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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저희 어머니 생신이셨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400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시경앨범
추천 : 2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02/03 01:34:42




음력으로 12월 19일....

그러니까 어제 2월 2일이 저희 어머니 생신이셨습니다.

정확하게 2월 2일이 시작되던 자정 12시경

전 그때 친구와 공원 호수 앞 벤치에 앉아 고등학교 어중간하게 멀리 튕긴거에 대한

슬픔에 젖어 멍하니 있었죠.

집에 들어갔을때가 12시 30분 무렵이었습니다.

그때가 어머니 생신인지 30분 지났을 무렵이였죠.

전 물론 까먹고 있었죠.

아버지께선 술을 드시고 주무시고 계셨구요. (이래뵈도 교사....)

발을 씻고 양치를 하고 조용히 어머니께 배 안 고프시냐고 묻고 자러 갔습니다.

4시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이야기 하시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더군요.

어머니께서 폭발하셔서 화를 내시는 소리에

안 움직이던 팔이 움직여 곧장 일어나서 어머니를 말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어머니: "내 생일인데 새벽 4시에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냐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게 해놓고

또 술주정이야."라고 하면서 아버지를 발로 차셨습니다.

어머니를 말린 뒤 

나: "제가 알아서 할테니 들어가세요."라고 하고 안방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술이 덜 깨셔서 놀라시며 

아버지: "지금 몇시냐? 12시 아니냐?" 라고 하셨습니다.

웃으면서 

나: "새벽 4시 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전 아버지 어머니 두분 다 똑같이 사랑하지만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학생들 가르치며 돈 버는게 솔직히 쉽지는 않잖아요? 사립인데 이사장님께 인정받으시며 사시는데.)

그러곤 물을 드리고 불을 끄고 다시 들어가 잤습니다.

오후 12시에 눈을 떴습니다.

눈 뜨자 마자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했습니다.

1시쯤인가 어머니께서 아버지랑 라면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배가 안 고프다며 거절했지만 자꾸 부르셔서 결국 부엌으로 갔습니다.

어머니께서 이것저것 차려주셔서 결국 아버지랑 같이 먹었습니다.

그때 배달이 왔습니다.

나: "누구세요?" 라고 제가 말 했습니다.

배달원: "꽃 배달 왔습니다. XXX씨 댁이죠?" (저희 어머니 성함을 부르시며)

나: "네 잠시만요"

화분이 왔습니다. 약간 포장이 된 체로....

옆에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읽어보니 '마산 창원 진해 밀성고등학교 동창회' 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아마 저희 아버지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어머니 생신이라고 꽃을 보낸것 같습니다.

꽃 보낸단 소리는 몇달 전부터 들었었지만 까먹고 있었죠.

그때 확실히 다시 기억이 났죠. 어머니 생신이란걸...

밥을 다 먹고 나서 어머니께선 설거지를 하시고 안방에 들어가셨습니다.

아버지께 

나: "돈 좀 있으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아버지: "아니 너희 엄마한테 다 줬는데?" 라고 하셨습니다.

나: "에이 오늘 어머니 생신이신데 만원 정도는 남겨 두시지 그러셨어요...."

저도 다시 방에 들어갔습니다.

2시간 쯤 후 어머니께서 문자로 잠시만 오라고 하셨습니다.

나: "왜 부르셨어요?"

어머니: "응 문 닫고 앉아봐"

앉으니 어머니께서

어머니: "정신과 병원에 가서 약 좀 받아와라. 가는 김에 농협에 들려서 너가 먹구 싶다고 했던 
삼겹살도 만원치 사오구"

나: "에이.....씻지도 않았고 움직이기 좀 힘든데...."

어머니: "자전거 타고 갔다오면 금방이지 않니?"

나: "아직 정비 안 했어요 내일이나 모래 하려구요." (자전거 뒷바퀴가 펑크난 상태이고 몇일후면 개학)

어머니: "그래 알았어 자전거가 없으면 어쩔수 없지..."

나: "약은 원래 안 먹는게 좋아요. 약 없이 의지로 버티는게 제일 좋죠."

그땐 왜 그랬을까요....오유질과 게임에 미쳐서 그런 날에도 자전거와 움직이기 싫다는 핑계를 댔네요...

시간이 흘러 저녁을 먹을때가 됐습니다.

7시에 가족 넷이서 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제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저녁도 일찍 먹었는데 10시 쯤에 족발 사먹을래요? 제가 전재산 6000원 내고 아까
삼겹살 사라고 했던 돈으로 삽겹살 안 먹고 16000원으로 족발 사죠 제가 사러 갈게요"

(어머니께서 족발을 제일 좋아하십니다.)

어머니: "괜찮아 뭘 귀찮게 그렇게 까지 해"

나: "오늘이 어떤 날인데 그냥 넘어가요..?"

형: "무슨 소리야 오늘이 무슨 날인데?"

아빠: " 니 엄마 생일도 모르냐"

형: "아 그래?"

어머니: "니 엄마 생일도 모르냐 약 타 달라니까 둘 다 똑같은 핑계 대고 타주지도 않고...." 

형: "아 그래서 그런거야? 그럼 내일 아침에 가서 타 올게. 나갈일도 있고 하니까."

나: "그럼 족발 안 드실 꺼에요?"

어머니: "오늘은 그러자."

나: "네....."

밥도 다 먹고 10시가 되니까 어머니께서도 허기가 지신듯

어머니: 현아 나와서 토스트에 빵 좀 구워라.

(제 이름은 '오현'입니다 왠지 이름을 숨기기가 싫네요...그냥 제 이름만 실명으로 가겠습니다.)

나: "네 갑니다"

빵을 토스트기에 2개 넣은 뒤

어머니: "빠삭하게 살짝 안 타게 구워."

나: "(살짝 웃으며) 에이....그렇게 어떻게 구워요. 아버지는 조금 드실래요?"

아버지: "아니 안 먹는다."

나: "여기 어머니 일단 두개 드세요."

어머니: "음 적당히 잘 됐네."

이렇게 토스트기에 빵을 열개 가량 구운 뒤 나도 빵 한개를 물고 정리를 하고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2월 2일도 지나고 12시에 베오베에 들리니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글이 있더군요.....

문득 생각이 났죠. 어머니 생신이신데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시간도 12시에 몇분 지났습니다. 2월 3일인거죠.

나: "에휴....어제만이라도 잘할껄......"

이렇게 후회를 했습니다.

사람은 정말 후회하는 동물인것 같습니다.

효도는 하고 싶은데 몸은 따르질 않고 아버지 혹은 어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면 그제서야 후회하죠.

그래서 슬픈것 같습니다....정말

전 부모님이 돌아가신것도 아닌데 그냥 슬프네요.

경상남도에 살다보니 감정 표현도 좀 서툴구요...

평소에 효도 하지도 않았는데....

어제만이라도 잘할껄.......



잘할껄..............


..............................................................................잘할껄.
















































































이렇게 끝내기에는 마무리가 좀 이상하죠?

전 이렇게 장문의 글은 처음 써보는거라 마무리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 밑의 글이 결론이자 마무리가 되겠네요 (혹은 반전이자)



오늘이 무슨 날일까요?

바로 2월 3일 입니다.

무슨 날일것 같나요?

바로




저희 어머니 양력으로 생신 이십니다. 하하하

저희 어머니께서 음력으로 71.12.19 년 생 양력으로 하면 72.2.3일 생이십니다.

바로 오늘 이시죠.

참 저도 복 받은것 같네요.

어제 미뤘던 일 오늘 하면 되니까요.

약은 형이 타기로 했고.

그럼 전 오늘 자전거 정비하고 족발도 사와야 겠습니다.

어머니께 '사랑해요' 라는 소리는 부끄러워 못 하지만

행동으로 보여드릴려구요.

오늘은 게임을 거의 자제하고 오유질만 조금....하겠습니다.

조금.....

그러곤 오늘 만큼만은 꼭 어머니께 효도하겠습니다.





















이렇게 끝내면 아버지께서 섭섭해 하실까봐

아버지 자랑 하나 할게요....생신 자랑인데....

좀 신기한거라서요

작년 12월 17일 이날이 아버지 생신이셨는데

아버지께서 태어나신 이후로(? 말이 좀 이상...해..)

처음으로 양력과 음력이 겹치는 날이셨습니다.

그때 저희집에서 정말 축하해드렸어요......저 혼자만......

형은 고등학생이라 9시 넘어야 오고 어머니께선 일 나가셨고

아버지께선 7시에 학교 선생님들이 생일이라고 부르셔서 나가셨구...(결국 12시 넘어서 오셨지만)

그랬습니다...하하하하하

컴퓨터로밖에 이 말 전하지 못 하네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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