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남자가 있어요.
사람은 성실하고 남자답고 좋아요. 사람 자체로만 보면 이 사람 믿고 같이 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믿음이 가요.
그런데 집안이.. 많이 안 좋습니다.
저도 편부모 가정 아래에서 자랐고 집안형편은 어려워요. 그런데 제가 말하는 건 형편만이 아니에요.
집에서 자꾸 돈을 요구해요. 그게 차라리 대놓고 일정 금액의 돈을 달라고 하면 뭐라고할 수라도 있는데요..
대놓고 하는 게 아니라 집에 요금이 몇 달 치 밀렸다.. 방세가 밀렸다... 뭘 해야한다... 하는 식으로 돈을 안 낼 수가 없도록 만들어요.
그래도 자기 가족이니까 애인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요.
특히 동생이 있는데 동생이 많이 무능력해요.
대학까지 애인 돈으로 힘들게 다니며 나왔는데.. 그 뒤에 취업할 생각은 안하고..
이 일 조금하다 힘들다고 그만두고 저 일하다 그만두고...
아르바이트 조금 하다가 손님이 시비 걸어서 못하겠다고 하고.
그러면서 공무원하겠다고 집에만 있는데, 학원비 내야한다, 어쩐다 식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요.
핸드폰요금도 다 내줍니다.
하나 뿐인 동생인데 어떻게 져버릴 수 있겠느냐면서 하는데 저로서는 이해가 안돼요.
제가 돈이라도 많이 벌거나 집이 잘 살면 감수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저희 집도 어려운 형편이라 저 뒷바라지는 고등학교 이후로는 못해줬고
학자금대출빚도 다 못 갚아서 그거 갚고 이래저래 적금 붓고 하면 한달 견디기도 벅차요.
애인도 오히려 저보다도 덜 벌면서 적금은 생각도 못하고 집에서 이래저래 돈 달라는대로...
카드까지 긁으며 생활하니 저로서는 갑갑해요.
제가 아무리 말로 회유하려고 해도 가족인데 어떻게 버릴 수 있느냐고 말하니 도리어 저만 나쁜 사람인 거 같아요.
처음에야 가족들을 생각 많이 하는 남자라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가족이 어려울 땐 도울 수도 있지만 이건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지 현명하게 대처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이런 남자랑 결혼해도 괜찮을까 싶기도 해요.
집해오는 거 바라지도 않고.. 그냥 월세든 경기권에 작고 허름한 전세든 들어가서 살면서 돈 모으며 살면 되거든요.
하지만 저도 나중에 대학원에 가서 전공공부도 더 하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돈도 모으고 있고 그러면서 사는데...
답답해서 푸념이나 해놓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