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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유가족 동혁어머니의 글입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게시물ID : freeboard_895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이제이3355
추천 : 11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5/06/06 03:21:54
동혁어머니.PNG

폐친분의 글입니다,


< 이후 우리의 투쟁 방식 >
가족분들 그리고 함께 하는 우리 이웃들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1.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불과 1주일전인 지난 5.29일(금)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유가족분들 통장에 100여만원을 입금시켰습니다

작년 세월호 참사 초기에 지급됐던 생활안정자금이라는 명목이긴 하지만 그때와는 분명히 다른게 이번 자금에는 "특별법 시행령에 의거해서 지급" 이라고 돼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즉, 2달전인 지난 4월부터 우리가 줄기차게 반대해온 "8억 2천만원을 받고 싸움을 끝내라는 정부의 배보상 시행령" 에 의거해서 일단 첫 지원금 100만원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받는 즉시, 법원 판례상 "국가와 화해"가 성립하고 이후 국가의 불법행위가 추가로 밝혀져도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바뀌는 것도 없게 됩니다.

유신에 반대해서 간첩으로 조작된 후 나중에 국가에 손해배상을 냈다가 "생활지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피해 일체를 "국가와 화해" 했다고 판결을 내린 우리나라 법원이 있다는 것을 꼭 상기해야 합니다.

2. 최근 한달간 가족협의회,특조위, 416연대등 그동안 우리의 중심점이 돼 왔던 단체들이 일제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켰습니다.

모든 일에 고저장단이 있듯이 4월의 격렬한 분위기 속에서 이제 좀 차분하게 전열을 재정비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뭘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버린 것입니다.

정부에서 바라던, 그리고 기다리던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새로운 단체,조직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고 가족분들이 뜻을 확실히 표명해달라는 목소리도 있었고 가족분들도 국민들이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지 약간은 불안해하는 듯한 심경을 느낄 수 있는 한달이었습니다.

그 한달의 말미에 정부에서는 고작 100만원의 돈을 계좌입금시키며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들을 이간질시키는 작업에 나선 것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아주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금액으로 , 또한 합법적인 방법으로 우리에게 "돈 폭력"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아마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부 사정은 저도 정확히 모르므로 말씀드릴수는 없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모든 집단 투쟁이 돈 문제로 무너졌다는 것을 상기해볼때 현재 가족분들의 심경을 헤아리기는 어렵지 않을 듯 싶습니다.

가족협의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던지 확실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 돈 받으면 투쟁은 정리됩니다"

3. 사실 이제는 별로 할 투쟁방식이 없습니다.

뾰족한 묘안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정부는 우리의 약한 부분에 , 하지만 예전부터 그리 할것이라 충분히 예상됐던, 지극히 고전적인 방식을 그대로 유가족분들에게 적용시켜버린 것입니다.

"돈"

물대포와 캡사이신보다 훨씬 강력한 진압도구입니다.

더구나 이 돈을 물리친다 하더라도 배보상 신청을 9월 28일까지 하지 않으면 그 후로는 아예 배보상금을 받을 수 없게끔 한다는 "배보상 시행령"을 생각한다면

사실 우리가 외쳤던 "시행령 폐기"는 "배보상 시행령 폐기"가 더 중요한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무조건 이 100만원을 덥썩 물게끔 유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족분들이, 가족협의회가 지난 1년간 보여줬던 현명한 방식으로 처리해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받으면 끝입니다"

4. 오히려 효과적인 투쟁방식이 우리에게도 하나 굴러온 꼴이 됐습니다.

바로 간디가 썼던 방식입니다.

무저항, 불복종

정부의 돈공세에는 통장에 손도 대지 않는 아주 간단한 방식의 "무저항의 저항"을 하면 되는 것이고 9.28일 시한은 그냥 아무도 신청 안 하고 통과시켜버리는 불복종을 하면 됩니다.

그냥 정부말은 다 무시하고 생업에 열심히 종사만 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굳이 이제 큰 집회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보상을 안 받는 것이 가장 큰 투쟁입니다.

가장 쉬우면서 어렵고, 어려우면서 쉬운 방법입니다.

그냥 9.28일을 넘기면 됩니다.

어차피 국가의 돈으로 배보상 하는 것이 아니라 청해진해운의 자산을 압류해서 현금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정부에서 대행해주는 것이었고요.

그리고 아이들의 목숨 대신으로 받는 위자료를 막노동꾼 수준의 등급으로 책정할 수는 결코 없는 것입니다.

서헤 훼리호 사건때 끝내 국가의 소액배보상에 반발해서 재판을 걸어 승소한 일부 유가족분들의 선례처럼 계속 버텨내주셨으면 합니다.

5. 세월호 선체인양도 정부의 예상최대치인 18개월을 충분히 채울 것 같고 특조위 조사는 이미 증거인멸 및 자료제출 거부, 조사 불응에 대한 대책이 정부쪽에는 진작 세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정부에서는 빨리 "푼돈"만 안겨줘서 법적인 부분까지 모두 합법적으로 해결을 해버리면 이제 세월호 유가족분들은 돈도 다 받고 갑질하는 집단으로 낙인찍기 최적의 조건이 완성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6.그래서 우리도 빨리 돈을 모아야 합니다.
세월호 가족분들 생계유지이건 투쟁자금이건 어떤 목적이건간에 합법적 수단과 명분으로 계좌를 열어 모금을 호소해주세요.

백만원씩 250-300가구 전후로 본다면 한달에 3억원이면 정부쯕 생활안정자금액과 같은 액수입니다.

1인당 만원씩 계좌이체를 시킨다면 3만명이면 가능한 숫자입니다.

한국 역사상 최초,최대의 서명, 600만명을 달성시킨 가족분들이십니다.

저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10만명이 동참해주면 한달에 10억입니다.

우리의 에너지를 이런쪽으로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가족협의회 산하에 정식으로 제대로 진영을 갖춘 각종 사무,실무국을 만들고 단기,중장기전에 대비를 했으면 합니다.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못할게 뭐가 있습니까... ...

7. 들리는 소문이 모두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현명한 가족분들께서 결국에는 좋은 방안을 찾아내고 단결해내실 걸로 믿습니다.

8. 우리의 상대방은 우리 내부의 가족들, 동료들, 이웃이 아니라 바로 정부입니다.

그리고 그 정부는 현 상황을 아주 즐겨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집단이 마지막에는 다 그렇게 무너졌거든요.

이제 세월호 유가족 차례라고 지금 가면을 쓴 얼굴로 아주 즐거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빨리, 이걸 물어, 물어, 물어" 하는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생활안정자금은 기실 우리를 안정시킬 자금이 아니라 정부를 안정시킬 자금인 것입니다.

9. 가족분들이 알아서 결정 잘 할텐데 사정도 잘 모르는 제 3자가 너무 주제넘은 소리를 한다고 저를 비판하실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돈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바로 가족분들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최대한 정신적,경제적 support를 해줘야지 무너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0. 광주 민주화운동처럼 진상 밝혀지고 명예를 회복하는데 35년씩 걸리지 않으려면 이번 배보상 시행령을 무시하는 전략으로 넘겨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1. 세상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쉬운 투쟁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투쟁
불복종입니다

12. 아직도 왜 세월호가 갑자기 기울어지고 갑자기 우측 대회전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해경이 왜 선장,선원을 구한후에도 선미쪽으로 가서 비상구를 열어주거나 대공마이크를 써서 탈출하라고 방송조차 하지 않았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선장,선원 15명 그리고 P123정 및 헬기 3대의 총 20명이 넘는 해경들

모두 합쳐 35명이 넘는 사건 당사자들이 동시에 동생같은 아이들의 구조를 무섭고 경황없었다는 단순한 이유로 포기할 확률이 높은지, 아니면 상부의 지시가 있어서 어쩔수없이 그랬었는지 , 어느쪽이 확률이 높은지

아무리 무섭고 아무리 지시가 있었더라도 어떻게 동시에 그 많은 해양 전문가 집단이 모두 양심을 버리게 된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서는, 그리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우리의 부모,동생,아이 9명이 남겨진 겨우 45미터 아래에 있는 세월호를 생각하면 우리의 갈길은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13. 꿈으로, 용기로, 사랑으로
매일매일, 다시 와 주렴

아이들아

흔들리는... ... 부모님들의 꿈속에 다시 한번 나와주렴... ...

너희들의 큰 사랑이... 여기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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