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는 1년내내 온화한 기후로 인해서 우리나라처럼 겨울처럼 바이크 시즌오프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골목골목 좁은 길이 많고 압도적으로 저렴한 바이크주차비로 인해서 바이크를 많이 이용하는것 같았다
도로에는 차와 바이크가 거의 1:2이 비율정도로 보이고 인도위나 차도 바깥쪽 곳곳에 바이크 주차할수 있는곳이 많은데 곳곳마다 바이크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다
대만 인구수의 반만큼의 바이크가 있다하니 면허를 딸수 없는 어린이와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의 늙은이, 장애인을 빼면 거의 1인당 한대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동남아도 마찬가지로 바이크가 많지만 대만과 약간 다른점이 있다
대만은 바이크의 거의 90%이상이 스쿠터, 그것도 10인치 휠의 스프린터 스쿠터 위주다
어차피 100cc 125cc 탈거라면 첫번째 선택은 당연히 스쿠터다
이 클래스에서는 매뉴얼이라고 해서 특별히 운동성능이 뛰어나지도 않고 레저위주가 아닌 자가용 대신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인 동남아에서 매뉴얼이 가지는 강점이라곤 경제성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동남아에서 차량가격과 유지관리비가 저렴한 언더본을 많이 사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대만에서는 편리한 스쿠터를 사는게 아닐까한다
그리고 도로사정도 한몫한다
같은 동남아라도 노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 시티 형태의 언더본이 주류였지만 노면이 절망상태인 필리핀은 오프로드 바이크의 앞쇼바를 닮은 언더본이 많았다
5박6일동안 대만도로에서 과속방지턱 하나도 보지못했다
그리고 대만도로의 노면상태는 포장이 잘 되어 있어 한국도로와 비슷하거나 약간 나은 수준이다
그래서 작은 10인치 휠의 스쿠터가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기에 굳이 주차하기에도 덩치가 크고 다루기도 어려운 빅스를 살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좋은 보이저, 인기 좋았던 딩크류의 빅스는 대만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대만에서는 바이크를 장거리 주행용으로 쓰지 않는듯했다
도심에는 바이크가 넘쳐났지만 도시와 도시를 잇는 큰 도로에는 바이크가 거의 없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교외로 나가도 바이크가 많았지만 대만인들은 바이크를 그냥 도심속 커뮤터 정도로만 이용하는듯했다
아마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가구당 차량이 한대씩은 있어서 원거리를 갈때나 짐이 많을때는 차량을 이용하는듯했다
일례로 대만 바이크에는 따로 수납공간을 더 추가한 튜닝이 거의 없었다
차량을 소유할만한 소득이 안되는 사람이 많은 국가일수록 바이크를 많이 이용할 수 밖에 없고 그 바이크로 출퇴근도 하고 멀리 이동도 해야하고 짐도 날라야 한다
베트남이나 필리핀에 가면 도저히 바이크에 싣고 주행이 안될것 같은 온갖 물건을 다 싣고 달리는 바이크를 자주 볼수 있다
베트남의 언더본 바이크는 무릎앞쪽에 브라켓을 달아서 무언가 묶을수 있는 형태였고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아예 그자리에 커다란 바구니를 달았었다
싱가폴은 고소득 국가이긴 하지만 국가정책의 영향으로 차량소유는 극단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바이크를 생활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였는데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국가답게 플라스틱 소재의 리어백을 많이 달고 다녔다
대만에서는 헬멧을 꼭 쓴다
그리고 대만헬멧의 쉴드는 한국과 달리 약간 더 전방위치되어 있다
아마도 더운날씨로 인한 갑갑함 때문인것 같지만 확실하진 않다
대만의 스쿠터 주행속도는 한국과 비슷한 관계로 안전한 풀젯 형태의 헬멧이 많았고 반모형태는 드물었다
대만보다 더 큰 바이크대국인 베트남에서는 갑갑해서 그런지 헬멧에 쉴드 자체가 없는것이 대부분이었고 거의 대부분이 반모형태에 강렬한 태양광으로 인한 눈부심을 막기 위해 야구모자처럼 전방으로 창이 약간 돌출한 형태였지만 그 길이는 길지 않았다
반모는 안전하진 않지만 평균 20~30km/h의 저속주행인 베트남에서는 그게 오히려 바른 선택인듯했다
대만에는 정책적으로 바이크에 대한 배려가 있다
어디에 가도 사륜차량과는 별도로 이륜차 주차장이 있고 교차로 신호대기시에도 바이크가 앞에서 신호대기 할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바이크를 타면 좌회전이 안되는 길도 몇번이나 우회전을 해서 돌아갈 필요가 없고 교차로를 이용해서 쉽게 좌회전하는 효과를 낼수가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데 하물며 곳곳이 일방통행이라 돌아가는게 일상인 대만이라면 훨씬 더할듯하다
대만에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없는 대신에 킴코나 산양같은 세계적인 바이크 브랜드가 있다
반면에 거의 같은 인구에 소득은 대만의 절반 수준인 말레이시아는 자국 차량 브랜드는 있지만 바이크 브랜드는 없다
정확히 말해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데 이것은 설사 있다 하더라도 아무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득이 오히려 더 낮은 말레이시아에는 길거리에 차량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소득이 높은 대만은 그 반대다
내가 가본 국가중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대만보다 바이크가 많은 곳은 없었다
대만정도의 소득 수준의 국가에 이렇듯 바이크가 많은 비중인것은 정책의 영향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에 바이크가 많은 것은 단순히 차량을 소유할만한 소득계층이 그만큼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만은 소득수준은 충분한데 국가에서 여러모로 차량을 이용하는것보다 바이크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도록 제도를 정비해놓은 것 같다
4륜차량의 과도한 구매,이용으로 주차공간 부족, 도로 정체, 연료 과소비, 환경 오염을 생각한다면 대만은 한국이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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