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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학생가의 살인-히가시노 게이고
게시물ID : readers_165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이_1
추천 : 0
조회수 : 25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9 01:11:57
학생가의 살인.jpg


일단 분위기로 먹고 들어간다

퇴락하여 쓸쓸함이 묻어나는 거리,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주인공,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여자와 수수께끼의 남자, 거기에 계절은 싸늘한 겨울.

분위기만 보면 하드보일드의 탐정이 나와서 돌아다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구 학생가'가 자아내는 이러한 분위기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텍스트를 읽는 맛을 더해줍니다.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살인 사건이 세 건이나 발생합니다. 그 중 한 건은 본격 미스터리의 왕도 '밀실 살인 사건'이고요.

하지만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밀실을 해결해야 해', '이 연쇄 살인의 미싱링크를 찾아야 해'라고 부르짖는 탐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사건이 일어났으니 경찰도 움직이고, 주인공도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는 하지만 사건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보다는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들의 관계에 더 힘을 준 느낌입니다.

 

완급 조절의 대가

캐릭터에 살을 붙여 굴려먹고, 사건을 조명하고, 복선을 깔고, 몇몇 요소를 얼기설기 얽어놓으려면 작품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네요. 숨길 걸 잘 숨겨놓고 하나씩 꺼내놓다가 마지막에 가서 우르르 몰아치는 기세가 대단합니다. 

무지막지한 강펀치는 없지만 경기 운영을 잘 해서 결국 다운을 얻어내는 복서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총평

집필 순서로 따지면 이 작품 이전 작품이 '백마산장 살인사건'이더군요. 그 작품은 미스터리 독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본격 미스터리'라고도 할 수 있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다음 작품으로 이런 작품을 써냈는지, 그리고 써낼 수 있었는지 참... 역시 인물은 인물입니다. 

너무나 쉽게 살인이라는 선택지를 선택한 범인의 행동에는 약간 위화감이 들지만, 트릭에 치중하지 않고 인물을 활용하려고 노력한 작가의 수완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그나저나 살인이 얽힌 청춘 미스터리에는 늘 무언가의 종언(파멸, 끝)과 새로운 시작이 동반되는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오는 몇몇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는데요. 주인공의 앞날에도 광명이 있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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