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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햐쿠닌하마
게시물ID : panic_896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1
조회수 : 15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27 21:26:19
햐쿠닌하마
 
홋카이도의 햐쿠닌하마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에리모 곶 인근에 있는 햐구닌하마 캠프장.
재작년 홋카이도에 갔던 길에 만나서 같이 간 쿄토 출신의 오토바이 탄 사람에게
오늘 밤엔 햐쿠닌하마에서 하룻밤 자자고 말했더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야"라고 했다.
결국 그 사람과 같이 카무이코탄에 있는 캠프장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그ㄸ 그 사람이 해준 이야기다.

그 사람이 거기서 하룻밤 잔 건 약 4년 쯤 전이었다.
9월의 어느 날, 평일이어서 캠프장에도 대여섯 정도 밖에 사람이 없었다.
그날은 일찍 식사를 마치고 10시 쯤 자려고 누웠다.
잠이 들락말락하던 때, 텐트의 천 너머로 달빛이 살짝 보이던 게 기억난다.
그러다가 발소리 하나가 텐트로 다가왔다.
그리고 텐트 앞에서 발 소리가 멎었다.
어? 누구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직 밤이 깊지 않았으니 누가 산책하나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텐트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남자가 "죄송한데요"하고 말했다.
이상히 여기며 지퍼를 열어 바깥을 내다보니
한 25~3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가 하나 서 있었다.
"왜요?"하고 물어보니, 그 사내는 "사람을 좀 찾는데요.."라더니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더니 잠시 후 "죄송합니다, 아니신 것 같네요"라더니
뒤돌아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별 사람 다 보겠네 생각하며 다시 지퍼를 잠그고 자려던 찰나, 이상한 점을 하나 꺠달았다.
그날은 날씨가 맑아서 좋았는데, 그 사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어 있었다.
머리카락은 물론 온 몸이 젖어 있어서, 마치 바다에 들어갔다 온 것 같았다.
그는 서둘러 텐트 밖으로 얼굴을 빼고, 아까 그 사내가 걸어간 쪽을 보았지만
이미 그는 보이지 않았다.
왜 젖어있었던 걸까? 왜 이 늦은 시각에 남의 텐트를 찾아와서 사람을 찾는 걸까?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 그 날 밤엔 한숨도 자지 못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6시에 텐트를 나와, 세면장에서 어젯밤 그 사내가 세수하러 오길 기다려보았다.
하지만 그 사내는 오지 않았다.
여기 머무는 사람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에게 어젯밤 있었던 일을 말했다.
그를 빼고 다른 사람이 넷 있었는데,
넷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그런 적 없었고,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나한테도 찾아왔었어. 맑은 날씨인데 흠뻑 젖어서 좀 기분 나빴어"
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 날 밤에 다섯 중 두 사람이 젖은 사내를 만난 셈이다.
그 둘에겐 공통점이라 할만한 것도 없었다.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도 다르고, 텐트 색깔도 달랐다.
사는 지역도 같은 지역도 아니다.
정말 공통점이라 부를 만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하다가, 딱 하나 공통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은 전날 아침에 같은 페리를 타고 오타루에 온 것이다..

내가 지금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과 만난 것도
사실 같은 페리를 타고 오타루로 들어왔었는데
그는 그 이야기와 내가 햐쿠닌하마에 머물자고 하는 바람에
그 젖은 사내가 떠올라서, 또 만나게 되진 않을까 싶어서
다른 캠프장으로 가자고 한 것이었다..
만약 그와 햐쿠닌하마에 묵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홋카이도의 해안가, 1816년도에 어용선 조난 사건으로 배에 타고 있던 100명이 사망
 이로인해 百人浜 (읽기 : 햐쿠닌하마, 직역한 뜻 : 백명 해안)라고 명명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83983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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