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전화기
게시물ID : panic_896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14
조회수 : 127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8/01 00:33:12
옵션
  • 창작글
삐비빅 하고 울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몽롱한 정신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속의 다정한 그 목소리에 비몽사몽했던 정신이 확 든다.

“여보세요? 유랑이니?”

역시나 그 다정한 목소리는 어머니였다.

"아.. 네 어머니 왜요?"

“한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해봤어.”

어머니는 그저 전화하고 싶으셨던 걸까.

"어머니. 언제나 건강하세요.”

“언제 한번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는 언제나 그래왔다.
항상.
그저 전화하고 싶어하셨다.


"네.. 어머니  많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럼 엄마 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 사랑한다~”

무어라 말하려고 했지만 전화는 이내 뚝 하니 끊어져 버렸다.
 
전화기가 손에서 떨어졌다.

어머니와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일에 치이고 빚에 치여서 전화도 받지 못했다.
 
생신때에도 얼굴 한번 비추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어머니와의 전화를 끝까지 들어본 것은 처음 아닐까

사랑한다는 말도 처음 아닐까.

죄송하다는 말도 처음 아닐까.


데롱데롱 매달려있는 전화기를 쳐다보았다.

고개를 쳐 들었다.

눈시울이 시큰거렸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늦었다.


없는 사람과 전화할 수는 없기에.
 

삑 하며 부재 중 전화 버튼은 꺼져버렸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