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는 제 스타일에 맞았지만 롤은 좀 아니라서 중간에 끊었고, 마침 로스트사가를 즐겨 했던 친구들과 같이 가서 셋이서 모여서 자리잡고 했죠. 근데 제 주변에 롤하던 초딩들이 시끄럽게 구는겁니다. "누구누구 거길 막고있어야지 왜 여기오냐" 등등 남탓이 주를 이뤘죠.
알바형이 와서 시끄럽다고 조용히좀 하라 했습니다. 그리고는 돌아가다가 저희 쪽을 보더니, "몇살이니?" 하시는겁니다.
중3인데요 하니깐 좀 웃더니 "..중3이 되서 그런게임이나 하고있니? 옆에 초등학생들마저 롤을 하는데..크흪ㅍㅍ"
...음. 전체이용가 라서 준법하며 게임하는거고, 내 하고싶은 게임이 유치하든 잔인하든 남이사 신경끄시죠?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초면인 이상 분쟁을 원하지 않았기에 "아, 롤은 좀 저랑 안맞아서요 ㅎ"라고만 대답해 줬습니다.
"야 그런게임하느니 나 예전에 하던 겟엠을 하겠다 겟엠을ㅋㅋㅋ" 하고 가시는겁니다. 뭔가 굉장히 슬프고 화나고 속상한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내가 하면 안되는 게임인가? 혹은 어른도 하는 메이플에 비해 이 게임은 남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유치하여 주변의 눈치가 보일 정도인가? 아니면 중3들은 서든어택과 롤을 즐겨해야 하는 암묵의 룰이라도 있나? 사회적 인식이 그러한가? 등등 집에 가서 스2를 하며 많은 고민을 했었죠. 만약 거기서 스타2를 했으면 과연 그 알바형이 그런 말을 했을까도 생각해 봤고요.
내가 잘못한건 하나도 없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뭔가 찜찜합니다. 제가 하는 게임도 제 딴에는 분명 전략이 들어가 있고, 당장 대충대충 때리기보다 콤보와 선타가 주를 이루는 격투형 게임인데, 그래픽 하나 가지고 모든걸 판단하려는 듯한 처음보는 그 알바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주말에는 되도록이면 그 피방에는 안가고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