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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戰車): 전쟁에서 사용되는 무장 기갑 차량. Panzer(독일어), Tank(영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참호전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된 전차는 전면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최초의 전차는 영국에서 개발됐습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개발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타국에 정보가 누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 Tank라는 암호가 그 어원이 되겠습니다. 영국은 해상전의 전함을 육지 위로 올려놓겠다는 생각으로 전차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전차, Mk. I(1916)다소 괴상하게 생긴 이 전차는 참호를 돌파하기 적절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당시 Mk시리즈가 마주해야 할 적은 보병들이었기 때문에 소총과 파편에 대한 방호력이면 충분했으며 주포 역시 관통력보다는 대보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궤도를 사용했음에도 기동력, 험지 돌파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실전에서 돈좌되는 경우도 빈번햇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은 전차는 각국에서 연구되기 시작합니다.
최초의 현대적 의미의 전차는 바로 프랑스에서 탄생합니다. 한국에도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르노社에서 개발한 FT-17이 그 주인공입니다.
르노 FT-17(1917)Mk시리즈와 FT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포탑의 유무입니다. 전차는 비로소 포탑을 채용하게 되면서 전방위에 대한 공격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뒤로 독일, 소련, 이탈리아,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전차를 개발하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됩니다.
사실 각 국가에서 전차를 분류하는 기준은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기준을 갖춘 독일식 분류법을 따르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이 글에서는 자세한 분류가 아닌 어디까지나 간단한 수준에서 서술을 하겠습니다.
독일의 경우 일반적인 경전차, 중(中)형전차, 중(重)전차의 병과 외에도 구축전차와 돌격포라는 병과를 운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독일 특유의 초중전차도 존재하기는 했습니다. 이 단락에선 편의상 체코의 기갑차량도 다룹니다.
1. 경전차
경전차는 직접적인 전투용이라기보다는 정찰용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때문에 장갑과 주포 공격력보다는 기동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습니다.
최초기형의 장갑이 전면 13mm, 측후면 8mm에 불과하고 최고속력 역시 40km/h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룩스는 전면 30mm, 측후면 20mm로 대폭 증가해 소총이나 파편으로부터 승무원을 완벽 방호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최고속력 역시 60km/h로 증가해 정찰용에 더 유리해집니다. 물론 이 시기가 1944년으로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던 시기라서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2. 중형전차
중형전차는 대전 초기에 두 가지 역할로 구분됩니다. 상대 전차와 교전을 하기 위한 경우와 보병을 상대로 한 경우가 그것입니다.
Pz.Kpfw. III Ausf H(3호전차 H형) | Pz.Kpfw. IV Ausf D(4호전차 D형) |
Pz.Kpfw. IV Ausf H(4호전차 H형) | Pz.Kpwf. V "Panther" Ausf G (5호전차 판터 G형) |
대전 초기부터 독일은 두 종류의 중형전차를 생산합니다. 대전차용으로 3호전차를, 대보병용으로 4호전차를 설계, 생산합니다.
특히 3호전차는 전차병의 병과를 고정시킨 최초의 전차가 되겠습니다. 전차장, 포수, 장전수, 조종수, 무전수의 5명 구성은 아주 정석적인 전차병 배치로 자리잡습니다. 현대 서방 전차(한국도 포함) 역시 이런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무전수 보직은 사라졌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4인 구성에서 장전수를 제외시켜 3인 구성을 만들고자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기형 3호전차 H형은 크루프社의 구경 5cm, 42구경장의 주포를 장착하고 M형은 라인메탈社의 5cm, 60구경장의 장포신 주포를 장착해 대전차능력에 중점을 뒀습니다.
4호전차는 처음에는 대보병에 중점을 두고 단포신 전차로 설계됩니다. D형은 7.5cm 24구경장의 주포를 장착해 3호전차보다 뛰어난 대인고폭탄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전 중에 소련의 중형전차인 T-34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F2형부터는 7.5cm 43구경장의 장포신 주포를 장착하게 됩니다. 이것으로도 관통력에 부족함을 느낀 독일은 H형부터 48구경장 주포를 장착해 최소한 관통력에서는 T-34/76에 뒤지지 않게 됩니다.
개전 전에 설계된 4호전차의 한계를 체감한 독일은 신형 중형전차인 5호전차 판터를 생산합니다. 판터는 이전의 독일 전차와는 차원이 다른 설계를 가졌습니다. 소련 T-34의 경사장갑에 충격을 받은 독일은 자신들의 전차에도 그 설계를 반영했습니다. 덕분에 동급 최고의 전면 방호력을 얻게 됩니다. 주포 역시 업그레이드를 거칩니다. 무려 7.5cm 70구경장의 장포신 주포를 사용했는데 이는 전장에서 만나는 거의 모든 전차의 전면을 관통할 수 있었습니다.
3. 중전차
독일 기갑부대의 악명은 대부분 이 중전차가 쌓아올렸습니다. 당시 최고의 대포를 두꺼운 장갑에 둘러싸고 숙련된 전차병을 앉혔습니다.
Pz.Kpfw. VI "Tiger"(6호전차 티거)-전기형 | Pz.Kpfw. VI "Tiger II"(6호전차 티거2)-후기형 |
독일의 중전차는 그 이름도 유명한 티거입니다. 2차대전 최고의 대공포, 8,8 FlaK이 대전차용으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자 포 주위에 두께 10cm의 철갑을 두르고 엔진과 궤도 위에 얹은 강철호랑이가 바로 "티거" 되시겠습니다. 당시 독일은 뛰어난 광학장비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매우 장거리에 있는 적 전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을 받고 뒤늦게 이를 발견한 연합군 전차병들은 티타임을 잡고 있는 티거를 격파할 수 없었습니다.
티거1은 8.8cm, 56구경장의 주포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주포는 명실상부 2차대전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관통력, 파괴력, 명중률, 연사력 등 대포가 가져야 할 점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죠. 단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바로 무게였습니다. 때문에 티거는 장갑 두께에 비해(티거의 장갑은 중전차로서 매우 두꺼운 편입니다만)무거운 무게를 자랑했습니다. 독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출력 엔진과 넓은 궤도를 채용했습니다. 실제로 야지에서는 중형전차인 판터보다 기동성이 더 뛰어났다는 기록도 존재합니다. 공수주가 완벽한 이 강철 호랑이는 연합군의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대전 말기로 접어들자, 연합군의 전차 역시 발전했고 티거를 격파할 수 있는 전차가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티거로 안심할 수 없었던 독일 수뇌부는 티거2를 설계합니다. 킹타이거, 쾨니히스티거라는 이명을 갖고 있는 이 왕호랑이는 전면 상부에 150mm의 경사장갑을, 포탑전면 185mm의 수직장갑(후기형 기준. 전기형의 경우 110mm의 둥근 경사장갑)을 발랐습니다. 주포의 성능 역시 발전했습니다. 88mm구경을 쓰는 것은 같았지만 71구경장의 장포신을 장착해 더 뛰어난 관통력과 명중률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는 대전 말기에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의 개발이 늦어져 티거1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티거1의 장점이었던 기동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더욱이, 측후면 장갑은 여전히 80mm에 불과했기 때문에 우회기동을 한 연합군 전차에게 격파당할 가능성은 여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독일은 방어전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티거2는 밥값은 톡톡히 했습니다.
티거의 가격은 매우 비쌌습니다. 티거 한 대를 제작할 자원이면 4호전차 H형을 약 세 대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티거1은 총 1350대가 생산이 됐는데, 소련은 중전차만 1만대 이상 생산했고 경,중형전차까지 합하면 총 7~8만대의 전차를 생산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병기라 할지라도 물량에서 수십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을 뒤집을 수는 없었습니다. 티거를 제작하지 않고 그 자원으로 4호전차를 생산한다 하더라고 그 전차들이 격파되지 않고 연합군의 전차만을 격파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독일의 무기체제는 정예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실제로 티거와 T-34의 교전비는 1:3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1:3이라는 교전비는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나치 치하의 독일은 패망합니다.
4. 구축전차, 돌격포
Jagdpanzer. 구축전차라는 병과는 오로지 독일만이 운용했습니다. 이는 독일 특유의 전시상황에서 유래했습니다. 독소전쟁 발발로 연합군에게 쫓기는 입장이 된 독일은 더이상 공격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방어하는 데에 급급했습니다. 덕분에 물자는 부족해지고 상황은 더 암울해졌죠. 전차 설계에도 그 사상이 반영됩니다. 어차피 공격을 할 일은 없으니 포탑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숨어있다가 다가오는 연합군 전차를 향해 발포하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돌격포는 원래 기갑병과가 아니라 포병의 보병 화력지원장비였습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전차라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다만 독일이 망해가는 1940년대, 포가 달리고 자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기갑차량을 전차처럼 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JgPz.Kpfw. 38(t) Hetzer(헤처) | JgPz.Kpfw. IV(4호 구축전차) |
Jagdpanther(야크트판터) | Jagdtiger(야크트티거) |
4호 구축전차는 말 그대로 중형전차인 4호전차의 차체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초창기에는 헤처, 4호전차와 같은 7.5cm 48구경장 주포를 사용해 화력면에서는 4호전차보다 나은 점이 그다지 없었을 뿐더러 포탑이 없어 전장에서 유연함을 발휘하기 어려워 여러모로 4호전차에 비하면 가격이 싸다는 것 말고는 장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계획대로 판터의 주포인 70구경장 장포신 주포를 얹게 되면서 구축전차로써 역할을 해내게 됩니다. 헤처도 그렇지만 4호 구축전차는 차체가 낮아 은엄폐에 매우 유리했습니다. 두 전차 모두 원판 전차보다 가벼웠기 때문에 기동성 역시 좋았다고 합니다.
야크트판터는 중형전차인 판터에 중전차 티거2의 주포인 71구경장 88mm포를 얹어 대단한 화력을 자랑했습니다. 방어력 역시 전면 80mm로 중형전차보다 두꺼웠을 뿐더러 경사장갑형태여서 실질적인 전면 방어력은 티거1보다 뛰어났습니다. 기동성은 초반에는 늘어난 무게로 좋지 않았으나 곧 개선돼 구축전차로서는 완벽해집니다. 다만 등장시기가 너무 늦어 전세를 역전시키는데는 실패합니다.
야크트티거는 엄청난 화력을 자랑합니다. 구경부터가 현대 3.5세대 MBT전차보다 큰 12.8cm의 55구경장 주포를 달아 전장에서 마주치는 모든 전차의 정면을 관통할 수 있었으며 고폭탄을 사용하면 관통하지 않더라도 온갖 모듈을 박살낼 수 있는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합니다. 현대 3.5세대 전차 역시 이 포에 직격으로 맞는다면 생존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방어력 역시 개선됐습니다. 차체 전면은 티거2와 같은 150mm 경사장갑에 전투실은 그보다 두꺼운 250mm 15도 경사장갑을 자랑합니다. 다만 측후면은 원본과 같은 80mm수준이었습니다. 강력해보이기만 하는 이 전차에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동성이 끔찍하다는 것인데요, 티거1의 700마력짜리 엔진으로 71톤의 거구를 움직이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티거2와 같은 종류의 현가장치는 늘어난 무게를 겨우 견디는 수준이었고 포탑이 없었기 때문에 조준을 위해 더 자주 선회를 해야했고, 결국 현가장치는 쉽게 고장나 돈좌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제조단가도 매우 비싸 종전까지 단 88대 생산되는 것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으며 88대 중 일부는 12.8cm 주포를 달지 못하고 88mm 71구경장(티거2 주포)를 달았습니다. 물론 88mm주포로도 당대 모든 전차를 격파할 수 있었고 장전속도가 더 빨라 오히려 12.8cm버전보다 나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tuG. III(3호 돌격포) | StuG. IV(4호 돌격포) |
원래는 보병 지원을 위한 3호 돌격포였지만 대전차임무를 맡게 되자 두 가지 버전의 3호 돌격포가 생산됩니다. 하나는 대전차용의 48구경장 75mm주포를 단 버전, 또하나는 10.5cm 단포신 주포를 달고 고폭탄위주의 보병지원 버전으로 생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