그 아이에게 "야! 거기 그만하고 일로 와!"라고 외치는 찰나, 갑자기 막내 예초병에게 말벌들이 떼로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예초병들이 애기나무 근처에 예초할 땐 나타나지도 않던 말벌들이요.  결국 모두 도망쳤지만 그 막내만 유독 벌들이 많이 달려들고 물었더군요;; 

그 이후로 부대에 있던 애기나무를 모르는 제 후임들은 꽤나 그 나무에 대해 신급 취급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전출온 선임 이야기입니다. 다른 중대에 있다가 사고(?)때문에 저희 부대로 전입온 선임이 한 명 있었습니다.

휴가 나가기 전날에는 들떠서 유난히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안 간다고 축 처지는 유형도 종종 있죠.

그 선임은 유난히 들떠서 일과 때 작업도 겁나 열심히 했습니다. 막사 위의 고철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이었는데요, 많이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공휴일이었나...쨌든 그랬을 겁니다)휴가 전 마지막 일과였죠. 선임은 기분좋아서  장난으로 근처에 있던 애기나무한테 대고 

"야이 X새꺄 오늘 ㅈㄴ 힘들었다. 그래도 모레 휴가다ㅋㅋㅋㅋ이 XX새꺄 갔다올게~"라는 겁니다 ㅋㅋㅋㅋ

거기 있던 병력들 놀람 반 당황 반으로 뻔히 쳐다보고 있다가 (왜냐면 건드리면 안 좋다는 걸 다 알고 있으니) 제 동기가 그러더군요.

"000병장님. 그 나무는 건들면 안됩니다. 그 나무한테 해가 되거나 안 좋은 말 하면 000병장님한테 나쁜 일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선임은 약간의 ㅈ됐다와 별거 아니라는 투로

"야 그럼 미리 말해야지! 나무님..제가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욕을 했습니다. 용서해주시고, 휴가 잘 다녀오겠습니다."

사과를 하더군요. 하지만 사과는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 전에 있던 사건들처럼 사실 우연일수도 있지만, 선임은 다음날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났고 진짜 그 나무떄문인것 같다고 살짝 두려워하더군요.

그리고 8일짜리 휴가 갔다왔는데, 안색이 초췌하길래 물어보니 휴가 내내 복통이랑 설사로 대부분 누워있었답니다.



사실 군대 이야기가 다 거기서 거기라 우연인 부분이 많겠지만 부대의 다른 썰은 몰라도 애기나무는 진짜인 것 같아서 아직도 부대원들은

애기나무는 건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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