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하루다. 너무 힘들다. 빨리 집에들어가서 몸을 좀 뉘었으면 좋겠다. 아, 썅. 엘레베이터는 또 왜 이렇게 느리게 오는거야. 꼭 내가 타려고하면 높은 곳에 있거나 아예 낮은 곳에 있거나 한단 말야. 재수가 없어요, 재수가. 가뜩이나 느린 엘레베이터가 10층에서 부터 내려오니 이거 되겠냐고. 난 금방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데!
-띵!
도착했군. 정말 짜증난다. 이거 봐. 문도 더럽게 느리게 열려.
난 신경질적으로 엘레베이터를 탄뒤에 13층을 눌렀다. 그리고 닫힘버튼을 연타했다. 이렇게 해야 그나마 문이 빨리 닫히는 기분이랄까. 난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고싶다고!
"자....잠깐만!"
어이구? 저 아저씨 양심 상태보소. 언뜻봐도 먼거리. 저기서부터 소리지르며 같이 타자고 손을 흔들면서 오는데. 저거 너무 하잖아 솔직히. 기다려달라는 거야, 지금? 다음 거 타세요. 나 올라갔다가 오면.
난 그 아저씨를 무시하며 계속 닫힘버튼을 눌렀고, 엘레베이터는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는동안 나는 계속 투덜되기 바빴다.
아니 솔직히 맞지 않아? 기다려주는 배려?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바로 저기 앞이면 또 모르겠어. 아니 아파트 밖에서부터 소리지르며 오고있었다니까? 너무 매너가 없어요. 나같으면 그냥 나중에 타지.
가뜩이나 피곤해 죽겠구만.
"음?"
근데 뭐야 이거? 13층 눌렀는데 왜 계속 올라가? 17층? 18층?
-띵
뭐야 20층? 내가 피곤해서 잘못 눌럿....
쿵!
끼이이이잉아아이이잉!
갑자기 굉음을 내기 시작하며 엘레베이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뭐지? 도대체 뭐지? 순간 정신이 멍해진다. 공포가 온몸을 뒤덮는다. 주마등이라고 해야될까. 흔히 말하는, 죽기 직전에 느릿하게 과거가 보여진다는 바로 그 현상. 순간 방금 아저씨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