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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수능칠때가 생각나네요
게시물ID : gomin_896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29oa
추천 : 1
조회수 : 2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08 18:03:13
베오베간 트윗있죠?

수능 끝나고 해줘야할 말은 잘봤니?가 아니라 수고했어!라고

근데 저는 수능끝나고 잘봤냐거나 수고했다는말도 아닌 쌍욕을 지독시리 들었습니다. 그것도 가족한테세요

아버지가 수능치고나면 수험표 뒷면에 답을 다 써와서 맞춰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수능치면서 생각하니 그 시간에 한문제라도 더 보고 확인하는게 더 좋을꺼 같아서 그냥 문제만 풀었어요

어쩌피 내가 직접푼 문제들이고 찍은것도 없는데 제가 쓴 답을 잊어버릴리도 없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잘 마무리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오는거에요

수고했다란말은 안할사람인건 알았지만 잘봤냐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답 옮겨적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냥 시간아까워서 안했다고 했더니

지하철안의 주변 사람들한테도 다 들릴정도로 갑자기 화를 내는거에요

그 시간도 없었으면 수능 망친거 아니냐고 자기 친구아들은 시간이 넘쳐서 옮겨 적고도 남았다는데 난 머한거냐고 자기가 분명히 적어 와라고 했는데 왜 말을 쳐 안듣냐고

순간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주변사람들 다 제가 수험생인거 알텐데 전화기에서 막 욕이 나오니까 미치겠더라고요

다음으로 화가나기도 했고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문제지 다시보면 다 기억하는데 옮겨적지 않았다는게 죽을죈가요?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수능사이트 들어가서 문제지보고 답 다 적고 채점했어요

나 다 외우니까 화 내지마라고

어머니는 와서 아버지를 이해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고등학교 생활내내 이 날만 위해서 공부했는데 수고했다는 말도 못듣고 욕부터 들었는데 무슨 이해가 되겠어요

얼마후 아버지가 오시길래 다 채점해놨다고 소리치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아버지는 저보고 들어라는 식으로 친구아들과 비교하기 시작했고요

순간 너무 서러운거에요 

친구들은 가족들과 다 외식하고 축하받고 이때까지의 노력을 위로받는데 저만 잔소리를 듣는거에요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여기까지 온거지 당신을 위해서 밤새가며 공부한줄 아냐고 생각도 좀 했고요

너무 답답해서 밖으로 나갔어요 도저히 집에 못있겠더라고요

집 앞 육교에서 울고있었던 그날은 죽기전까지 못잊을꺼같네요


다행히 점수가 그럭저럭 나와서 서울쪽 학교에 가게됬는데

더이상 이 지독스런 집안에 없어도 된다 생각하니 너무 홀가분하더군요

가끔 명절이나 방학때 내려가긴하는데 

그 사건 이후로 아버지에 대한 정이 다 떨어졌어요 ㅋ

날 길러주시고 돈 벌어 키워주시고 감사한건 알겠는데 그게 끝이에요 그냥밥도 같이 먹기싫고 말도 섞기 싫네요

이런 제가 되게 어리석은건 아는데 그날 그 일을 사과받기전까진 계속 이럴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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