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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1일 열여섯번째글
게시물ID : freeboard_785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울붕어
추천 : 0
조회수 : 1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8 2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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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흘렀다.

너와 헤어진 지, 너와 멀어진 지 꼬박 하루가 지났다. 오늘의 너는 이상했다.

어쩐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잠깐만 보자고 했다. 곧 설 연휴니까, 하는 핑계로 집에 내려가기 전에 잠깐만 보자고.

너는 한사코 만나기를 거부했다.

왜, 잠깐만 보면 되잖아. 귀찮게 안 할 테니까, 오래 붙잡고 있지 않을 테니까 잠깐만 보자.

왜냐고? 그냥. 보고 싶어서. 안 돼, 설 끝나고는 안 돼, 지금 잠깐만 보자. 지금 보면 설 끝나고도, 앞으로도 안 봐도 되니까

지금 이 순간 우리 잠깐만 만나.

계속되는 설득에도 너는 그저 싫다고만 말할 뿐이었다. 

내가 마지막 부탁인데 못 들어주겠냐고 하니, 너 역시 마지막 부탁이니까 오늘 만나지 말자고 대답했다.

가지 않는 것을 빌미로 너와 통화를 했다.

오늘의 너는 확실히 달랐다. 목소리도, 말투도, 전화기 너머 느껴지는 표정조차. 나는 기어코 집을 나섰다.

택시를 잡아탔다. 바로 네 집으로 향했다. 심장이 뛰었다. 

아마 너는 만나주려고 하지 않겠지만, 나는 만나려고 하겠지.

집 앞에서 네게 문자를 보냈다.

'나 완전 막무가내인데, 네 집 앞이야.'

나는 늘 그랬듯 설득을 시도했다. 여전히 냉담한 반응에 냉소적인 표정이었지만 이번에는 확신이 없었다.

여태껏 나를 이곳으로 이끌게 한 확신이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이미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왔다.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시장 길의 어두운 조명 위에 빛이 아른거렸다.

주먹을 쥐었다. 우린 끝이야. 손을 바지에 쑤셔 넣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애써 눈물을 삼키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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