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휴가 나왔을때 동생 앨범을 뒤적이다가 지금의 애인 사진을 보게됐습니다 막연한 기대로 뒷부분의 주소를 적어와서 편지를 써 보냈는데, 한달쯤 뒤 포상휴가를 다녀오니 그녀의 답장이 와있었습니다 장난스럽게 써놓은듯한 그녀의 삐뚤삐뚤한 글씨... 그리고 몇번의 편지를 주고받은 후에 제가 또 포상휴가를 나가게 됐습니다
전 지독한 길치입니다 어릴때부터 집근처에서도 집을 잃어버려서 늘 힘들었던 기억뿐입니다 그런 제가 주소 하나 달랑들고 그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4시간을 헤매면서 번지수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그녀의 집을 찾아냈고 멋쩍은 웃음으로, 놀란 그녀의 표정을 처음 맞은지 딱 2000일 되는 날입니다
수만번의 웃음을 주었어도, 수백번의 눈물을 주었기에 늘 미안합니다 수천마디 사랑한다는 말을 했어도, 수십번의 차가운 말들에 후회합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 사랑... 메말라버린줄 알았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끝이 없음에 놀라게됩니다 나의 육신은 나약해도,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나의 사랑은 지치지 않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