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제가 다이어트를 했던게 2003년 6월 부터였는데요. 친구가 살빼라고 하도 구박을 하는 바람에 다이어트를 시작을 했더랬습니다. 20Kg을 빼면 100만원을 주신다던 엄마의 꼬심도 단단히 한 몫 작용을 했죠. 사실 옆에서 들으시던 아빠도 "그럼 나도 줄게." 라셔서 200만원이었는데... (쿨럭) 네네.. 각설하구요.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되 밥의 양은 현재 먹는 양의 반으로 줄였습니다. 국은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모든 음식물은 20~30번정도 씹어서 삼키도록 했습니다. 식사는 20분정도 걸리도록 했죠. 그 보다 덜 걸리면 배가 안불러서 많이 먹게 되고, 더 걸리면 먹어야 할 양보다 더 먹고 있는거라고 친구가 그러더군요. 실제로 밥 반공기를 30번씩 씹어서 먹는데 20분정도가 걸렸습니다.
군것질은 절대 금물이었죠. 밀가루 음식도 마찬가지구요. 떡볶이, 라면, 순대, 피자, 치킨 등등등. 절대 안됩니다. 애주가인 제가 다이어트 기간 동안 술은 한방울도 안마셨습니다.
물은 정말 많이 마셨어요. 하루에 3L씩 마셨습니다. 보통 하루 섭취 필요량이 2L이고, 권장량이 2.5L인데 친구가 3L를 마시도록 하라고 권유를 하길래 시키는대로 열심히 마셨습니다.
아참.. 위에 등장하는 '친구'는 모두 동일인물이구요. 제가 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먼저 20Kg를 빼는데 성공한 녀석입니다. 지금은... 몸매 죽입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하는 조언을 열심히 받아들였던거죠. 녜.
그리고 다음으로.. 저는 매일매일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 정도를 걸었습니다. 뻘라 걷는게 참 좋은 유산소 운동이거든요. 특별히 몸에 무리가 가지도 않고 말이죠. 여름이었는데 한번 걷고 들어가면 티셔츠가 땀으로 푹 젖어있었어요. 운동 시작 전과 후에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었구요.
처음 일주일은 진짜 빠질까 하는 불안감도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사실 원래부터 길게 잡고 여유있게 하려던 다이어트인지라 그냥 시험삼아 몸무게를 재어봤습니다. 2Kg가 빠졌더군요. 그 다음 일주일도, 그 다음 일주일도. 꼬박꼬박 더도, 덜도 아닌 딱 2Kg씩이 빠졌습니다.
두달만에 16Kg를 뺐어요.
제가 생각해도 참 독하게 안먹고, 독하게 운동했습니다. 남들 볼땐 독하다 했지만 저는 참 즐거웠어요. 먹는 양은 줄었더라도 세끼 꼬박꼬박 규칙적으로 먹었으니 몸에 큰 무리는 없었구요. 또 매주 꼬박꼬박 몸무게가 줄어가니 어찌나 신이 나던지...
6월부터 운동을 시작해 7, 8월 방학을 보내고 개강 후 학교에 가니 사람들이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무지무지 신났어요.
여기서 그친다면 훌륭한 성공담에 지나지 않겠지요.
자, 이제부터 다시 한번 경각심을 일깨워드리겠습니다. 9월 말부터 슬슬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운동 더 해서 살을 빼야지 뺴야지 하면서도 날마다 있는 술자리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고 매일매일을 술과 함께 보냈더랬죠.
그렇게 10월까진 별 탈 없이 유지하는 수준으로 흘렀습니다. 11월도 간신히 버텼구요.
12월이 제대로 피크였습니다. 한달중에 술 안마신 날이 열손가락에 꼽을겁니다. 마신날 중 2/3는 연달아 마셨구요, 최장 8일까지 마셔봤군요 그땐. 밤새 달린날도 수두룩 합니다. 1월이 되었을땐 5키로가 다시 늘어있었습니다.
자.. 해도 넘어가고 술자리는 줄었지만 왠지 밤마다 땡기는 식욕을 주체하질 못했습니다. 매일 밤 과자 한봉지에 설탕 가득 넣은 밀크 커피 한잔. 2월이 되었을땐 또 다시 5키로가 찐 상태가 되었습니다.
3월은 개강 시즌이죠. 3월의 반을 술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3월부터 6월까지는 몸무게 현상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7월, 8월도 평범하게 보냈던 것 같은데... 술자리가 그렇게 잦지도, 그렇다고 없지도 않았던 듯 하구요. 어쨌거나 살곰살곰 살이 붙어가긴 했습니다. 왔다갔다 했었죠.
11월이 되고, 12월이 되고, 천천히 천천히 처음의 몸무게로 되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05년. 지난 5월까지도 그 무게를 계속 유지를 했던 것 같은데요.. 처음 무게에서 4~5Kg쯤 덜 나가는 무게를요. 공부한답시고 운동은 하지도 않고, 늘어가는 군것질에, 종종 있는 술자리.. 결국 2년만에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군요.
그놈의 술이 웬수입니다. 휴우-.
거창하게 특강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다이어트 성공담을 자랑하려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저 역시 여러차례 시도했던 식이 요법 다이어트들의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고, 단 한번의 성공이 있었으나 술을 너무 사랑했던 관계로 원상복귀 했습니다.
다만, 지금 다시 시작하려는 이 때, 한 번 성공했던 일을 다시 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 처음 하는 것 보다 더 쉬운 것을 알고 있기에.. 살로 고민하는 동지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야심한 시각에 이렇게 타자를 두드립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생각이라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살은 안빠진다는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떄 참 즐거웠던건 단순히 살이 빠진다는 느낌보다도 몸이 건강해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평생을 함께해온 친숙한 살들이지만 이제 그만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즐겁게 운동하여 건강한 몸짱 한번 되어봅시다, 동지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