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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성희롱과 RPS: 어째서 일어나는 걸까요?
게시물ID : freeboard_889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rakumo
추천 : 1
조회수 : 123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03 16:35:46

요번에 탑씨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음란물이 터져나와서 당황하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실제 아이돌(미성년자 포함)을 상대로 쓴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야설들이 많은 분들을 경악에 빠뜨렸는데요,
(단순한 음란물 공유사건에 아청법이라는 어마무지무시한 법이 개입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
이러한 현상의 맥락을 모르고 어리둥절하는 분들을 위해 스피드웨건이 출동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운로드 (2).jpg

아이돌 성희롱을 이해하기 위해선 10대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미성년자의 성에 대해 지극히 폐쇄적입니다.
여고생이면 나이가 만 15세~18세 가량입니다. 조선시대였으면 진작 결혼해서 성생활을 영위할 나이죠.
이렇게 혈기왕성 성욕왕성한 나이의 아이들에게 순결 캔디나 퍼먹이는게 현실이다 보니 이들은 다른 곳에서 답을 찾습니다.

이미지_1310.png

남학생들의 경우 야동이라는 문화가 굉장히 보편화되어있습니다. 태클 거는 사람도 별로 없죠. 성인들도 심정적으로 동의하니까요.
그런데 여학생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여성의 성과 성욕은 문화적으로 상당히 억압되어있기 때문이죠.
물론 남학생들처럼 야동에 탐닉하는 현자들도 더러는 있습니다만, 많은 여학생들이 청소년+여성이라는 이중금제에 속박당합니다.
이 죄의식이 생각보다 강력한 물건이라, 많은 수의 여학생들이 서서히 끓어오르는 욕구를 해소할 길 없이 해메이게 됩니다.

그런데 여학생들이 즐기는 문화 컨텐츠 중 페로몬 넘치는 매력적인 남성들로 가득찬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돌이죠.
아이돌 팬문화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지만 대한민국처럼 팬덤이 조직화되고 사생활 침해가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드뭅니다.
이러한 파괴적인 열광에는 갈 길 모르는 욕구의 분출이 일정 부분 작용한다고 봐도 좋겠죠.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하나의 걸림돌이 생깁니다. 10대 여성 또래집단 특유의 문화입니다. 10대 여성들은 '동질감'을 매우 중시합니다.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동일한 속성을 지니기 바라고, 무언가를 잘하고 못하는 것 없이 모두가 모든 분야에서 똑같기를 바랍니다.
'여자들의 우정이란 모두가 한치의 차이도 없이 동일하게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는 물론 정신적인 미성숙함에서 나옵니다. 누군가가 어떤 분야에 있어 나보다 '낫다' 혹은 '앞서있다'는 점을 용납을 못하는거죠.
때문에 각자가 나름의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개체로서의 '합일'을 꿈꿉니다. 좀 무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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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열애사건이 터졌을때 여성 팬덤이 연애 대상을 공격하는 것도 이러한 이치입니다. '우리 모두의 것을 독차지하다니!'라는거죠.
이런 상황이다보니 '아이돌과 내가 이루어지는 망상'이라는게, 물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리 환영받는 부분이 아닙니다.
골치아프겠죠? 그런데 여기서 외래 문화 하나가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바로 일본의 '보이즈 러브'(BL)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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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이 문화의 기원과 특성에 대해서는 설들이 많습니다. 일본 고유의 남성 동성애 문화에서 파생되었다는 말도 있고,
성적으로 억압된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복수심리의 발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남성간의 동성애를 인위적인 능동 포지션(공)과 수동 포지션(수)로 나누는 성인물의 일종입니다.
현실 동성애와는 거리가 멀며 '공격'과 '수비'를 갈라놓는 특성 덕에 일반 성인물에 비해 공격적인 편입니다.
자세하게 쓰면 논문 한편 나오니 일단 넘어가고...

이 BL물의 도입은 국내 아이돌 팬덤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줬습니다. 바로 '여자'가 없는 성애 묘사가 가능해진거죠.
여자가 없기 때문에 본인을 대입해 빈축을 살 필요가 없고, 맺어지는 여자가 없으니 질투심을 느낄 이유도 없습니다.
해서 2000년 전후 일본 문화가 유행을 탐과 동시에 남성 아이돌끼리의 성애를 그린 창작물들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왔습니다.
그 당시 웬만한 여학교에는 남성간의 찐한 성행위를 묘사한 팬픽이 프린트 형태로 교실을 돌아다닐 정도였죠.

실존 인물에 대한 성애묘사(일명 RPS - Real Person Slash)는 따지고 보면 중대한 인권 침해 행위입니다.
그러나 예나 저나 미성년자들의 법률 관련 지식은 깊지 않은지라, 여학생들은 점점 더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강산이 한번하고도 반쯤 변할만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이 문화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죠.

물론 대학교에 진학하고 실제 연애와 성관계가 해금되면 이러한 취미에 흥미가 떨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그리고 또래집단에서 RPS 문화가 마이너화되어감에 따라 이들은 점점 음지로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지극히 폐쇄적인 소규모 동호회가 산발적으로 형성되었는데, '탑씨' 역시 이러한 부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문화라는게 음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고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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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중에서도 코어만이 모여서 음란마귀를 발산하다보니 이러한 소규모 커뮤니티의 수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다가 폐쇄적이다보니 브레이크가 걸리지도 않습니다. 말 잘못했다가는 바로 부털이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코어들만이 모여있으니까요.
때문에 잔혹한 성폭행 묘사는 예사고(애초에 기원이 된 BL 자체가 공격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저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농락하는 컨텐츠가 만연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사실 완벽하게 뿌리뽑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탑씨처럼 남의 집 안방에서 음란마귀 소환하고 있다면야 법적인 조치가 가능하죠.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구요.
허나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러한 행위들의 태반은 지극히 폐쇄적이고 은밀한 공간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밝혀진 부분들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봐야겠죠.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러한 일련의 현상이 일어나게 된 계기, 즉 성에 대한 억압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고인 물은 썩고, 눌린 자리는 곪기 마련이죠. 여성의 욕구를 인정해주고 그 발산과 표현을 장려한다면,
굳이 깊고 어두운 곳에 모여 타인의 인권을 유린해가며 즐겨야만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실제로 성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서구권에서는 BL 자체도 썩 메이저한 장르는 아닙니다. 즐길 사람만 즐기죠.
유독 국내에서 이쪽에 대한 편향이 심한 것은 그만큼 억압받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스피드웨건은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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