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이 아니라 많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책게가 흥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고 미약하나마 흥하게 해보고픈 마음에 가끔 자작시나 하나씩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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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의 소고
사랑은 없다고 말했던 날들을
찢겨진 희망을 더 이상 세우지 않던 날들을
꿈하던 일들이 철 모르는 어린애의 환상이었다 판명된 날들을
어차피 모든 것이 그러하다 말했던 나날들을
이제는 용서하자
한 세기가 지날 때마다 바뀌는 역사와
그 세기 속에 사라지는 비극적 종족들에게도
꿈은 있었고 희망은 있었으리라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슬픈 것은 아니리라
희망을 이루지 못한 채 절망했다고 헛된 것은 아니리라
희망이 찢겨진들 어떠리
사랑이 끝나도 어떠하리
꿈이 조각난들 어떠하리
희망이 찢겨진 자리 위에 더 단단하고 보드라운 희망을 세우고
사랑이 끝난 자리 위에 더 아름다운 사랑을 키우고
꿈이 조각난 자리 위에 더욱 말캉한 꿈을 세우면 될 뿐
어제 폭풍이 내리쳤던 하늘 위로
오늘 폭신한 뭉게구름이 굴러다니듯
지나간 꿈이 무너졌어도
오늘의 꿈은 다른 얼굴로 다가오나니
상처 받는 일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온전히 꿈을 꿈할 수 있도록
그대와 나
별이 진 하늘 아래서 잠시 눈물 흘릴지언정
부드러운 밤의 망토는 어제처럼 펼쳐지니
다시 별부스러기를 까먹으며 반짝이도록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