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초지역앞 횡단보도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오이도에서 4호선을 타니 안산, 초지역이 보이더구나. 아마도 내 시간에 여유가 없었더라면, 4호선을 안 탓더라면, 술 한잔 안했다면 내가 너희를 보러 이렇게 내렸을까 한다. 내 매마른 눈에 눈물 한 방울 묻혀보려 너희를 이용하는 걸 수도 있다. 너희에게 가는길이 매우 험난하구나. 예산이 남아서 도로공사를 해야했다면 다른 곳을 먼저 했으면 어땠을까한다. 행길하나 건너는 것이 이리 돌고도는 길인 줄 몰랐다 나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던 어느날 내가 아끼는 검은 정장이 운동장 흙바닥을 쓸어도 많은 사람이 있었기에 다행이다 괜찮다 생각했다. 행길을 건너는 지금 나는 너무나도 쓸쓸하구나. 글을 쓰다보니 분향소에 다달았다. 가여운 너희들을 위해, 그리고 가여운 나를 위해 오늘 모든걸 핑계삼아 한번쯤은 끅끅 울어도 괜찮겠니...미안하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