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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때 간첩으로 오해받은 SSUL.
게시물ID : military_49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쭈니요
추천 : 22
조회수 : 7558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4/10/17 14:56:38
안녕하세요. 금강산 얘기를 쓰던 쭈니요입니다.
마지막 3편을 쓰려다가 전에 이 사건이 궁금하시다고 하셔서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음슴체로 쓸께요~ 

이건 본인이 생각하는 내 병신짓 중이서 제일 탑급 병신짓임.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난 병신이였음.
난 논산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논산은 조교라고 불르지 않고 분대장이라고 하니 분대장=조교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람. 

훈련병 4주차때 탈북자 강사를 초빙해서 북한의 실태를 교육받는 중이였음. 4시간짜리 교육이였는데 
주간행군을 한 다음날 교육이여서 동기들은 다 뻗음ㅋㅋㅋ

근데 난 그때 굉장히 재미있었음. 왜냐면 난 금강산 유람을 다녀와서 실재로 북한에 가봤기 때문임.
그때 당시 훈련병들이 자지 않게 하기 위해 뒷줄에 분대장들이 쫙 앉아있었는데 한 분대장이랑 좀 친해져서 짬날때 가끔씩 농담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음.
하지만 훈련병과 조교의 거리감이 있었고 훈육실에서만 친하게 지내서 밖에서는 그다지 친한티를 내지는 않음.

무튼 그렇게 교육을 듣고 있다가 내가 분대장한테 
"분대장님 저 실제로 북한 가봤습니다."
하니까 분대장이 놀램. 진자 놀램. 많이 놀램.
왜냐면 내가 어릴때 금강산에 다녀와서 진짜 북쪽 사투리를 듣고 엄청나게 연습을해서 북쪽 방언을 잘함.
지금도 tv나온 개그맨들보다 잘한다고 생각함ㅋㅋㅋ

암튼 내가 자주 훈육실에 들어가서 분대장이랑 농담을 주고 받을때 북한 방언을 쓰면서 자주 놀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활관에서 동기랑 그러고 놀다가 소대장한테 걸려서 소대장이 진짜 북한놈인줄 알았다고 얼차려 받은적도 있음. 군기강을 잡는다는 이유로..ㅋㅋ 주적을 따라하지 말라는 거였음.

아무튼 분대장한테 이렇게 말하니 분대장이 진짜 정색 빨면서 아무말도 안함. 그래서 교육중이라 분위기 잡느라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다시 교육들음.
교육이 다 끝나고 우리 연대로 복귀했는데 갑자기 소대장이 따로 불름.

"112번 훈련병" 하고 불러서 소대장실로 따라 들어갔음. 그랬더니 갑자기 표정이 변하는거임. 
난 쫄아서 각잡고 앉아있는데 소대장이 
"너 뭐야. 이새끼 북한말 잘쓴다고 개인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북한새끼야?" 하는거임.
난 순간 진짜 얼탐.. 그 상황이 진짜 너무 쫄려서 뭐라 대답도 못함. 
소대장이 소리치니까 중대장 실에서 중대장이 뛰쳐나옴.

난진짜 개쫄아서 ㄷㄷㄷㄷㄷ 하고 아무말도 못했음.
너무 쫄아서 사고방식이 휘여버린듯 했음.
중대장이 소대장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난뒤 
진짜 내 멱살을 잡고 막 소리를 질름. 
난 아니라고 어릴때 금강산 유람 다녀왔었는데 그거 얘기한 거라고 했더니 안믿음.

그리고 바로 대대장 연결해서 대대장이 연대장한테 보고를 함. 난 바로 제대로 말한번 못해보고 연대장앞으로 끌려감.

난 진짜 원래 담도 큰편이고 공포물 빼고 무서운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막상 군대라는 조직에 들어가서 그런 취급을 받으니 개 쫄음.
진짜 완전 쫄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 당시는 엄청난 충격이였음.

무튼 그렇게 연대장을 만났는데 연대장이 웃으면서 물어봄. "너 진짜 간첩이냐? 북한놈이야?"
이렇게 물어봐서 진짜 울면서 대답함. 
아니라고 사실 초등학생때 보이스카웃이였는데 
금강산으로 캠프를 갔었다. 그때 실제 북한방언을 듣고 너무 웃겨서 연습해서 그나마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었는데 제가 그게 개인기 동기들이랑 놀때 그런 장난을 많이 치고 놀았다. 그런데 오늘 교육시간에 
친분이 있던 ㅇㅇㅇ분대장님께 북한 가본적 있다고 말하니까 복귀하고 지금 이렇게 됬다라고 말함.

연대장이 겁나 웃음. 자기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원래 간첩혐의 받으면 바로 헌병 출동하고 그자리에서 결박이라고 근데 그냥 훈련병이 장난 친 것 가지고 기정사실인냥 떠든 놈들 내가 다 혼내주겠다고 하고 면담을 마침.

진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눈물만 계속 났음. 
그렇게 내 무혐의?ㅋㅋㅋㅋㅋㅋ 는 밝혀졌고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은 내가 보는 앞에서 연대장한테 겁나 까임.. 난 솔직히 그게 더 무서웠음....
상상해보셈. 미천한 훈련병 앞에서 장교들 까이는데 어떤 훈련병이 안쫄 수 가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오줌 지릴뻔 했음.

그리고 분대장은 그날 이후로 몇일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영창을 가게됬다는 소식을 접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대 알고보니 군기교육대 갔다왔다고함.
진짜 고소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한편으로 미안하기도함.

나중에 만나서 물어보니 난 진짜 너가 북한 사투리를 잘하길래 혹시나 하는 맘에 소대장한테 말했더니 소대장이 그난리를 피운거라고 함;;;;

소대장이 확신에 차서 말하니 그 위로 줄줄이 비엔나가 된거고.

암튼 내 인생에서 제일 병신 같은 일화였음.
그뒤로 두번다신 사투리 안씀.

아 어떻게 끝내지.... 휘리릭(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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