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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고 나서 여동생이랑 카페에 있는데 (길어요...)
게시물ID : gomin_12268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흰수염고래00
추천 : 3
조회수 : 82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10/11 17:18:17
차였죠...
차였어요...

제가 너무 가족만 챙긴데요.
어느부분에서 그런걸 느꼈는지 솔직히 알거 같긴 해요...

저는 지금 이 순간에 저와 함께 있는 사람이 제일 중요해요.
여자친구랑 있을땐 여자친구한테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집에 가면 저는 가족들과 한 공간에 있기 때문에
전 가족들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특히 10년만에 같이 살게 된 가족들이 저한테는 정말 특별했어요.
한국온지 이제 1년 정도 됐는데, 너무 오래 떨어져서 살아서 그런지 항상 애틋해요.

여자친구랑 전화를 하고 집에 가다가
동네 몇바퀴를 돌고서야 집에 들어갔어요.
집에 들어가면 가족들하고 대화를 많이 하니까 아무래도 핸드폰을 잘 보지 않게 되니까요.
이것부터 여자친구는 이해를 못해줬어요.

저희는 가족들끼리 여행도 많이 다니는 편이에요.
제가 갑자기 여행가는 전날 여자친구 한테 말 한것도 아니고
몇 주 전부터 말을 했었어요 항상.
언제 어디로 가족 여행을 간다고...

이런걸 절대 이해 해주지 않았어요.
모든 매 순간순간을 자기에게 신경써 주길 바랬어요.
그렇다고 제가 그 친구에게 신경을 안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많이 좋아했어요.

심지어 오빠는 왜 자기보다 가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냐는 멍청한 질문까지 해대더라구요.
대답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요.
이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이 질문하고 똑같은거라고 그런 질문이 어딨냐고 말을 했는데
그걸 서운해 했어요.

전 그 친구가 저보다 가족들을 더 챙긴다면 
아마 제가 좋아했던 거 보다 더 많이 좋아했을지도 몰라요.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나중에 내가 정말 그 친구와 가족이 됐을때도 가족을 그렇게 챙길거라는 확신이 생겼을거 같거든요...

가족들하고 사이가 좋은걸 이해 해 주지 못하는 그 친구가 저 또한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 친구 가족사가 어떤지 사실 크게 궁금하지 않았는데
언제 한번 얘기를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이해가 가진 않지만, 그냥 그 상태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경험과 그런 스토리가 있는 친구지만, 그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차였어요.
그 친구가 생각하기엔 본인이 차였다고 생각 할 수도 있을거 같은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희는 헤어졌어요.

그냥 제가 욕심이 많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 또,
저는 동생하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시간 보내고 있어요.

이번에 느낀건데... 
안타깝고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가족사라는거...
무시 못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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