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일이다.
당시 나는 회사 여사장과 비밀열애를 하다가
누군가에 의해 소문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해야했다.
다른 회사로 옮길 의지 조차 생기지 않아
그냥 그렇게 무기력하게 생활한 지 2년째였다.
그녀가 퇴근길에 들렸다.
-미안. 회사사정이 좋지 않아서 이번달엔 이것밖에 없어.
70만원이다. 10만원짜리 수표 7장.
난 이미 황폐해져버린 상태였다.
봉투를 내던지고 꺼지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
조금 후
(똑똑똑)
-아, 왜에!!!
-거실 책장에...내가 사준...책갈피에 봉투 넣어두었어...나 간다....
(띠리링-)
현관문에 걸어둔 종소리와
조심스럽게 문을 닫는 소리와
복도쪽에 창문이 난 화장실 안에서 들리는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들은 후에야
나올 수 있었다.
거실 책장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1달반 후-
그녀가 오지 않는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책장을 뒤졌다. 그 책을 펼쳐보았다. 봉투가 없다.
정신없이 모든 책을 다 뒤져 펼치고
거실 한가득 책이 쌓여만 갔다.
없다.
내게 남은 현금은 천원짜리 한장과 백원짜리 세개뿐이다.
-아아.
마지막으로 가사도우미를 썼던 한달 전.
거실에 있던 책장을 방안으로 옮겨달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 아줌마다. 분명해.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