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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폐소閉所
게시물ID : panic_89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1
조회수 : 11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20 03:05:48
 
- 어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불쾌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쓰는 내내 불쾌했습니다.
 
 
 
 
 
 
 
 
 
 
 
 
 
 
나는 종종, 갇히거나 혹은 불쾌한곳에 남겨지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왜 그런 상상을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상상을 할때면 몸서리쳐지도록 소름이 돋고 또 그런 상황이
몸에 각인되어 굉장히 불쾌해지곤 했다. 이상한점은,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연 그것이 나에게 어떤식으로 삶을 바꿔놓을지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끝은 항상 어둡고 불쾌했다.
 
 
나는, 그런것에 대해 또 다른 관점으로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내가 좁은곳에 갇히거나 앞서 말했던 불쾌한... 그런 곳에 갇혀지게 된다면 과연 바깥에 사는 사람들과는 아주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일까?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여름이면 매미소리를 들으며 지낼때 나는 불쾌한 곳에 갇혀
꽤 오랫동안 살아남다가 발견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 쓸데없는 상상들은 나를 점점 그런곳으로 밀어넣었다. 불쾌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요컨대, 이런 것이다. 똥을 먹는다던지 화장실의 남자변기 안쪽을 맨손으로 만져본다던지 하는 상상들을 실제로 할 수는 없지만
한번쯤은 상상해보고 혼자 부르르 떠는 것들은 불쾌하면서도 나에게 묘한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상상들을 오래할 수는 없었다. 섹스와 마찬가지로 잠깐은 쾌락을 주겠지만 영원히 자지를 세울 수는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내가 좀 더 변강쇠라던가 비아그라를 상시복용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이야기가 좀 샜다.
 
 
 
 
지금있는 이곳 역시 그렇다.
아파트 지하실 밑 오물탱크인데, 내가 왜 이곳까지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달라.
오해 역시 안했으면 좋겠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평범한 가족들이 있을 뿐, 다른점이라면 내가 이러한 폐소의 환상에 대해
궁금증을 참지 못해 이곳까지 들어왔다는 것 뿐이다. 예상대로다, 오물탱크 이곳은 온갖 악취와 구역질 날 것같은 풍경으로 수를 놓았다.
글쎄 모르겠다. 바지 사이로 뭔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게 벌레인지 이물질인지는 잘 모르겠다. 좋은점이라면, 점점 이곳에 익숙해져
별거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었다는 점과, 나쁜점이라면 글쎄?
 
 
 
 
 
 
 
 
 
 
 
 
 
여자친구에게 같이 이곳에 들어오자고 했는데 너무 거부하길래 잠깐 기절시킨 것 뿐인데
이제는 오수에 쩔어서 그 예쁜 얼굴이 안보이고, 좋은 냄새가 더이상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흠.
 
 
 
혼자 들어올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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