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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나뭇잎을 선명하게 핥고 있었다.
게시물ID : lovestory_692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_-a
추천 : 0
조회수 : 24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5 15: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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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나뭇잎을 선명하게 핥고 있었다.
나뭇잎 뿐만이 아니로 모든 것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나뭇잎은 그 사실을 몰랐다.
'날 사랑해 주는 건 햇빛밖에 없어!'
햇빛의 침인지, 자신의 땀인지 모르는 물 방울을 머금고 나뭇잎은 생각했다.
그러나 햋빛의 손결이 닿는건 하루중 절반조차 되지 않았다.
'다 내가 못나서야. 무럭무럭 자라나서저 높이, 구름조차 높이 올라갈테야. 그러면 그녀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
다음날, 나뭇잎은 운동을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바람에 몸을 맡겨, 혹은 저항하며.
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나뭇잎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을이 왔다.
햇빛의 멀어짐이 느껴졌다. 
그는 초조해졌다.
양분이 줄어든 것을 느꼈다.
그는 욕심을 내기로 했다.
더 많이, 무조건 많이.
뿌리로 부터 올라오는 영양소를 그는 갈망했다.
그는 안간힘을 써서 그것을 갈취했다.
다른 나뭇잎들은 그가 필요로 해서라 생각하곤 침묵했다.
양보했다.
그리고
죽었다.
떨어져 갔다.
그는 그들의 이타심을 끈기없음이라 비웃었다.
겨울이 왔다.
햇빛의 방문은 더욱 뜸해졌다.
그럼에도 나뭇잎은 혼자 꿋꿋이 초록빛을 내고 있었다.
이미 독차지하고 있던 양분조차 더욱 악착같이 흡수하고 있었다.
그는 혼자 남았다.
마지막 잎새는 문득 친구들이 그리워 졌다.
가족이 보고싶었다.
그는 붙들고 있던 마지막 힘을 풀어버렸다.
수그러들 줄 모르던 이기심을 겨울이 죽였다.
그는 떨어지며 깨달았다.
그가 욕심내지 않았더라면 다음해에도 이듬해에도 햇빛을 볼 수 있었을텐데.
다른 이들이 낙옆이 되어 떨어져 나가지 않았을텐데.
이미 후회해봤자 소용없었다. 
나뭇잎은 싸늘하게 식어 주검이 되어 동료들 곁으로 갔다.


햇빛이 나뭇잎을 선명하게 핥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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