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아버지랑 싸웠습니다. 그냥, 평소에는 화목하다가 가끔 크게 난리를 내버리는데.. 오늘 일을 크게 내버렸네요.
아버지가 조금 욱하시는 면이 있어서 오늘도 약간 욱하시고 핸드폰 가지고 방에 들어가시려는데 그만 해서는 안될말을 해버렸어요.
평소에 친구나 동생이 장난치면 지랄하넼ㅋㅋㅋㅋㅋ 이런 느낌으로 자주 말하는데, 오늘 아버지에게 그 말이 나와버렸네요.
말 한뒤 잠깐의 정적이 흐른뒤, 아버지가 정말 화내시더라고요. 손에들고있던 핸드폰을 바닥으로 내려쳐서 부수시고, 물도 내리치면서 드시고. 근데 그 화가 저를 안향하고 분풀이를 하시는게 보이더라고요. 차라리 날 때렸으면 좋을걸.
어릴적에, 아버지에게 조금 맞고 자랐었어요. 결혼을 20대 초반에 하셔서 아직 방법을 잘 모르셨나봐요. 그때 기억때문에 너가 이렇게 되버린것 같아서 미안하다. 중학교 들어선 이후로 가끔 저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리시나봐요. 차라리 그때 날 때렸으면 좀 나았을텐데.
조금뒤 핸드폰 부순걸로 자책하시더군요. 내가 결국 내 화를 못참아서 일을 내버렸구나. 결국 이렇게 되버렸구나. 몇년간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건데 이걸 이렇게 날려버리는구나. 내가 또 이런일을 벌이는구나. 아버지가 저랑 핸드폰을 겹쳐서 보시는것 같았어요.
그냥, 조용이 있어버렸어요.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고요. 창작물같은데 보면 바로 고개숙여서 사과하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머리가 큰건지 쓸데없는 자존심이 생긴건지 그냥 멀뚱히 딴데나 보고있고. 주인공이 참 대단하구나 싶더라고요.
어떻게 해야됬던걸까요. 바로 사과해야 했던걸까요. 말한뒤에 이건 실언이구나 하고 느꼈는데. 어째서 그런말이 나왔던 걸까요. 참.. 아들로서 참 못난것 같아요. 아버지 가슴에 상처나 남기고.
가족은 서로 돕고, 보듬아주고 살아가는 관계라는데. 이렇게 상처를 주고 살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그냥,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고 내 자신에게도 실망을 해서 우울한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