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시드노벨 공모전 준비중.... ㅠㅠ 습작하나 올려봅니다, 읽고 평좀요
게시물ID : animation_2756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빼기ON
추천 : 4
조회수 : 50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10/13 11:32:28

프롤로그.




결심을 마치고 난간 위에 올라가자 눈에 보이는 것은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였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인지 무엇인지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글귀가 가득 적혀져 있었고 힘들면 주저말고 연락해달라는 수상쩍은 전화까지 있었다.


당신은 소중합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마세요. 같은 상투적인 어구였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대체 이런게 무슨 쓸모가 있겠나 싶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쯤되면 눈치 있는 사람은 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만약을 위해서 말해두자면 내가 서 있는 이곳은 그 너무나도 유명한 대한민국 자살의 성지, 마포대교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곳에서 저 무서울정도의 드넓은 한강물에 생각을 정지하고 몸을 던지려고 하고 있다.


이미 몇 번이고 결심한 일이지만, 막상 실행하고자 하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건 도무지 어쩔수가 없다.


머릿속에서는 이제 그만두자, 아직이라도 늦지 않았어. 같은 잡념이 내 온몸을 지배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매 순간마다 발걸음이 움직여주지를 않으니 이미 반쯤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뭐야, 어째서 망설이는거지. 이런거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았을텐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나는 여기서 주저하고 있는거지? 설마 두려운건가.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처음부터 답은 정해져 있다. 여기서 망설일수는 없다. 뛰어내려야 한다. 그리고 내가 바라던 세계에 가야만 한다.


“더 이상 망설이면 정말로 실패하고 말아버려. 이제 더 이상 꾸물대면......!”


그러자, 이대로 밍기적거리면 내가 바라던 그 곳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이고도 직감적으로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그러한 생각이 들자, 내 몸은 여태까지의 망설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깨끗하게 전력으로 한강물을 향해 다이빙샷을 날리고 있었다.


분명, 죽는다는 사실보다 자신의 꿈이 부정당한다는 사실이 더 무서웠던 것일테지. 그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것과 하등 다를바 없으니까.


“꺄아아, 어쩜 좋아. 어떡해....!!”


“이봐, 누군가 119를 불러!”


드디어 떨어지자, 주변에서 소리를 질러대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모두들 내뱉고 있었다. 아아, 그래. 한강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실제로 보면 다들 저런 반응이겠구나.


분명 얼마전까지의 나였어도, 아마 비슷한 반응을 하거나 멍하니 구경하거나 그런 뻔한 반응을 보였을거다.


분명, 나를 걱정하고 있기에 나오는 반응일테지만 역설적으로 내가 보기에는 저 관중들이 오히려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저 사람들은 스스로 갇혀있는것을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것이다.


이런 하등한 3D의 삶을 얻어놓고, 그것에 만족하며 실실 웃어대며 감사하며 또 멍청하게 그것을 결코 손에 놓으려고 하질 않는다.


그것이 얼마나 멍청하고 바보같은 일인지는, 스스로 뇌에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니 저 멍청한 원숭이들을 향해, 전력으로 비웃으며 조소하고 싶었다. “바보들은, 다름아닌 너희들이야.” 하고.


그러나, 그것도 생각만큼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한강물을 향해 전력으로 돌진하고 있는 나에게 그런 긴 말을 늘어놓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곧, 풍덩하는 유쾌한 소리를 내며 빠지려나? 아니, 그럴리는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누가봐도 명백한 자살이다.


자살은 싫다, 그것은 그대로 끝이 나는 하나의 결말. 내게 있어 최악의 배드앤딩이다.


만약 그렇게 끝이 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바보같은 일이다. 여우가 싫다고 호랑이굴로 도망치는 꼴이니까.


마포대교에서 몸을 던져넣은 남고생이 할 소리는 아니겠지만, 나는 자살을 선택한것이 아니다.


그다지 적절한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요컨대 나는 ‘진화’를 선택한 것이다. 내 기준에서 삶에는 3가지의 유형이 있는데 현실에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패배자의 삶과, 도망치기만 하는 겁쟁이의 삶, 그리고 이 같은 역경을 극복해내는 승자의 삶 중에서 나는 후자를 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힘든 시련도 분명히 극복해낼 수 있다. 진심으로 믿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용기만 존재한다면 분명히 기적은 일어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기까지 힘들게 선택한 의미는 없다. 전력으로 부딪혀도 부정당하는 쓰레기 세계라면 오히려 내 쪽에서 거부할 것이니까.


자, 이제 모든 준비는 드디어 끝을 마쳤다. 남은 일은 이제 결과를 받아들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내 의식은 멀어져 가고 있었다.










-현실로부터 도망친게 아니다, 드디어 이 곳에 도착한거다.-







1장.


“2D 세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니까? 그렇지 않을 리가 없어!”


신이 나서 열변을 토해내고 있었다, 상대는 나의 유일하고도 둘도 없는 내 오타쿠 친구 십타쿠였다.


“아, 응...... 어, 그렇지.”


그 대답을 듣고, 소심한 성격탓에 녀석은 차마 부정은 하지 못하고 맞장구 쳐주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와 파장이 그나마 가장 잘 맞는, 친애하는 동지이기에 나의 생각을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큰 오산이었나 보다.


하지만 내 생각을 이해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녀석이니, 한 두번쯤으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분명 계속 얘기하다보면 스스로도 2D를 좋아하면서 2D 세계를 부정하는 자기 자신이 모순되어 있음을 스스로 깨달을 것이다.


“야, 김현태! 겉은 멀쩡하게 생긴 녀석이 왠 헛소리나 나불대면서 찐따 한명 데리고 괴롭히냐? 나한테도 까이는 녀석인데, 불쌍하지도 않냐?”


라고 말하며 나에게 핀잔을 주는 이만근을 잠깐 쳐다보았다. 분명 저 녀석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10년지기의 불알친구였지만 나는 녀석을 향해 마음의 연을 끊은지 오래였다.


겉은 깝쭉거려도 속은 순수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나와 같이 세상의 진리를 탐구할 십타쿠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오만정이 그 날로 끊겨버린것이다.


십타쿠를 이유없이 타박 주는것은 나를 이유없이 괴롭히는 것과 동의어다. 그동안의 연을 생각해 기회를 주며 진지하게 사과할것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저런 찐따에게, 내가 어째서?” 같은 헛소리를 하는 이만근을 향해 나는 결별인사를 한 것이다.


그 뒤로, 저 녀석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든 대꾸하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고 다녔다.


“하아, 2D 세계는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개소리야. 애니 좀 보더니 드디어 정신이 나간거냐? 정말로 걱정 되니까 하는 소리인데, 진지하게 믿는거라면 정신병원에나 가보라고. 내가 너 좋아하는 캐릭터 창녀짓하는 성인 만화 가져오면 좀 진실을 깨달을거냐?”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미 나의 주먹은 녀석의 안면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까서 화난게 아니라, 2D 세계를 부정하는걸로도 모자라서 모욕하려고 드는것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주먹이 나간 것이다.


이만근의 코에서 핏물이 주륵, 하고 흘러나왔다.


녀석이 아파, 아파. 같은 엄살을 피우면서 바닥에서 뒹굴거리고 있을때 나는 그 복부를 향해 발길질을 한번 세게 후려갈긴 뒤, 십타쿠의 손을 잡으며 교실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현태야, 어디 가려고? 아직 오늘 수업 안 끝났잖아......”


“됐으니까 따라와.”


내가 강하게 밀어붙이자, 십타쿠는 겁을 잔뜩 먹었는지 별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내 손을 잡으며 따라오고 있었다.


시계는 점심시간 끝나기 10분전, 1시 20분이었다.






대책없이 학교를 땡땡이 치고 공원에서 캔커피를 십타쿠와 나눠마시고 있다.


돈이 없어서 1개를 각자 나눠가면서 마시는 중이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본다면 분명 처량하게 보일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십타쿠야, 너 애니 좋아했지?”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가장 먼저 입을 연것은 나였다.


“아, 응......”


말끝마다 점을 늘이는것이 십타쿠의 버릇인 모양이었다.


“그래, 어떤 애니 좋아해?”


“아, 그 케잌온이라고 알아? 여고생들끼리 밴드하는 노래인데...... 그리고, 미미쨩 나오는 초전자포 애니도 정말 좋아해.....! 막 손가락에서 전격을 쏴대는데 정말 멋있어.....!”


그러면서 몇몇 애니를 더 읊어대면서 십타쿠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소개도 빼먹지 않았다. 그 모습은 전에 없던 활기찬 모습이어서 내가 알던 십타쿠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래서야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학교에서 돼지 오타쿠라며 놀림 받던 십타쿠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동등한 인격으로 인정되는 인간으로서의 십타쿠가 그곳에 있었다.


나는 열변을 토해내는 십타쿠를 향해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주며, 동조의 뜻을 내비쳐주었다.


약 1분간의 십타쿠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목록을 열심히 경청한 뒤 나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모두 가상의 이야기일뿐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아? 응, 아니. 그게.......”


뭔가 죄라도 지은듯이 십타쿠는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평소에 2D세계는 존재한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닌 덕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내 눈치를 슬슬 보아가는 중이었던 것이다. 보다못한 나는 바로 끼어들었다.


“솔직하게 대답해주었으면 해, 내 의견같은건 됐고 넌 어떻게 생각하는건데?”


“응, 그래....... 미미쨩도 예쁘고 유이쨩도 예쁘지만 전부 가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펜선을 그려서 만든 세계잖아. 실제로도 작가가 죽거나 어른들의 사정이 있거나 하면 연재는 끊기잖아? 내 생각이 좀 더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십타쿠는 내 예상대로 역시 정석적인 의견을 늘어놓고 있었다, 물론 이정도는 이쪽의 예상 범위 안이었다. 나는 즉시 반박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요컨대 작가가 만들어냈기 때문에 가상이고, 이 세상에 없다는거네?”


“응..... 말하자면, 뭐 그렇지.”


“그렇지만, 그런 논리대로라면 이 세상에 가짜가 아닌것 따위는 없지 않을까? 그도 그럴것이 우리들의 존재는 부모님에 의해서 만들어진것이고, 저 아파트들도 인간들에 의해 만들어진거야. 그렇지만 내가 말한것들은 확실하게 가상의 물건이 아니고, 실존한다고 말할 수 있잖아.”


그러자, 십타쿠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지 입을 우물거렸지만 잘 떠오르지 않는듯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그래, 하지만 어쨌든 2D세계가 존재한다고 사람들에게 설득하는건 불가능하겠지. 왜냐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걸. 마치 짐승에게 무중력이나 진공의 개념을 설명하는것이랑 다를바가 없는거야. 직접 느낄 수 없으면 부정부터 해버리는거지. 너무 멍청해서 토가 나올 지경이야...!”







--



약 5천자 분량입니다, 5만자 썼는데 흐아; 15만자 쓰려니까 끝이 보이지를 않네요.

너무 진부하고 루즈한가요...? 대략적인 감상 부탁드릴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