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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최대 약점은 '안철수캠프'가 아닐까요?
게시물ID : sisa_8946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새벽
추천 : 28
조회수 : 1969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7/04/16 00:46:30
 
안철수의 가장 큰 약점은 사실 후보 본인의 수많은 의혹 그 자체보다도, '국민의당' 즉 선거 국면에서의 '안철수 캠프'라는 조직입니다.
 
차떼기 등 각종 의혹에서 보았듯이, 그리고 유시민 작가가 썰전에서 지적했듯이 '국민의당'이라는 당 자체가 급조해서 만들어진 조직이기 때문에 곳곳에 문제가 많을 뿐더러 체질 자체가 허약합니다. 당의 규모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이 조직으로 대선이라는 대형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전무합니다. 후보 본인이라도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그마저도 녹록지 않습니다.
 
이번 단설 유치원 논란에서 보았듯이 후보 본인의 선거 돌파 역량도 크게 모자른 데다가 당 차원에서의 뒷받침도 오히려 엇박자입니다. 현장 소음으로 언론에 '단설'이 '병설'로 잘못 보도된 것은 그렇다 쳐도, 국민의당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병설'로 버젓이 최초 업로드 되었습니다. 추후에 해명도 마찬가지로 후보의 해명이나 당 차원에서의 해명이나 둘 다 형편없었고요. 애초에 '사립유치원' 행사 일정을 짠 자체도 문제거니와, 거기에서의 메시지도 문제, 그 이후에 '유치원 관련 공식 공약'을 발표한 것도 더더욱 문제였습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나 갔을 텐데 괜한 똥볼을 차 놓고 문제가 되면 해명하거나 수습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2위 후보로서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일정과 프레임으로 대세론을 깨야 하는데 언론 버프 뽕에 취해서 그런지 막상 후보 본인과 캠프 차원의 행보를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헛발질의 예를 들면 셀 수 없이 많고, 앞으로 나올 헛발질도 무궁무진하리라 예상됩니다. 경선 승리 후 문재인에게 맞짱토론을 제안한 것이 엄청난 자충수가 되었듯이요.
 
어차피 받을 수 없는 제안을 질러 놓고, '문재인이 토론에 약하고, 안철수를 두려워 한다.' 라는 프레임이 성공한 줄로만 알고 신나게 떠들어대던 국민의당이 토론 후 어떻게 되었나요? 토론에서도 혼자 애먼 똥볼을 차서 문재인에게 프레임 공격(국민을 적폐로 몬다.)을 하려다가 자기 스스로 감정 조절을 못해서 부들부들 떨다가 울기 직전까지 가지를 않나, 또 토론 시 발표는 어땠습니까? 교수 생활 몇 년(3년 했나요?) 해 놓고 '서울대 교수, 카이트스 교수'입네 떠들다가는 가독성 제로의 최악의 PPT화면 띄워 놓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다가 끝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이 과연 학생을 가르쳤던 교수가 맞느냐는 의문까지 갖게 된 수준이었죠.
 
최근 문제가 된 '문재인 스탠딩 토론 거부!?' 논란도 국민의당의 자충수를 노린 민주당의 의도적 거부로 보입니다. 히말라야 트레킹도 가고, 지난 4년간 전국 각지를 도는 강행군을 해 온 문재인 후보가 정말 2시간 스탠딩이 부담스러워 그랬을까요? 국민의당은 아니나다를까 '노쇠한 문재인'이라는 '노인 폄하'로 비춰질 수 있는 병크를 보기좋게 날렸고, 문재인 측은 이를 문제삼고 스탠딩 토론도 원안대로 받아버렸습니다. 게다가 1차 토론에서 드러났듯 안철수 후보는 표정, 시선, 손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서 있을 경우 드러나게 되는 몸의 골격 역시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보다 단연 압도적인 인상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안철수는 정책에 강하다는 선전도 공염불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인데 그마저도 '4차 산업혁명이란 예측 할 수 없는 거다'라는 선문답 같은 말로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박근혜의 '창조경제'보다 더 허무맹랑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과학 분야가 본인의 강점인 것을 너무 강조하고 싶은 나머지 일반 국민들로서는 알기 어려운 내용을 자꾸 언급해서 오히려 듣는 사람을 짜증나게 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중복 과제를 허용하느냐 마느냐'를 문재인 후보에게 시간을 두고 몇 회에 걸쳐 물었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지루했습니다. 여러분은 '중복과제 허용 여부'가 내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와 닿으십니까?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자강안보론'도 '와튼 스쿨 동문인 트럼프에게 전쟁은 안 된다고 이야기하겠다'는 황당한 '학연만능론'으로 빛이 바래버렸습니다. 뭐 앞으로 나오게 될 예비군 문제도 그렇고 문재인의 특전사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안보는 씨알도 안 먹히죠. 기타 다른 공약들도 토론에서는 핵심이 뭔지를 국민들이 와닿게 설명해야 하는데 전부 '제 정책을 안 보셨나 보네요' 라는 식으로 상당히 오만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말들만 쏟아내서 평소에 궁금해하던 사람들마저도 보기 싫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 가장 큰 문제는 가뜩이나 미숙한 캠프와 미숙한 후보가 만났는데 쌍방의 소통마저도 형편 없다는 점입니다. 분명 안철수 후보도 나름의 강점을 가진 후보인데 본인의 고집 때문인지 캠프의 무능 때문인지 이를 극대화시키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단점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잇달아 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머릿수로도 딸리는 캠프 조직인데다가(민영삼 같은 사람이 캠프에 합류한 문제는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박지원은 자기 정치 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나머지도 어떻게 하면 차기 총선에서 입지를 굳힐까 혹은 당권을 잡을까 등등만 생각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2012년 민주당에서 문재인 대선 캠프 뛸 때 '문재인이 나에게 커피라도 한 잔 사줬냐?' 하며 태업하던 정치인들의 상당수로 꾸려진 당이 바로 국민의당입니다.
 
같은 상임위 의원들과 밥도 한 번 먹지 않은, 의원실 직원들에게마저 갑질이 체질화 되어 있는데 그게 문제라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후보가 어떻게 저 조직을 이끌고 대선을 치르겠습니까? 
 
이번 대선이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 대결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대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왜 그렇게 박지원 대표가 뿌리는 똥물을 뒤집어쓰면서까지 당 대표가 되려 했을까요? 왜 김종인에게 전권을 주면서까지 총선 때 전국을 누비고 다녔으며, 왜 인재 영입을 하고 민주당 체질을 개선했을까요?
 
답은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12년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입니다. 당의 체질 개선, 전국전당화, 후보 본인의 당 장악력, 그리고 당 소속 의원들의 민심 장악력. 특히,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밑바닥 정서 (예컨대, 정세균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오세훈에게 17% 지던 때도 승리를 자신했던 것이나, 이해찬 총리가 본인의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것처럼)를 아주 긴 시간동안 꾸준하고 튼튼하게 다져 오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두서없이 쓰느라 정리가 잘 되지는 않는 글 같습니다만 결론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반드시 올 저들의 자멸에 신경쓰지 말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갑시다.
 
문재인처럼. 민주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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