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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샥코 님
게시물ID : panic_894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3
조회수 : 168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7/20 23:30:36
샥코 님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혹시 샥코(赤口) 님이라는 놀이 아시나요?
 
분신사바와 비슷한 건데, 분신사바는 어떻게 보면 점치는 거잖아요.
샷코 님은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주를 걸기 위한 겁니다.
 
근본적인 목적이 다른 셈이지요.
 
"그런 건 들어본 적 없어"라는 분이 대부분이실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하겠지요. 이건 흔히들 하는 놀이가 아니니까요.
애당초 "놀이"라는 말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그 뜻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신"과 소통한다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놀이"란 그러한 의미의 놀이입니다.
 
괜히 말이 길어졌네요.
제가 이 놀이를 알게 된 건 작년이었습니다.
동료 S와 술을 마시다가
"O 자식 진짜 열받아"
하고 S가 무심결에 흘린 한 마디에 저도 크게 동의했습니다.
O는 우리가 소속된 부서 상사였는데, 성격만 나쁜 게 아니라
부하가 세운 공도 자기 공인양 뺏아가기 일쑤인 사람이라
온 회사 사람들의 미움을 사고 있었습니다.
한참동안 O 욕을 하다가
 
"야, 우리 O 한 번 골탕 먹여 볼래?"
하고 S가 말했고, 저는 흥미로워서 자세히 말해달라 했습니다.
듣자하니 S네 고향에서는 샥코 님이라는 저주 법이 있다는 겁니다.
그 저주를 행하면 저주를 받은 사람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술김에 저도
"하자 해보자!"
고 승락하고 말았지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S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K야, 전에 말했던 샥코 님 할 거니까 H 네 집으로 와"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지라 좀 귀찮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갔습니다.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고 차를 타고 H 네 집으로 갔습니다.
"어느 틈에 H까지 끌여들인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H 집에 도착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S와 H가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와줘서 고마워. 이건 꼭 셋이서 해야 하거든"
그러고보니 전에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왜 셋이 필요한지는 S가 해준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먼저 샥코 님을 하려면 셋이서 정삼각형 형태로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셋 앞에 한 장씩 종이를 둡니다.
종이에는 일본어의 모든 발음이 적힌 50음도가 적혀 있는데,
현재 일본에서 쓰는 아이우에오 순이 아니라,
예전에 사용하던 이로하부시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뒷면에 자기 이름을 씁니다.
그러니까, S 앞의 종이에는 S 이름, H 앞의 종이에는 H 이름을 쓰는 거지요.
첫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을 보고, 두 번째 사람은 세 번째 사람을 봅니다.
세 번째 사람은 삼각형의 중앙을 향하게 앉고,
그 중앙에 샥코 님께 바치는 공물과 50음도가 적힌 종이를 둡니다.
참고로 공물로 바친 건, S가 어디서 주워온 고양이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시작하자"
S가 가르쳐준대로 저와 H가 이상한 말을 읊조렸습니다.
순서는 H→저→S 순이었습니다.
H : 하나 한 사람의 원한을 담고
저 : 둘 두 사람의 원한을 담고
S : 셋의 원령을 부르노라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까 H가
"하하하 안 될 줄 알았어.."
그때였습니다. 주변의 공기가 어딘가 변한 것 같았습니다.
 
조금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곳이 뭔가 무거워지고 말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셋 다 말이 없어지고 이질적인 고요함이 우리를 감쌌습니다.
 
잘 보니 S가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네 번째 종이에 손을 뻗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으로 글자를 하나 둘 가리키는 겁니다.
 
"원한이 서린 것을 알려달라"
 
다음으로 H가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자기 종이에 손가락을 움직이며 가리켰습니다.
 
"@ @ @ @ @ @ (O의 이름)"
H까지 저렇게 되자 저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 또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손가락이 제멋대로 종이를 향해 가는 겁니다.
그리고 종이 위에서 멈추었습니다.
원한을 품은 상대이름을 알려달라는 것 같았습니다.
 
"@ @ @ @ @ @"
저는 제 의자로 O의 이름을 가리켰습니다.
 
솔직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한데다,
이러다 정말 O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S 차례가 되었습니다.
S는 중앙에 있던 종이에서 팔을 떼고 자기 앞의 종이로 팔을 옮기더니
"@ @ @ @ @ @"
 
이렇게 셋 다 O의 이름을 썼습니다.
이제 어떻게 될까하고 우리 셋다 침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S의 팔이 또 중앙으로 향하는 겁니다.
"원한에 대해 잘 들었다
 원한을 푸는 대신 바칠 것을 바치라"
 
순간 S가 움찔했습니다.
그리고 S는 고양이를 덮쳤습니다.
S는 고양이 목을 덥썩 물며 뼈를 씹어먹는 S는 마치 귀신 같았습니다.
고양이는 눈알이 튀어나올 듯 뜨더니 머지 않아 굳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대로 S가 머리 쪽으로 옮겨가더니 머리를 1/3 정도 먹었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뇌 같아 보이는 게 툭 떨어졌습니다.
S의 입가가 고양이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아마 이것이 샥코(赤口)라는 이름의 유래인 것 같습니다)
그때 S는 제정신이 들었는지, 그 자리에서 토했습니다.
S가 주저앉아 부들부들 떠는 게 보였습니다.
 
저와 H는 아무 말 없이 고양이 시체를 모아 묻어주었습니다.
그때 맡았던 냄새는 잊지 못 할 겁니다.
S를 달래서 집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혼자 그 집에 남게 된 H는 아마 S를 많이 원망했을 겁니다.
(고양이 피가 좀처럼 지워지질 않아서 바닥을 일부 갈았다고 들었습니다)
 
어제 일을 미처 떨쳐내지 못 한 채 회사에 갔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어젯밤에 상사 O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한 번 치인 후에 두 번째 차에 한 번 더 치여서 머리 부분이 깨졌답니다.
 
저와 S, H 셋은 죄책감보다 오히려 공포가 더 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이 비밀을 다른 사람에겐 말하지 말자고 맹세했습니다.
 
S는 머지 않아 회사를 관뒀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나고 4일 정도 지났을 떄 S가 H를 먹었습니다.
H는 오른쪽 귀가 찢어진 정도였습니다.
S는 그때 정신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H는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78422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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