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일 아침 8시. 버스를 타기위해 버스정류장에 갔어요. 버스가 언제 오는지 보느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다 문득 앞을 보니 금방 어느 여자가 택시를 잡아 타고 출발하려는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그 때 여자가 택시를 세우더니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환한 미소로 쳐다보며 손짓으로 저 앞쪽을 가리키며 입술로는 남이 들을까 조용조용 저한테만 뭐라뭐라 옹알거리더군요 분명 여자는 저한테 하는 말이었고, 왠지 느낌상 택시를 저 앞에 세울테니 그리로 오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택시를 정말 도로 옆으로 다시 세우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택시쪽으로 한번 걸어가봤어요. 여자는 택시에서 막 내리려고 가방을 챙기고 있더군요. 순간 왠지 겁이나서 다시 얼른 제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어요. 곁눈질로 흘긋 쳐다보니 그 여자가 저에게로 걸어오고 있었어요. 얼굴도 예뻤고 한껏 멋을 낸 스타일에 놀랐어요. +_+ 한편으론 왠일로 이렇게 이쁜 여자가 왜 나한테 볼일이 있는건가 싶었죠. (그렇다고 제가 못나진 않았습니다 *-_-*) 그리고 다른 택시를 제 앞에서 잡더니 뒷문을 열고 저에게 말했어요. 그녀 : 타세요~^^ 나 : 네? 그녀 : 같이 타요~ 나 : 무슨...? 그녀 : 앞에 택시 일부러 내렸어요~ 진짜에요~ 나 : 네? 그녀 : 진짜에요~!(뭔가 진짜임을 알아주지 않아서 억울하다는 듯이 무언가 막 증명을 하려고 하더군요.) 나 : 아니에요. 타고 먼저 가세요^^ 그녀 : 그러지말고 같이 가요~^^ 나 : 아니에요. 먼저 가세요. 전 버스타고 갈게요.(남들이 보면 저희가 아는 사이인줄 알았을겁니다.) 그녀 : 에이~ 같이 타고 가요~ 나 : 저 약속이 있어서 버스타야해요. 먼저 가세요~ 그녀 : 어쩌구저쩌구~~ ... 이렇게 얼마의 실갱이가 있은 후, 그 여자가 단념을 한 것인지 택시를 혼자 타더군요. 그리고 그 택시가 출발하는가 싶더니 다시 도로 옆에 차를 세우는 것이었어요 -ㅁ-;; 그 여자가 내려서 저에게 금방이라도 다시 올 것 같았어요ㅠㅠ 왠지 엮이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에 저는 뒤에 오던 택시를 얼른 잡아타고 장소를 피해버렸어요. 그렇게 택시를 홀로 타고 가는 내내, 그 여자가 예쁘기도 했고 흔치 않은 경험이라 계속 그 상황이 생각났어요. 생각해보니 그 여자의 말투와 눈빛이 평범하지는 않더라구요.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시트콤같은 프로에서 여자가 남자 유혹할때 그런 말 중간중간에 헛바람넣어서 말하고 눈이 사알짝 감길 듯 말듯하면서 유혹하는 듯한 눈빛이었어요. 그런걸 실제로 처음 봤기 때문에 이 여자가 날 유혹하나 싶기도하고 술을 먹었나 싶기도 했지만 술취한 목소리는 아니었고 마약을 했나 싶기도 했지만 설마 사람들 출근하는 아침 8시 버스정류장에서 그럴 것같지는 않고..;; 혹시 장기척출? 새우잡이?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냥 저 좋을대로 헌팅이라고 믿을래요 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에 택시를 저땜에 내렸다고 말하면서 억울해 하면서 몸짓을 하다가 황급히 그만 두던데 그게 뭘 하려던 뭐였을까 생각해보니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토요일 아침 8시에 시흥동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같이 타자던 여자분 이 글 보고 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ㅎㅎ 잠시나마 설랬어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