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한지 한 4년이 넘은 것 같네요. 20대 초반에 1년 조금 넘게 만나던 사람과 헤어지고 뭔가 자신한테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친구들과도 더 많이 어울리고 여러 취미도 하면서 즐겁게 싱글 라이프를 즐겼습니다. 물론 군대도 다녀왔구요.
가끔 외롭다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냥 잠깐뿐이어서 그러려니 하며 살았구요. 그런데 해가 가니까 나는 괜찮은데 주변에서 자꾸 왜 연애 안하냐고 쪼더군요. 그럴때마다 혼자가 편하고 즐겁다는 대답으로 어물쩡 넘어갔구요. 물론 사실이기도 했구요. 그러다 언뜻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쟤(저)는 뭐가 문제가 있어서 연애를 안하는거야'라는 말을 듣는게 그러려니할 문제는 아니겠구나 그리고 혼자가 편해도 어쨌든 이후에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야되니까 마냥 혼자가 편하다고 이러고 있으면 안되겠구나.
그래서 소개팅을 여러번 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소개팅을 잘 잡아주더라구요. 작년부터는 거의 매달 한 번씩은 소개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고 만난 분들 대부분 정말 괜찮은 분들이었지만 그동안의 욕심 때문인지 이후 만남을 이어나가질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다 올 봄에 역시 소개팅으로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분을 만났고 적극적으로 대쉬를 해서 만남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연락을 하고 지낸건 약 두달 정도이고 제가 말하긴 뭣하지만 제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죠.. 그렇게 사귀기로 하고 약 2,3주 정도 지나고 나니 그 분이 그러더군요. 제가 좋은 사람인걸 알겠고 편한데 설레지 않아서 더 못만날 것 같다구요. 오래 본 친구처럼 편한건 좋은데 설레는 감정 없이 연애를 할 수는 없다는 말이었죠.
제 딴에는 정말 몇년만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기 때문에 몇 번 잡아보려고 했지만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말로는 편한 오빠동생으로 지내자고 하고 끝났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저한테 너무 잘해줘서 그렇다, 어떻다 말들을 했지만 저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밀당 같은건 못하니까 그저 나름대로 잘해줄 수 밖에 없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한번의 상처 아닌 상처를 받고, 스스로 생각해봤을 때 너무 연애 경험이 없어서 문제구나 싶어 다시 소개팅에 나갔습니다.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몇 번을 만났습니다. 사실 바로 전의 전여자친구라고 하기엔 뭣한 그 분을 완전히 잊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조금은 양심에 찔리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니 잘 만나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똑같더라구요. 답장도 뜸하고 만나자는 약속도 잘 안잡히고 하길래 솔직하게 물어봤습니다. 불편하냐고.. 역시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편하고 재밌는데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다구요. 그게 오늘이네요.
제가 여러가지 일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자신감도 부족하고 한건 스스로도 많이 느끼고 있었는데 더더욱이 제가 작아지는 것만 같네요. 나름대로 외모에 부족함을 느낀다거나 혹은 성격 안좋다는 소리도 안듣는 사람인데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