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세계일주 준비] 국토종주 1일차 -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게시물ID : bicycle2_283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설기부부
추천 : 2
조회수 : 94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10/10 09:23:48

 

 

 

[세계일주 준비] 국토종주 1일차 -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원본글 : http://blog.naver.com/mindrea/220131948297

 

 

그 동안 세계일주에 가져갈 짐을 꾸리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우리에게 없던 무수히 많은 캠핑용품과 전자제품들을 구입했다.

 

맞벌이 할 때도 이렇게 큰 지출을 한 적이 없었는데,

백수부부 주제에 쇼핑홀릭이라니.

 

신랑이 많은 제품들을 구입할 때마다 과연 이게 다 필요한 것인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가 참 궁금했는데 드디어 우리가 구입한 제품들을 모두 가지고

자전거 국토종주 and 제주도 일주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는 주말에 출발을 하려고 하였으나, 외국인 친구 Bo가 함께 라이딩하자고

제안을 해서 그와 함께 강촌 라이딩을 다녀오느라 월요일에 출발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일정을 변경하는 게 조금 거시기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월요일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직장인이였을 당시 월요일 아침에 눈 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였는가.

그런 날에 여행을 떠난다면 정말 행복한 일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에 나는 Bo의 제안에 쉽사리 오케이했다.

라이딩을 다녀온 후 그가 보내준 사진.

 

 

 

 

 

 

그런데 Bo와 강촌 라이딩을 다녀온 날 저녁에

 막상 월요일 출발을 앞두고, 전날 긴장을 많이 했던 탓일까.

 

친정 엄마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구마를 삶아서 저녁에 주셨는데

그걸 먹고 자다가 새벽에 배탈이 났다.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콕 찌르는 듯이 아파 새벽에 깨서 화장실을 계속 드나들었고

그러다가 지친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 기어서 신랑 옆으로 갔다.

 

신랑이 자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나서 보니,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전체 다 뒤엎고

흐흐 신음소리를 내면서 기어와서 순간 귀신인줄 알고 정말 깜짝 놀랬다고 한다.

 

어쨌든 참 오랜만에 배탈이 나서 굉장히 아팠다. 그날은.

그러나 다행히도 아침이 되서는 조금 나아져서 약을 챙겨먹고 출발을 했다.

 

현재,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친정집인 경기도 광주의 한 산골짜기 집.

서울까지 나오려면 적어도 2시간은 라이딩 해야 하는데 중간에 산도 넘어야하고

무수히 많은 트럭이 지나가는 험한 곳이라 고민 끝에 미리 서울 올림픽 공원 근처의 오피스텔,

우리 형부의 오피스텔 한 켠에 자전거를 모두 옮겨놓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전날 모두 짐을 옮겨놓고 아침에 팩킹만 하고 출발하기로 했는데

이것저것 팩킹하고 나니 금방 12시가 넘어갔다.

 

그리하여, 완성된 우리의 자전거. 짜잔.


 

 

 

 

 

 

여보, 나 이거 들고 어떻게 자전거 타...?

짐을 다 싣고 출발하려고 보니 순간,  우리 부부는 굉장히 쫄았다.

 

 

 

 

그 동안 우리는 이렇게 많은 짐을

나는 30키로가 넘는 짐을, 신랑은 40키로가 넘는 짐을 싣고서

 자전거를 타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순간 얼마전에 우리 블로그에 어떤 분이 남긴 댓글이 떠올랐다.

" 떠나기 전에 꼭 짐을 다 싣고 자전거를 한번 타보세요..."

 

뭐 이런 내용의 댓글이였는데, 나는 당시 그 댓글을 보고 순간 느꼈었다.

짐도 한번도 안실어본 너희가 어떻게 전국일주를, 아니 세계일주를 하려고 하냐.

한번이라도 짐 싣고 자전거 타본 타음에 결정하는게 나을것이다라는 충고가 아닐까

진심으로 초보자인 우리를 생각해서 주는 의미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나는 그 댓글의 의미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짐을 싣는 것과 안싣는 것은 상상치못할 정도의 큰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결정한 것이고

우리는 맞닥뜨려서 어서 적응을 해야 했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 배탈이 났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근처 버거킹에 들어갔다.

 

 

 

 

 

 

와퍼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햄버거, 와퍼야.

너를 먹고 내가 자전거를 잘 타고 여행할 수 있게 도와줘.

 

여전히 참 맛있긴 하네.
 

 

 

 

 

그리고 우리는 출발했다.

 

얼마못가 올림픽 공원 근처의 한강진입로를 들어가려는 순간,

한 아저씨가 우리를 불러세웠다.
 

 

 

 

 

 

그가 우리를 세우고 꺼낸 이야기는 이러했다.

" 혹시 국토종주 할거냐. 그렇다면 이 짐으로는 절대 못간다.

나는 국토종주를 3번 했는데 이 짐으로, 이 날씨에 절대 이화령 못넘는다. "

 

 

네, 알고 있어요.

정말 힘들 것이라는 것을.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신랑이 앞서가다 멈춰서 내 사진을 찍어줄 때마다,

나는 이렇게 얼굴에 버프를 뒤집어 쓴 지도 모르고 예쁜척 웃었더랬다.
 

 

 

 

 

 

 

 

한강을 따라 쭈욱 경기도 양평으로 가는 길인데

자주 오지만, 올 때마다 매번 참 괜찮다고 느낀다.

 

게다가 월요일인지라 사람도 주말보다 확연히 적고,

꽤 한산해서 여유롭게 평일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경기도 구리에 들어섰을 때 쯤, 날씨도 좋고 코스모스도 좋고 다 좋았는데

한 가지 안좋은 것은 우리의 짐 때문에 여전히 페달 돌리는 게

너무 무겁고 힘들다는 것이였다.

 

그러던 중 찾아온 첫번째 업힐.

오마이갓, 그래도 평소였다면 무난히 올라갈 수 있었을텐데.

 

 

 

 

어랏, 앞에 아저씨도 끌고 올라가시네.
그러면 당연히 나도 끌바 할 수 밖에 없지.
 

 

 

 

 

 

그에게 힘들다고 말하려고 뒤돌아본 순간, 그의 표정을 보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 오빠의 짐은 40키로가 넘지.

 

 

 

 

 

힘들게 업힐을 해서 올라왔지만, 아마도 이때

 신랑의 머릿속에는 무수히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차있었을 것이다.

 

 

 

 

 

힘들다가도 이렇게 평지에서 무난히 괜찮았다.

 

게다가  월요일인데도 우리는

이렇게 즐겁게 여행하고 있잖아 ^^
 

 

 

 

 

가다보니, 우리보다 더 부러운 사람도 있었다.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는 부유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보니 공수훈련하고 있는 군인들이였다.

 

힘내세요. 아잣.

 

 

 

 

 

 

그러던 중, 두번째 업힐이 찾아왔다.

 

끌바를 하는데 팔목이 끊어질 것처럼 아프고 힘들었다.

여보, 이렇게 힘든데 우리 어떻게 부산까지 가...



 

 


 

 

그래도 일단 가보자, 힘내자!

 

 

 

 

 

 

자전거에 짐을 몽땅 매달아 싣고 가는 우리 부부를 보고

지나가는 라이더들이 매우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했지만,

가끔은 화이팅! 하고 주먹을 쥐며,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응원을 받으며,

첫번째 인증센터인 능내역 폐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4대강 국토종주 수첩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스탬프를 찍을 필요가 없었지만 우리가 인증센터에 들어가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우리가 준비한 캠페인.

직접 문구를 짜고 편집하고 프린트하고 코팅한 자전거 5계명,

자비 4만원을 들여서 준비한 이것을 부착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신랑은 안전을 매우 중시하는 편인데 평소에도 내가 잠깐 앞에

시장에 가려고 자전거를 탈 때에도 꼭 헬멧을 쓰도록 했다.

 

나는 잠깐이니깐 괜찮다고 안쓴다고 떼를 쓰지만,

헬멧을 쓰지 않으면 절대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했다.

 

그런 그와 자전거를 타면서 가끔 사고난 것도 몇번 보았고,

앰뷸런스가 와서 태워가는 것도 보았고, 무리하게 우리를 추월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사고날뻔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캠페인을 통해

부디 앞으로는 자전거 사고가 조금이나마 줄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 끝에 준비한, 다소 허접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이 미니 포스터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인증센터에 모두 부착할 예정이다.

 

부디 자그마한 힘이 널리널리 전파되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자전거 생활을 누리게 되길 바래본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인증센터에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는데 옆에서 우리를 계속 지켜보던 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우리가 붙혀놓은 자전거 5계명 포스터를 다 읽으시더니 우리에게 말했다.

 

" 와, 백설기 부부 이름 참 잘 지었네.

뭐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좋은 일 하는겨.

그러면 여기 옆에 자전거 샵에도 한장 붙히고 가.

내 잘아는 사람이 하는 샵이니깐 괜찮아. "

 

그렇게 주인이 점심 먹으러 자리를 비운 자전거 샵 문짝에다

주인 몰래 아저씨가 제안한 대로 포스터를 붙였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본인을 능내역의 대머리 아저씨, 박두환이라고 소개하시며

이렇게 귀여운 포즈를 취하신다.

 

멋있게 잘 찍어달라고 하셨는데.....

어쨌든 박두환 아저씨, 응원 감사합니다!
 

 

 

 

 

 

그렇게 가다보니

여기서부터는 경기도 양평군입니다.
 

 

 

 

 

그러고보니, 여기부터는 처음 가보는 길이였다.

갑자기 이 말이 떠올랐다.

 

가보지 못한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용담 아트터널이라는 곳에 들어서면

이렇게 정말 꽤 아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거의 두시간 넘게 달렸을까,

양평군립미술관도 지나가고





 

 

 

 

 

 

점점 날씨가 어두워져 가고 있다.

 

 

 

 

 

 

이렇게 헬멧에 고프로를 부착하고 달린 신랑은 머리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목을 꽉 죄어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힘들텐데 그래도 우리 참 잘 이겨내고 있다.

 

 

 

 

 

 

 

그리고 노을이 질 때쯤, 이 곳을 지나갔다.

정말 아름다웠다.

 

 








 

 

 

 

 

 

한 폭의 그림 속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던 사람,

왜 이렇게 행복해보일까.
 

 

 

 

오른쪽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강이 펼쳐져 있었고,

왼쪽에는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 많이 있었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그렇게 강 구경, 집 구경, 사람 구경을 하다가

오늘의 목적지인 이포보에 도착했다.
 

 

 

 

 

 

 

전날 예약해놓았던 이포보 오토캠핑장까지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넘어서 완전 깜깜했다.

 

게다가 월요일이라 아주 넓디 넓은 캠핑장에 텐트 몇개밖에 없어

우리는 이렇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난생 처음 텐트를 치고 라면을 먹었다.
 

 

 

 

 

라면을 먹다보니 배가 고파진 나는 검색 신공 능력을 발휘하여

캠핑장까지 배달해주는 치킨집을 찾았고 이렇게 우리는 치맥으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텐트 속에서,  내일은 무슨 일이 펼쳐질까

과연 이대로 순탄하게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을까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잠에 들기 직전까지 두근거리는 기분은

참으로 처음 느껴보는 오묘한 감정이였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