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호준 [사진 출처=NC 다이노스 공식 홈페이지]
2000년,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장종훈이 처음 300홈런을 넘긴 이후, 최대 5년의 공백을 두고 300홈런 타자를 배출하고 있다. 2003년에는 이승엽이 최연소 300홈런 달성자(26세 10개월 4일)가 되었고, 2007년에 심정수와 양준혁이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마지막으로 2010년에 송지만, 박경완, 박재홍이 300홈런을 넘기면서 총 7명의 300홈런 타자가 탄생했다. 그리고 2015시즌, 5년의 침묵을 깨고 이호준은 과연 8번째 300홈런 타자가 될 수 있을까?
이호준은 현재 285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개인 통산 홈런 역대 8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현역 선수 중에는 2위이다. 지난 시즌에는 39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노쇠화의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출장 기회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8번째 300홈런 타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여진다. 만약 2015시즌에 300홈런을 달성한다면, 이호준은 19시즌 만에 300홈런을 달성하는 것으로 박경완과 함께 가장 오래 걸린 300홈런으로 남게 된다. (최단 시즌은 이승엽의 9시즌)
작년 송지만의 은퇴로 이제 현역 유일한 300홈런 타자는 이승엽 뿐이다. 2015시즌, 이호준이 8번째로 300홈런타자 대열에 합류한다면 이호준을 끝으로 꽤 오랜 기간 300홈런 타자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현역 통산 홈런 순위(나이)
1.이승엽(39세) 390개
2.이호준(40세) 285개
3.김동주(40세) 273개
4.김태균(34세) 232개
5.이대호(34세) 225개
6.이범호(35세) 222개
7.장성호(39세) 220개
8.홍성흔(39세) 201개
9.조인성(41세) 172개
10.최형우(33세) 170개
11.최정(28세) 168개
김동주는 사실상 300홈런을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 두산을 나왔지만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그를 영입하려는 팀이 아직까지 나서지 않고 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 [사진출처=한화 이글스 공식 홈페이지]
이호준의 뒤를 이을 가능성은 한화 김태균이 가장 크겠지만 김태균도 300홈런 달성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태균은 선구안과 뛰어난 컨택으로 승부를 보는 경향이 강하다. 스윙자체도 현재는 장타보다는 맞추는 것에
집중하는 스윙을 가져가고 있다. 이런 스윙덕분에 김태균은 일본에서 복귀한 3년간 평균 4할6푼이라는 놀라운 출루율과 3할4푼9리라는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평균 홈런은 14.6개에 그쳤다. 즉 김태균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300홈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6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김태균의 현재 나이(34세)를 생각한다면 쉽지 않은 기록이다.
이범호는 한국프로야구로 복귀한지 4년간 평균 15.5개의 홈런을 넘기면서 김태균보다는 조금 더 많은 홈런을 치기는 했으나, 이범호는 김태균보다 1살 더 많으며 김태균보다 10개정도 모자른 2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또한 2012시즌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전력도 있다는 점이 기록 달성의 걸림돌이다.
최정은 위 선수들 중 가장 젊기 때문에 300홈런에 달성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최정은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고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한 9년간 평균 약 18.6개의 홈런을 만들어 냈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과 부상 속에서도 82경기에 나와서 1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정은 7년간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5세에 300홈런 달성자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최정의 300홈런이 더 기대되는 것은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히 지금 페이스보다 더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선수인지라 과연 얼마나 오래 한국프로야구에서 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사진 출처=넥센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그렇다면 박병호는 어떨까? 박병호는 2012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심정수, 이승엽, 박병호)로 단일 시즌 50홈런을 넘긴 타자가 되었다. 3시즌 동안 평균 40개의 홈런을 쏜 박병호는 현재 통산 157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300홈런 까지는 143개를 남겨둔 상황. 박병호가 아직 30세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절반 가량의 홈런을 남겨두고 장밋빛 미래만을 예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300홈런 달성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실 해외진출이다. 강정호의 MLB진출로 인해, 이제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야수들의 MLB 진출이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아니게 되었다는 점이 KBO 300홈런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 예상된다. 홈런 타자는 야구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만약 앞으로 더 많은 뛰어난 타자들이 해외로 빠진다면 한국프로야구 인기는 물론 경기 수준의 질적 하락에서도 분명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