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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인데 살맛이 안나요.
게시물ID : gomin_896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ㅜㅜΩ
추천 : 1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0/10/16 00:35:06
고2인데요.
반에서 성적은 1~2등하는 정도고요.
학교가 수준이 그리 높은 게 아니고 특히 우리반이 이과에서 낮은 반이라
1~2등이라고 해도 별볼일 없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부모님때문인지는 몰라도 패배주의에 빠진 것 같아요.
(아빠가 특히 어릴 때 가난으로 많이 고생하셔서 저에게 상당히 기대가 크세요.)

초등학교 때 아깝게 반에서 2~3등 해오면 부모님은 1등은 해야지.. 라면서 칭찬도 안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당연히 1등을 해야 칭찬받고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5학년 때 1등 했는데 그 때도 칭찬은 안해주시더라고요. 반에서 1등하면 뭐해 전교5등안에는 들어가야지..
뭐 그래서 또 칭찬 못받고 혼자 그렇게 지냈어요.

중학교와서 1학년 때는 계속 3등만 해와서 저도 칭찬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학년 마지막 시험 때 반2등에 전교11등을 했었거든요. 그 때도 칭찬안해주시고 그냥 넘어갔어요.
그것보다 더 잘해야 된다.. 그것가지고 되겠냐면서 .. 
아 그렇다고 몰아세운 게 아니라 그냥 하신말씀으로..
2학년 때도 계속 3등정도 유지하다가 3학년 때도 2~3등정도 꾸준히 해왔는데요.
뭐 2~3등이니 말해봤자 또 잔소리 들을거고 1등도 아니니까 별 의미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3학년 때 학교에서 영재반에 뽑혔거든요. 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애들 모아놓은 곳
그래도 부모님은 별 반응없어요. 어이없는 건 옆집에 살던 저보다 어린 동생도 영재반에 뽑혔는데
엄마가 걔가 영재반이 됬다면서 난리가 났더라고요;

고등학교와서 계속 반에서 2~3등해왔어요. 
그리고 지금 고2인데요, 이번에 반1등을 해도 하시는 말씀이 그것가지고 되겠냐 전교에서 놀아야지..
또 이런 말씀하시네요.

우리반애에서 공부잘하는 애들 보면 정말 긍정적인데
저는 항상 2~3등하면 1등해야된다.. 1등하면 전교몇등안에 들어야한다.. 이런 말만 들어서
제가 등수가 잘 나와도 전혀 감흥이 없어요;; 반에서 7등을 하든 1등을 하든 별 감흥이 없어요.

제가 이과지만 수학이 하위권이에요. 중학교 때야 쉬우니까 곧잘 100점 맞곤 했는데 고등학교 수학은 다르잖아요. 이제와서 수학을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감이와서 고3때까지 최대한 성적을 올려서 연세대 가는게 제 목표거든요.

이번에 6월 모의고사 성적표 보시고도 제가 잘한 건 절대 칭찬안하시고 못하는 것만 자꾸 파고들어요..
제가 영어는 우리학교 이과1등에 문이과 합치면 전교3등에다가 .. 
학교영어샘들도 내신시험칠 때 내 성적 정도는 나와줘야 좀 했다고 하지 하거든요.
여태껏 고등학교 올라와서 영어내신은 올1등급이에요, 모의고사는 아직 2등급이고요.
1학년때부터 샘들이 우리학교에서 영어로 알아주는 사람은 저라고 했거든요. 1~2명정도 더 있지만요.

아 물론 저희학교가 그리 좋은 학교가 아니라서 제가 우리학교에서 영어를 잘하는 편이라고 해도 저는 절대 제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까지 제가 잘하는 과목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모의고사 성적표 보고 하시는 말씀이 영어잘했다 이런말씀은 절대 안하시고..
수학은 이렇게 나왔는데 어떻게 할거냐 빨리 어떻게든 해야지.. 
저랑 친구인 어떤 애랑 비교하면서 걔는 이번에 물리,언어,영어 1등급에 다른 것도 못하는 건 아니더라.. 하면서 비교하시고 ... 또 아는 여자애 성적이랑 비교하면서 걔는 수학,영어1등급이다.. 뭐다.. 어디서 또 들어서 초등학교 때 니가 알던 걔는 지금 경찰대 준비한다더라..
항상 기가 죽어요. 

뭘 잘해도 잘했단 소리 못들어봤고요. 항상 만족하신걸 본 적이 없어요.

엄마 아빠는 저보고 제가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뭐 우리아들은 이런거 잘한다 .. 이런 말씀 한번도 하신 적 없어요.
항상 그러시니까 저도 제가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아요.
특히 성적표 나올 때 보면 저는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쓰레기 같아요.
저같은 건 차라리 없는 게 나은 그딴 쓰레기요. 이딴 성적으론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잉여로 살아가겠죠.

뭐 공부말고도 어릴 떄 운동회할때도 달리기 2등하면 1등을 해야지.. 라고 하시고
정작 남의 집 아들이 2등받으면 그 애가 2등이나 받았다더라 진짜 잘뛰네.. 이런 말만 하시고요.

쓰다보니까 무슨 초딩도 아니고 칭찬안해줘서 이렇게 된 것 같네요.
그냥 부모님이 저보고 니는 뭘 잘하네 이런 말 하신 적 거의 없고
항상 부족한 부분만 집어서 뭐라고 하시니까 ..

저는 잘하는 거 아무것도 없는 무능력자같아요. 아니 제 성적보면 무능력자가 맞겠죠.
걍 모르겠어요. 패배주의에 쩔어사는 사람인가봐요.
부모님 탓이 아니라 제 잘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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