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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의 노크소리
게시물ID : panic_896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데이지
추천 : 22
조회수 : 229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30 0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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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예전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늦은 나이에 어렵사리 붙은 회사라 더욱더 애착이가고
회사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엄청 노력 했었습니다.. 그런 제게 한 회사선배가 있었는데
저희 옆 부서 박팀장님이라고 계신데 23살의 나이에 신입으로 들어와 그사이 결혼도 하고
28살에 팀장으로 승진한 분이십니다. 어찌보면 젊은 나이게 꽤나 성공한 사람이었죠.
박팀장님은 회사내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았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유머러스하고 호탕한 성격.
덕분에 많은걸 박팀장님께 배웠고, 부서내 분위기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불타는 금요일 갑자기 박팀장님이 몸이 않좋다며 병가를 내고 급작스레
퇴근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출근한 박팀장님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얼굴에는 항상 그늘이 져 있었고, 사무실에 절대 혼자 있으려 하지 않았으며
어두운 곳을 극도로 무서워했습니다. 말수또한 줄어들어 부장님 그리고 다른 부서사람들까지
걱정을 했죠.

저는 어느날 걱정되는 마음에 박팀장님께 퇴근하고 소주한잔 하는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습니다.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와이프에게 늦겠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고깃집으로 이동해, 불판위에 먹음직스런 고기가 구워지고 있었지만 박팀장님은 계속 소주만 들이키더군요.
저는 조심스레 물어보았습니다.
"저기..박팀장님 요즘 표정이 안좋아 보이세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겁니까?"
박팀장님은 저를 흘긋 쳐다보더니 이내 소주한잔을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말야...참...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알겠지?"
박팀장의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사실 병가를 낸것은 금토일 3일연속으로 쉬기위해 꼼수를 부린것이었습니다.
토요일은 결혼기념일이어서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꼼꼼히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게다가 강원도의 모 펜션을 싸게 예약까지 한 박팀장님은 들뜬 마음으로 아내와 휴가를 즐기러 떠났다고 합니다.

바닷가에서 바다도 보고, 맛있는 회도먹으면서 그렇게 즐겁게 보냈답니다. 그리곤 펜션으로 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내가 음식재료가 부족하다며 잠깐 앞에 마트에 다녀온다고 했답니다.
그사이 박팀장님은 샤워를 하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고 합니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똑똑똑"
아내는 아직 돌아올 시간이 아니기에 다른 사람이 착각해서 문을 두드렸다고 생각하고
계속 샤워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똑똑똑 소리가 5분간격으로 계속 들리는 것입니다.

슬슬 짜증이난 박팀장님은 샤워를 급히 마치고, 밖에서 누가 장난치는걸로 생각해서 범인을 잡기위해
현관문에 서서 기다렸다고 합니다. 이윽고 또다시 똑똑똑 소리가 났는데 창문틈으로 살짝보니
아내였다고 합니다. 박팀장님은 이내 문을 열어주었고 아내분은 아무말없이 주방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불을 끄지 않은것이 생각난 박팀장님은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갑자기 또
현관에서 똑똑똑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이번엔 범인이다라고 생각하고 현관으로 달려가서 문을 벌컥 열었는데
아내가 서있는겁니다. 손에는 음식이 든 봉지를 들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입니다.
순간 섬뜩해진 박팀장님은 주방을 쳐다보았는데 갑자기 주방 위에 있던 찬장이 떨어지면서 바닥에 산산조각
났다고 합니다.

박팀장님이 계속 거기 있었다면 크게 다쳤겠지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펜션 주인에게 방을 바꿔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뀐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또다시 똑똑똑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박팀장님과 아내분은
도저히 못견디고 펜션 주인에게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사장님 자꾸 누가 문밖에서 장난치는거 같은데요. 여기 현관 CCTV보이죠? 한번 봐주세요. 어떤놈인지."
한 30분정도가 흐르고 펜션 주인에게 전화가 왔고, 박팀장님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무도 없는데요? 뭔가 잘못....아, 잠깐만요..."
그리곤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관밖에서 펜션 주인이 문을 열어달라고 했답니다.
박팀장님이 문을열자 뭔가 놀란 표정으로 펜션주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카메라에 아무것도 않보였는데 갑자기 현관 쪽에서 뭔가 보이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범인을 잡으려고
현관 앞으로 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거에요. 가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랄까...사실 아무한테도 얘기 않한건데
1년전에 여기에 대학생들이 MT를 왔었어요. 한 여학생이 술이 떨어졌다고 잠시 밖에 나갔다나봐요.
그래서 술을 사가지고 오는데 어떤 살인범이 그 여학생을 칼로 찌르고 도망쳤데요. 겨우 가까스로 현관까지
기어서 왔는데, 이미 안에있던 친구들은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그렇게 그 여학생은 문을 두드리다 죽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혼비백산한 박팀장님과 아내분은 서둘러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집에서도
계속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얼굴에 그늘이 지고 우울한 박팀장님이 되어
버린 것이죠.


그런데요. 저희 회사내에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1년전에 박팀장님 아내분의 장례식장에 갔던것을요.

술을 먹다가 갑자기 집에있는 아내가 걱정된다며 박팀장님은 전화를 걸더군요. 신호음이 가고 누군가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더군요.
박팀장님이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저는 몰래 박팀장님 휴대폰의 통화목록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통화목록에는
점심때쯤 거래처와 통화한 목록을 마지막으로 그 누구에게도 전화를 건 기록이 없었습니다.
저는 분명 통화하는걸 보았고 누군가의 통화하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도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이직을 해서 다른 회사에 있지만
가끔 박팀장님 생각이 나곤 합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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