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찮게 이런 댓글들이 보입니다.
행복한 고민이다.
그래도 작은 것 보다 좋지 않느냐.
장점이지만 이런 단점도 있군요.
등등..
하지만, 이런 댓글은 오히려 글쓴 분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겁니다.
고민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 보시면,
남들보다 특정 신체부위가 커서 생기는 생활의 불편함이 고민의 핵심이 결코 아닙니다!!
바로 남자들의 불쾌한 시선들과 성추행입니다.
정상적인 남성들이 이런 글들을 보고 느껴야 하는 점은,
"가슴이 크면 좋지만 이런 불편함도 있구나"가 아니라,
"같은 남자로서 정말 송구스럽다",
"여성을 인간이 아니라 가슴으로만,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개탄스럽다"
이런 점들이 아닐까요?
가슴 큰 여성을 남성들이 좋아한다는 것..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본능인지, 아니면 어릴 적 부터 대중문화에 세뇌된 결과인지.
그런데요..
적어도 인터넷이 없었던, 그리고 TV도 보지 않고 성인물을 찾아 다니지도 않았던
제 대학시절에 친하게 지냈던 여자 동기와 후배들..
전 그들의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관심도 없었고, 지금도 모릅니다.
매일 만나는 사이지만, 그들의 눈과 얼굴을 봤지, 가슴을 관찰한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은 탓일까요, 아니면 인터넷과 TV에 계속 세뇌된 결과일까요?
솔직히 이젠 여성들의 가슴에도 눈이 가기 시작하더군요.
이런 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좀 더 순수했던 나를 잃어버린 것 같아 섬뜩하기도 하고 서글퍼 지기도 합니다.
제 딸을 보기에도 부끄럽고 미안해집니다.
좀 더 순수한 눈으로 인간을 바라볼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면 안될까요?
저의 글에도 또 순수한 척 선비 나셨네라며 비아냥 댓글이 달릴 것 같긴 합니다만,
윗 문장에도 말씀 드렸듯이 저도 순수함을 잃어버린 불쾌한 노땅 아저씨일 뿐입니다.
그냥 이제는 다시 노력해 보고 싶네요.
가슴과 다리가 아닌, 눈빛과 영혼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되돌아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