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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896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추나무
추천 : 115
조회수 : 2383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4/09 18:58:42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4/09 17:01:52
1.
대학 신입생 생활을 만끽하던 몇년전 그 어느날 난
타대학에 다니는 친구녀석을 보기 위해 그놈이 다니
는 대학에 놀러 갔다.
대학 교정에 들어서니 청춘의 향기가 듬뿍 내게로
흘러오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청춘의 한 가운데에
나역시 있다는게 즐거워 지는 그런 느낌이기도 했다.
"죄..죄송하지만 담배 피우시면 불좀 빌려주세요?"
교정을 거닐던중 한 남성분이 내게 다가와 담배불
을 달라고 청했다. 난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그사람
에게 라이터를 줬더니.
"이야~ 역시 라이터의 짱..짱!! 짱!!은 불티나죠!!"
라고 오버를 -_- 해가며 라이터를 받았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래 사실 나도 느끼
지만 역시 300백원짜리 불티나 만한 라이터도 없는
듯 싶다 -_-
2.
타대학 다니는 친구놈과 만나서 소주한잔 한 후 버스를
탈려고 버스정류장에 나왔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주위
는 뛰어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지나가는 버스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없이 쳐다보고
있을 무렵 한 사람이 내게 다가온다. -_- 그리고 말한
다.
"어~!! 어~!! 저 라이터중의 짱! 가지고 계시죠? 다시
한번 빌려주세요~"
그래 낮에 만났던 그 사람이었다. -_- 이렇게 해서 난
그사람과 하루에 두번을 만났다.
3.
며칠이 지난후 시험이 끝나고 난 뒤 난 며칠전에 갔던
그 대학에 놀러갔다. 이유는 시험끝난 기념으로 그친구
와 소주한잔 하려고 한 것이었고,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그날 하루 술한잔 하고 오면서 난
그 사람을 또 만났다. -_- 하지만 이번 만남은 꽤 나역
시 자연스러웠다.
버스정류장에서 며칠전 처럼 버스를 기다릴 무렵 뒤쪽
에서 내게 속삭이는듯한 말이 들린다.
그사람 : "라이터중의 짱!"
잡담군 : "자 여기 불티나!"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사람이 누군지 알아챘고 역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호주머니에 라이터를 찾아 그사람
에게 건내주었다.
이렇게 난 그사람(p)과 불티나 -_-로 인해 3번을 만났고
그날부로 친구가 되었다. (사실 나이와 학번이 모두 같
기도 했다;)
4.
p와 내가 지하철을 타고 그 어디론가 향하고 있을 때
이다. 마침 퇴근시간이라 사람들은 북적거렸다.
찌는듯한 여름이었다. 에어콘이 작동되는듯 했지만
찜통더위는 어쩔수 없었다. 약간의 짜증을 느끼며
투덜대고 있을 무렵.
야리꼬리한 -_-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냄새는 살인적인 독가스로 강화 -_-되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낀건지 예의도 없구먼. 아이고 냄새
독해라 독해 -_-;;"
사람들은 투덜대고 있었다. 냄새가 정말 살인적이
었고 퇴근시간이라는 특수성때문에 사람들이 많았
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내 옆에 있던 p군은 그 주위를 돌아보
며 머리를 긁으며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죄..죄송합니다! 방구 사실 제가 끼였습니다. 요
며칠 똥을 -_- 싸지 못해서 냄새가 많이 독하실
거에요. 저..정말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오늘은 꼭 똥을 쌀께요-_-"
주위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난 p군의 말이 끝나
기도 전에 p군 곁에서 멀리 떨어져 버렸다. 그래..
놈과 같은 일행이 아닌것 처럼 -_- 한 것이다..
하지만 p군은 나의 애타는 의도를 -_- 몰라줬다.
"야 진정한 친구 잡담군 너 어디로 내 빼냐?" -_-;;
5.
p군은 참 어렵게 사는 녀석이다. 시골에는 단칸
방에 사시는 어머님 한분 밖에 녀석의 핏줄은 없다.
때문에 녀석은 학기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
에는 공사현장에 나가 일을 했다. 그 어느날 이었다.
녀석과 걷고 있을때 녀석의 핸드폰이 울렸다.
"밥 잘먹고 건강하게 학교 잘 다니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어머니. 빨리 제가 졸업해서 좋은 직장 잡
아서 효도할께요.."
녀석은 전화를 끊고 나지막히 읇조린다.
밥은 매일 라면을 먹고 -_-;; 학교는 엉망징창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어머니. 제가 졸업해서 혹시나
직장을 잡게되면 효도할께요 -_-;;;
난 녀석의 읇조림을 들으며 살짝 녀석에게 읇조려
주었다.
"띠발놈 -_-;; 그래도 어머님 걱정은 안끼쳐 드리
려는 너의 마음이 기특하다."
6.
그날은 일요일 이었고 나와 녀석이 함께 공사현장
에서 일을 하고 정해진 시간이외에 추가로 몇시간
까지 일을 더해서 하루 일당을 받고 -_-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던 중이었다.
마침 그 지하철 칸에는 젊은 나이에 다리가 마비
되었다고 안타깝게 외치는 한 청년이 껌과 볼펜을
지하철 안에서 팔고 있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p군은 그 사람의 하는말을
듣더니 곧바로 자신의 앞에 오지도 않았는데 지
하철에 안에서 뛰어가 그사람 앞에 선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세종대왕님 한장을 꺼내 그
사람에게 건내준후 볼펜 한자루와 껌 한통을 가져
온다.. 그리고 내게 속삭인다 -_-
"잡담군아 너도 빨리 하나 사줘. 불쌍하잖아.
단 저사람 저거 하나 팔아야 얼마나 남겠냐 그러
니까 너도 오늘 일당받은 돈중 세종대왕님으로
하나 건내주고 와라 ^^" -_-;
사실 친구의 그 통큰 -_- 나눔의 장면이 무척 감격
스러워 그렇게 할 작정이기도 했다. 만원짜리 한장
을 주었고 그사람은 눈이 똥끄레 지며 인사를 가볍
게 한다..
이 장면을 보고 그때 그 칸에 탔던 분들도 눈이 휘
둥그려 지는 장면을 난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작은 나눔의 정신은 다음 지하
철 역에서 무참히 짓밟아 졌다.
지하철 바닥을 기고 있던 그 청년은 문이 열리자
마자 가볍게 일어서서 -_- 두발을 힘차게 굴려 ..
달려서 지하철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었다. -_-;;;
사실 이런현상을 몇번 경험해 봤지만 이번처럼
씁쓸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p군은 웃고 있었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것 같았다.
"저 청년은 나중에 반성할꺼야.." 마치 그런 모
습 이었다. 피군의 피식 웃는 모습은...
p군은 지하철 투명 유리창을 보며 작게 말했다.
"나쁜색끼 잡히면 뒤졌어 -_-;;"
나의 예상은 빗 나갔다.-_-
7.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을 때 이다. 녀석은 엘비베이터
안에서 내게 속삭인다.
"야 우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때 말이야. 그때 문앞
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을 째려보면서 악!
하고 소리치면 어떨까? 재밌지 않겠냐?" -_-;;
참 이상한 놈이다. 할짓도 징허게(전라도 사투리-_-)
없는 놈인 것이었다.
난 녀석에게 단호하게 말해 주었다..
"정..말.. 재..밌을것 같다!!" -_-;;
우린 11층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고 7층에서 문이
열렸다. 우리둘은 동시에 들어오려는 사람을 눈을 동
그랗게 쳐다보며 말했다.
"악!!!" -_-;;
타려는 사람들중 몇은 정말 깜짝 놀라 -_- 뒤로 넘어
졌다.;; 녀석은 뭐가 좋은지 재밌다고 키득거린다.;;
나도 사실 많이 웃겼기에 (하지만 이런 장난을 하면
안된다;;) 작게 웃고 있었다..
깜짝 놀라 아저씨 한분도 넘어지셨는데 툭툭 일어서
고는 우리들에게 꿀밤 한대씩 주며 말한다...
"젋은 놈들이 하는짓 하고는;; 쯧쯧 -_-;; 만약 네놈
들이 내 밑에 있었으면 너히는 죽었어!! -_-+"
8.
내가 군에 입대하기 얼마전 녀석은 징징거린다.. 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얌마 우리 몇달전에 엘리베이터에서 장난쳤잖아?"
"응.."
"그때 우리에게 꿀밤주신 그 아저씨 있지? .. 그
아저씨가 이번에 내가 새롭게 알바하는 회사의
사장님이시지 뭐냐.. -_-;;"
인간과 인간의 인연은 이런식으로도 연결이 될 수
있구나 라는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_-
9.
내가 군에 입대하고 휴가를 나왔을 때 이다. 녀석은
평일 주간에 알바하고, 야간에 다른 알바 하고, 주말
에 또다른 알바-_-를 해가며 악착가치 돈을 모으고
있었다.
학비와, 매달 어머님께 보내드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서.. 녀석과 소주한잔 하며 녀석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니 녀석은 말한다..
"내 지금 많이 힘들고 헤어나올수 없는 현실이지
만 지금 내 옆에는 날 기다려주시는 어머님이있고,
날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 이거 하나만으
로도 난 이세상 누구보다도 부자야."
밤은 깊어지고 달빛은 녀석의 작은 미소에 화답이
라도 해주는 듯이 밝게.. 아주 밝게 빛나고 있었다..
10.
1년전 이만때쯤 녀석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중
하늘나라로 떠났다..
돈도 제법 모아서 학교도 한두학기는 편안하게
다니며 공부에 집중할수 있을 거라고 키득거렸었
는데 그렇게 나의 곁을 그리고..
녀석의 하나뿐인 어머님 곁을 떠나갔다..
녀석의 유품을 녀석의 어머님과 함께 정리하던 중
날 미치도록 울게 만든 것은..
발견된 것은 통장 한개와 쓰다남은 일기장 하나
였다..
통장에는 차곡차곡 다달히 돈이 입금되어 있었고
몇번을 쳐다 보았는지 통장의 종이에는 손때자국
이 남아 있었다..
남아있는 일기장중 어느 한 페이지에는 이런말이
있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의 친한 친구인 s와
j와 잡담군.. 내게 힘내라고! 말해주는 너희들
의 목소리가 들린다.
군에 가있는 너희들이지만 군에서 내게 응원해
주는 목소리가 내게.. 이렇게 들리고 있다..
어머님의 목소리도...
너희들이 목소리가 들리기에 힘들어도.. 난 오
늘 하루를 견뎌 나간다.."
11.
녀석의 몸은 하늘나라와.. 그리고 자신의 고향땅
강속에 있지만..
네가 힘이들때 나와 다른 녀석의 목소리를 들었
던 것처럼 네가 떠나가버린지 1년이 지난후..
내게도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예전에 p군 네놈이
내게 했던 말..
"날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있다. 이거 하나만으
로도 난 이세상 누구보다도 부자야."
그래..
나역시 네놈이 내 친구였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도 난 어느 세상 사람들보다 부자였고 그리고 지금
도 네가 내 가슴속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난 최고의 부자다..
지금 넌 저멀리 하늘나라에서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게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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