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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언니
게시물ID : panic_89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21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21 21:32:14
언니

제가 아직 중학생 일때 일입니다.
당시 저는 미술부 소속이었는데,
학생 사생대회에 갔을 때 젊은 여자 고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시 저는 귀신 같은 게 보이지 않았던 지라,
다른 사람들이 겪었다는 그런 류의 일들에 관심이 많아서
그때도 그런 느낌으로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선생님은 귀신 같은 거 본 적 있어요?"하고요.
그러자 선생님은 실제로 그런 게 보이는 사람이었는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말해주셨습니다.

6년 쯤 전부터 선생님 집에 귀신이 하나 살고 있었습니다.
처음 그 귀신을 만났을 때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종종 이것저것 보이는지라 "아 있네" 정도였다고 합니다.
중학생 정도 되는 여자 아이였는데, 원피스를 입고 복도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습니다.

그날 집 안에 앉아 있는 모습과,
계단 난간에 앉아서 아래를 내다보는 것도 보았습니다.
선생님도 이렇게 여러 번 보이니 약간 무서워서
어머니께 그 아이 외모를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의 어머니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그 귀신 이 집을 지은 설계사 딸이야.
 설계하던 중에 사고에 휩쓸려서 죽었는데,
 죽기 좀 전에 이 집 짓는 걸 보러 왔었거든"

그러고도 소녀 귀신을 선생님은 때때로 목격했습니다.
그 설계사 분께 말씀드리려했지만 도무지 연락이 닿질 않았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멎는 줄만 알았습니다.
무서워서 그랬던 게 아닙니다.
직감적으로 깨달았던 겁니다.
그 소녀는 6년 전에 사고로 죽은 우리 언니라는 걸요.
그리고 연락이 닿지 않은 설계사는 5년 전에 자살한 우리 아버지라는 라는 것도요.
저는 무엇보다 언니가 아직 성불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얼른 데리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 이러한 사정을 말씀드린 후, 다음 날 바로 선생님 댁에 찾아갔습니다.
엄마도 같이 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저만 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절 맞아주며, 종종 언니 귀신이 보인다는 방 안으로 데려가 주셨습니다.
햇살이 잘 들지 않는 곳이라 어슴푸레했습니다.
그런 쓸쓸한 곳에서 언니가 계속 혼자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그런 사실을 몰랐던 제가 참 미웠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혼자 있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필사적으로 보이지 않는 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
 몰라서 미안해.
 데리러 왔어. 언니는 혼자가 아니야.
 나랑 같이 집에 가자"
말하던 중에 눈물이 터졌습니다.
언니는 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상냥하고 다정했던 언니에게 너무 매몰차게 했다고 생각할까요.

한참을 우는데 누군가 제 어깨를 다정히 만졌습니다.
뒤돌아보니 처음보는 무서운 표정을 한 소녀가 서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만족스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데려가 줄 거야?"

아직도 그 소녀가 제 곁에 있다는 것보다
진짜 언니는 성불했는지 어떤지가 더 걱정됩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32313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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