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이 나타났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은 너무 짧다.
네 배웅을 받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 시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너를 두고 집으로 향해야 하는 건 언제나 괴로운 일이라 마냥 좋지만도 않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뭐 입고 갈거야?"
양말을 신으면서 네게 물었다.
너는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동글동글하고 펑퍼짐한 외투를 골랐다.
녀석, 꼭 자기같은 걸 골라서는! 알아서 하라는 뜻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너는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너 펭귄 같다."
너를 향해 시선을 옮김과 함께 생각보다 말이 먼저 튀어 나왔다.
외투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너는 펭귄마냥 통통했고 동그란 눈만 끔뻑이는 것이 붕어 같기도 했다.
굳이 말하자면 펭귄과 붕어의 중간쯤 될까?
"빨리가자, 붕어야."
나는 널 재촉하며 손을 잡아끌었다.
너는 예의 동그란 눈동자로 끌려오다 씩 웃으며 힘차게 말했다.
"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