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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독창성과 게임성. 상업성에 관한 잡생각
게시물ID : gametalk_213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OYAKILOID
추천 : 4
조회수 : 12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07 00:50:05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잠도 안오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글 하나 끼적끼적 해BOA요.
제가 이젠 기억력도 감퇴해서 엔하위키 미러의 글들에 의존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양해해주세요.



게임을 바라보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요.

크게는 게임의 장르부터 작게는 퍼블리셔도 신경쓰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과금제도나 그런것들도 말이죠.

흔히 우리가 말하는 명작, 아니 하다못해 스테디셀러라고 불리는 것들은
어째서 꾸준히. 잘 팔리는 걸까요?

lee.png
-클로저 이상용 4회 中-

그렇죠,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지는 게임성(재미) 입니다.
재미없는 게임은 팔리지 않는다. 당연한거에요. 재밌으려고 하는건데
본질 자체를 망각한 게임은 제임스 롤프, AVGN한테 리뷰당하고 그러는거에요.

블리자드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대한민국을 10년넘게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한 게임.
다 아시잖아요? 스타크래프트. 오죽하면 엔하위키에도 '1999년 이후의 민속놀이' 라고 적어놨겠나요.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이토록 큰 족적을 남긴 스타크래프트가 가지는 빛나는 점은 뭘까요?
제가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의 독창성은 최초의 3가 3종족, 그리고 그 종족들간의 밸런스입니다.

그 이전의 RTS들을 몇가지 볼까요?

듄2 - RTS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녀석이죠. 1가 3종족입니다. 기본적인 유닛들은 동일하고 각 종족(가문)별로 특수유닛이 있죠.
         이후 레드얼럿 시리즈의 모태가 됩니다.

워크래프트2 - 2가 2종족. 휴먼과 오크의 차이는 공격력과 방어력의 차이 정도..입니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 - 이 게임은 독창성이라면 스타크래프트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보는데..국내에선 인기가 없었죠. 보급 문제도 있었겠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워크래프트2스러운 똥망그래픽으로 만들다가 97년도에 출시된 이 게임 보고 충격먹어서
                                프로젝트 갈아엎었단 이야기는 꽤 유명한 일화죠. 
                                암과 코어라는 두 종족이 있고 유닛간의 차이도 있는 편이지만 대동소이한 편이죠. 특수유닛간의 차이는 좀 있는편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종족 밸런스를 보면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세가지 종족들을 보면 개성이 정말 뚜렷하죠. 일꾼의 스탯, 회복방식, 유닛생산방식, 건물생산방식, 테크트리를 타는 방법까지.
근데 또 브루드워 이후 큰 내용변경 없이 소소한 패치만 좀 있었는데 세 종족 승률은 어찌저찌 비슷비슷해요.
물론 이부분은 맵 제작자들의 밸런싱 공헌도도 한몫 하죠.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단순히 종족 밸런스뿐만이 아니에요.
배틀넷이라는 강력한 멀티플레이와 레더시스템을 지원해서 사람들간의 경쟁심리에 불을 붙이죠. 자신의 실력으로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보는겁니다.

근데 또 맵 에디터를 제공해서 스타크래프트 자체가 또 하나의 창작 플랫폼이 되요.
제가 밀리보다는 유즈맵세팅을 좋아해서 자주 하는데 사람들의 상상력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된다니까요.
탑을 세워서 방어하는 타워디펜스(세상에 디펜스 종류도 수십가지입니다..), 위 아래로 진영을 나눠 컨트롤로 붙는 AOS(대표적으로 고대의 문),
하다하다 그냥 감상용 영화까지 만드는거 보면서 맵에디터의 무궁무진함에 경악했다니까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독창성과 재미가 많은 게이머들에게 매력을 주었기에 15년 가까이 사람들에게 플레이되는 게임이 되는겁니다.

담배 한대 좀 피고 마저 써볼게요.



마비노기 홈페이지 바로가기 동영상 가져가는 방법 상세안내


10년 넘어가는 스테디셀러 게임 이야기 하나 더 해볼까요.
제가 2004년부터 플레이 했던 마비노기 말이죠. (WOW도 2004년 출시였더군요. 왜 난 몰랐지.)
200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곧 망할게임' 소리 들었던 마비노기입니다. 벌써 10년이 넘어가는걸 보니 얘도 참 질기네요.
마비노기는 왜케 질기게 살아남은 걸까요?

2003년도에 리니지2도 나오고 많은 MMORPG들이 몬스터를 씹뜯맛즐 으앙쥬금 으앙쥬김 템 줍줍 이러고 있을때
마비노기는 상당히 이질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직업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어서 검들고 싸우다가 마법으로 견제하고 수틀리면 활들고 쏘고
던전밖에서는 철로 무기를 만들어 파는 따사로운 상인
악기나 곡괭이같은 채집도구로 몹을 패질 않나 멀쩡한 방패 두고 요리용 냄비를 들고 싸우질 않나..

몬스터와 캐릭터가 싸울때 단순히 푹 푹 윽 푹 윽 푹 푹이 아니라
몬스터의 몸이 반짝이는데 달려오면 스매시고 걸으면서 배회하면 디펜스고 가만히 있으면 카운터,
몸은 안반짝이는데 스킬소리는 나고 가만있으면 윈드밀. 그러면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스킬을 장전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서 공격.
솔직히 저 초보때 허구한날 훼이크 쓰는 곰한테 맞아죽는거 진짜 억울했습니다
지금은 전투시스템이 많이 변해서.. 뭔가 많이 무색해진 느낌이지만요.

채집과 생산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리니지1에서 맨손으로 엔트 패는것도 채집시스템이라면 채집시스템입니다.
다만 마비노기는 채집과 생산을 게임의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만든거구요

채집용 단검을 들고 풀밭에서 양털을 깎고, 호미로 감자를 캐고 낫으로 밀을 베는게 단순히 퀘스트 아이템이 아니라
양털로 실을 만들고 실로 옷감을 짜고 옷감으로 옷을 만드는데 마감을 얼마나 잘했냐에 따라 방어력이 달라지고.
밀을 풍차에서 보리가루로 만들고 보리가루로 빵을 만들고 그 빵으로 요리를 해서 캠프파이어에서 파티원들과 나눠먹기 등.
채집과 생산 시스템에 의해 유저간 거래,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면서 마비노기 특유의 유저간 분위기가 형성되었죠.
(물론 악기연주나 캠프파이어 등의 커뮤니티성 스킬들의 역할도 매우 큽니다.)

근데 마비노기가 단순히 이런 시스템들만으로 10년 넘게 버텼을리가 없죠.
키트와 세공을 미친듯이 팔아먹기에 지금도 욕을 퍼먹는 데브캣대북핵 이지만
정말 사소한것에서도 그들의 센스를 볼수 있었죠.

채팅치는데 ㅋㅋㅋ 라고 쳤다고 캐릭터가 웃고 ㅠㅠ 치면 우는게 지금은 그냥 곁들이 시스템이지만 그때는 센세이션!!!!!! 이라는 느낌.
게다가 최초의 메인스트림 여신강림은 비록 렉때문에 렉신강림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붙어있을지언정
스토리의 몰입감은 유저들을 빠져들게 하기엔 충분했지요.

솔직히 지금 마비노기를 대체할 게임이 있냐고 물으면...
글쎄요. 지금의 저에겐 없는거 같아요.

뭐 마비노기에 대해선 이래저래 할말도 많지만 이쯤 해두기로 할까나요.

이후에도 대박까진 아니어도 한시대를 풍미했거나 꾸준히 잘나가는 게임들 보면 빛나는 점들이 있지요.

2D 액션게임따위 없던 게임시장에 열풍을 불어온 던전앤파이터 라던가.
빨콩의 추억 포트리스, 초딩떄 괜히 긴장빨면서 했던 레인보우 식스, 내 중학교 시절을 제패한 디아블로2.

대체로 보면 높은 완성도로 하나의 장르를 선도했던 게임들이 명작 또는 스테디셀러라 불리며 게임의 새로운 비전들을 늘 제시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누가 그러드라구요. 독창성 있는 게임을 만들어도 사주지를 않으니 돈주는 사람들에게 꼬리치는 개가 될수밖에 없다고.
왜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릴까요

'아 ㅈ나 게임하나 가지고 광역으로 삥뜯고 싶은데 님들 왜 돈 안써주나여!! 징징징징 이렇게 된 이상 돈쓰는 분들 응꼬나 빨겠습니다!!!'

독창성 있고 재미가 있고 게다가 적절한 마케팅까지 된 게임은 결국 게이머가 사게 되있습니다.
물론 불다도 있겠고 그로 인한 손해도 있겠죠.

근데 개발자랍시고 그런 개소리는 안싸면 좋겠어요.

아 졸려서 이젠 글 정리도 안되고 아주 막글이네요...아핳하!

대학교때까지만 해도 게임 기획 공부하면서 공모전에 낼 기획서도 써서 내보고 해봤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직장다니면서 소소하게 키트 지르고 소소하게 게임 즐기는 배나온 아저씨가 되었지만..
앞으로도 쭉 좋은, 재밌는 게임들을 즐기고 싶네요.

PS. 스팀 깔았는데 월급나오면 무슨 게임부터 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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