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오늘 새벽 1시 10분경이었음.
운동마치고 원룸으로 돌아왔는데 밖에서 막 'ㅅㅂㅅㄲ' 어쩌고 저쩌고 난리가 난거임
대학가 근처라 가끔 술먹고 개되는 인간들 마늠.
뭔일인가 싶어 창문으로 봤더니 예상대로 술로 꽐라된듯한 2명이 한명은 도망가고 한명은 포풍허세를 터뜨리면서 죽이네 어쩌네하면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음. 근데 이 술래쪽 놈이 쫓아가면서 분노를 억누르는지 못했는지 괜히 주차된 차들을 향해 크로캅에 빙의해서 주먹과 미들킥 하이킥을 날리는거임(지금 하는 말이지만 아마 오른손 나갔을거임)
나도 차가 있는 입장에서 괜시리 분노해서 저런놈은 콩밥을 맥여야한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려했음
근데 마침 쫓기는 쪽이 내 원룸 창문에서 안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갔고 술래가 그걸 쪼차감.
순간 내 시야에서 사라지길래 고민했음 지금 신고해야하나 아님 내려가서 상황 더 확인하고 신고해야하나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밖이 조용해지는 거임.
그래서 다시 밖을 쳐다봤더니 그 골목쪽에서 직접 보이진 않았지만 왠 싸이렌이 반짝반짝하는게 하는게 보였음.
아 누가 이미 경찰에 신고했구나 확실히 좀 있으니 조용해짐.
그걸로 사건이 일단락된줄 알았음.
하지만 새벽 2시쯤 됐을거임 친구랑 잠깐 나가서 콩나물 국밥 쳐묵쳐묵하고 오는데 아까 취객이 자동차를 파손했던게 신경쓰이는거임
해당차량 근처에 가봤음 근데 앞차는 찌그러지고 뒤차는 어떻게 기술좋게 뒷유리창에 구멍을 뚫어놓은거임.
이걸보니 괜시리 다시 분노가 치솟음. 아마 잡아간 경찰쪽에서 연락을 할것같긴했지만 혹시 모르니 유리창에 적혀있는 핸펀번호로 사건의 개요를 보냄 일시 내용 경찰이 데리고감 문의하시면 찾을수있을거다 이런식으로.
그리고 집에와서 포풍잠.
그런데 오늘 아침 8시 좀 넘어서 핸드폰이 울리는거임 아 누구지하고 봤는데 모르는 번호임
받아보니 !? 경찰아저씨였음 살면서 경찰아저씨가 모닝콜해준건 처음이었음.
어제 사건에 대해 듣고 싶다하심 그래서 최대한 설명을 했음 경찰이 데리고 간것까지 헌데 아저씨 왈
우리쪽에는 그 시간대에 사건이 접수된적이 없다 경찰차를 직접 봤느냐.
순간 헛 했음. 그러고보니 사이렌 불빛이 반사되는걸 보기만했지 실제로 경찰차를 확인한건 아님. 내가 안이했음.
경찰 아저씨가 나보고 근처 사냐고 물어봤음 그렇다고하니 지금 근처인데 내려와줄수있냐고 함
바로 내려갔음.
갔더니 피해자 차주 남성 2분과 경찰 2분이 있는거임.
난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했음 근처에 편의점도 있어서 의외로 cctv같은거라든가 금방 잡힐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않았던듯함.
블박이 있었지만 깜깜해서 얼굴이 안찍혔고(그나마 찍힌사람이 범인인건 당시 구도와 시간대를 봐서 내가 확실하다고 증언해줌) 나도 밤이라 체격과 대략적인 인상착의밖에 기억이 안남.
그때 경찰아저씨가 다시 질문함 경찰차봤냐고 그래서 난 경찰차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사이렌불빛은 분명 있었고 그 후 취객이 사라진건 분명하다. 경찰아저씨가 곰곰히 생각하시더니 역시 베테랑답게 어딘가에 연락을 함 그리고 드뎌 단서를 잡음 새벽 1시 17분경 소방서에서 여기로 출동을 했다고함.
아! 순간 나도 깨달음 술래한테 잡혀서 결국 맞은거구나 그래서 경찰차가 아니라 구급차가 간거로구나 그 사이렌은 구급차였구나.
그 후론 일사천리였음 폭행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에 전화해서 피해자한테 가해자가 차량파손했는지 여부 확인함 피해자가 그렇다고 인정함.
끝났음. 경찰아저씨는 차주분한테 좀따 경찰서로 오라고 말하시고 나한테는 협력 감사한다고 하고 감.
피해 차주분도 고맙다고 나한테 밥사준다고함.
난 괜찮다고 대신 나중에 이런거 목격하시면 신고해주시라고 나도 차있는 입장에서 이런일 안당하리란 보장 없으니까하고 훈훈하게 헤어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