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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구장/원정구장 성적차 TOP5: 투수 편
게시물ID : baseball_89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BReport.com
추천 : 4
조회수 : 5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28 00:28:12

앞선 <좌우 불균형 투수들>과 <좌우 불균형 타자들> 기사를 통해, 상대하는 선수의 유형에 따라 성적이 요동치는 선수들에 대해 알아본 바 있다. 분명 특정 유형의 타자 혹은 투수들에게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거나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존재했다.
 
그렇다면, 사용하는 경기장에 따라서 성적이 크게 달라지는 선수들도 있을까? 흔히들 넥센, SK 등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홈 구장을 사용하는 타자들은 성적에 있어 득을 보고, 가장 큰 잠실 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는 LG와 두산은 투수들이 성적을 내기에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실제로 그럴까? KBReport.com이 제공하는 홈/원정별 기록을 통해 알아보려 한다.

기자의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타자의 경우 1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125명, 투수의 경우 50이닝 이상을 소화한 76명의 선수들에 한하여 조사했다. (2014시즌 기준)

참고 자료를 하나 덧붙이자면, 10개 구단 제1홈구장의 크기는 다음과 같다.

좌우, 센터의 길이와 펜스 높이를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큰 구장은 잠실구장과 한밭구장이라고 볼 수 있다. 잠실구장은 단순 크기만 따진다면 가장 크지만, 펜스의 높이는 2.6m로 높지 않다. 과거 가장 작은 구장 중 하나로 꼽혔던 한밭구장은 리모델링 이후 잠실 야구장에 이어 가장 넓은 구장이 되었다. 펜스의 높이 또한 좌우 3.2m, 센터 4.5m로 상당히 높아 홈런이 나오기 힘든 구조다. 사직 야구장은 좌우 95m, 센터 118m로 좁은 편에 속하지만, 펜스의 높이가 무려 4.8m로 상당히 높아 홈런이 나오기 힘들다.

가장 작은 구장은 역시 목동구장이다. 좌우 98m, 좌우 118m로 마산구장에 비하면 크지만, 펜스 높이는 가장 낮은 2.4m에 불과하다. 경기장의 구조 또한 외야가 다소 내려앉은 구조이기에 실제 펜스의 높이는 2m 정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학구장은 좌우 길이가 95m로 좌우가 가장 짧은 구장이다. 일반적으로 타구의 대부분이 정중앙보다는 좌우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기에 홈런에 상당히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펜스 높이 또한 2.5m로 두 번째로 낮다.

이러한 각 구장의 특성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홈구장 강세 투수 명단 

얼핏 보더라도 LG 선수들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11명의 선수들 중 신재웅, 우규민, 유원상, 류제국 등 4명의 선수가 LG 소속이다. 이외에도 두산 소속인 윤명준과 니퍼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11명의 선수들 중 절반이 넘는 6명의 선수들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들이다.

특히 우규민은 4가지 부문 모두에서 TOP5 안에 들었을 정도로 홈에서는 강하고, 원정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우규민은 홈 15경기에서 84.2이닝을 던지며 ERA 2.87, 피안타율 0.246, 피출루율 0.286, 피장타율 0.303, 피홈런 2개로 극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원정에서는 14경기에서 69이닝을 던지며 ERA 5.48, 피안타율 0.326, 피출루율 0.384, 피장타율 0.479, 피홈런 9개로 급격히 무너졌다. 원정에서의 우규민에게는 모든 타자가 김현수(타율 0.322, 출루율 0.396, 장타율 0.488)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같은 LG 소속인 신재웅, 유원상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홈에서는 2할 초반대의 피안타율, 2할 후반대의 피출루율, 3할 언저리의 피장타율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지만, 원정에서는 3-4-5라인에 근접한 성적을 올렸다. 유독 LG 투수들이 심한 ‘구장 낯가림’을 보이는 점은 ‘잠실구장 효과’를 방증하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두산의 윤명준은 피안타율과 피출루율 부문에서는 각각 30위(0.025차), 23위(0.027차)로 구장별로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피장타율과 피홈런 부문에서는 구장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윤명준의 홈구장 피장타율은 0.353, 피홈런은 단 1개에 불과하지만, 원정구장에서의 피장타율은 0.516, 피홈런 9개로 큰 격차가 나타났다. 잠실을 벗어나서는 장타의 부담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타자 친화적 구장인 문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다소 의외다. 타자에게 유리한 홈구장에서는 16경기 99이닝동안 ERA 2.64, 피안타율 0.230, 피출루율 0.324, 피장타율 0.334로 압도적인 피칭을 했지만, 원정구장에서는 12경기 74.2이닝동안 ERA 4.46, 피안타율 0.327, 피출루율 0.395, 피장타율 0.452로 불안한 피칭을 보였다. 문학구장의 응원이 그에게 힘을 주었던 것일까? 아니면, 문학구장의 마운드에만 지나치게 익숙해진 탓일까? 그 이유는 김광현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 김광현도 고개를 갸우뚱할는지도 모른다.

 우규민 “홈 경기가 가장 쉬웠어요.”  [사진: LG 트윈스 ]

                                       원정구장 강세 투수 명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KIA 소속 투수들이다. 2014시즌 극도의 부진을 겪은 송은범은 원정에서도 3-4-5 라인에 근접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홈에서는 무려 4-5-6 라인에 근접하는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홈 경기에서 그의 피안타율(0.395)은 타격 1위인 서건창의 타율 0.370보다도 높고, 피출루율(0.473)은 출루율 1위인 김태균의 출루율 0.463보다도 높다. KIA의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그야말로 난타를 당한 송은범이 2015시즌 한화의 대전 한밭구장에서는 재기의 날개짓을 시작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외에도 김진우, 홀튼, 최영필이 KIA 소속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래도 이들은 원정구장에서는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다. 특히 최영필은 만 4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정 ERA 2.14, 피안타율 0.231, 피출루율 0.271, 피장타율 0.282로 나이를 잊은듯한 활약을 보여줬다. 최영필의 원정 피안타율은 6위,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은 2위다. 뿐만 아니라 피홈런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원정 경기에서는 오승환 부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의 성적도 피안타율(0.266), 피출루율(0.324) 부문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홈에서의 피장타율이 0.477, 피홈런이 6개로 다소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2014시즌 KIA 팬들에게 최영필만큼 뜻밖의 기쁨을 안겨준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화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 윤규진은 홈에서 0.500이 넘는 피장타율과 무려 9개의 피홈런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홈에서의 피안타율(0.255)과 피출루율(0.325)는 원정에서의 피안타율(0.246), 피출루율(0.333)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홈에서 많은 장타를 허용하며 홈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2015시즌 윤규진이 홈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완전체 마무리’로 거듭난다면, 한화의 탈꼴찌 희망은 좀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홈 강세 투수 TOP5 명단에 LG 투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것과는 정반대로, LG 투수들의 이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두산 소속의 투수도 정재훈 한 명만이 피출루율차 3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잠실구장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임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 가지의 예상은 빗나갔다. 넥센이나 SK 투수들이 대거 명단을 점령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KIA와 한화의 투수들이 명단을 점령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13명의 선수들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KIA와 한화의 선수들이다. 

이 두 구단의 공통점은 최근에 구장이 크게 바뀌거나 새로 지어졌다는 것. 투수들이 마운드에 익숙해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야수들이 새로운 구장 잔디에 적응하지 못해 수비력이 떨어진 걸까? 만약 이것이 구장의 적응 문제로 인한 것이라면, 2016년 새로 개장하는 대구구장은 최강 마운드를 자랑하는 삼성에게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어느덧 불혹을 넘긴 최영필. 그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사진: KIA 타이거즈]

타자에 비해 ‘구장 효과’ 적어 – ‘익숙함’이 관건

투수들의 경우, 타자들에 비해 ‘구장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안타율, 피출루율 차이가 1할 이상 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고, 피장타율 차이 역시 2할 이상 나는 경우는 극소수였다. 타자들이 구장에 따라 크게는 2할 이상의 타율, 출루율 차이, 3할 이상의 장타율 차이가 나는 것과 대조된다. 

물론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 두산 투수들의 뛰어난 홈 성적과 아쉬운 원정 성적은 투수들 사이에서도 ‘구장 효과’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잠실구장의 넓은 외야는 투수에게 홈런에 대한 공포감을 희석시켜주고, 자신감을 상승시켜주는 듯 하다. 

하지만 KIA와 한화 투수들의 부진한 홈 성적을 본다면, ‘구장 효과’뿐 아니라 구장과 마운드에 대한 익숙함 역시 또 하나의 변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물론 가장 큰 요인은 팀소속 투수들의 실력차이겠지만)

투수에게 마운드란 굉장히 민감한 공간이다. 마운드의 높이가 조금만 달라져도, 마운드의 흙이 조금만 물러져도 경기력에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런데 한화는 2013시즌 도중 내야의 흙을 전면 교체하며 마운드에 변화가 생겼고, KIA는 2014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구장을 신축해 완전히 새로운 마운드를 가지게 되었다. 이 새로운 마운드에 투수들이 적응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이 새로운 마운드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 한화와 KIA 투수들의 홈 성적이 부진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이는 하나의 해석일 뿐, 향후 시즌들을 분석해봐야 자세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2015시즌 KIA와 한화의 투수들은 홈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계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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