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야경 사진에 미쳐있던 때 회상하며 적어본다.
까만 밤 홀로 산에 올랐던 날들.
작은 소리에도 놀라 삼각대를 쥐고 방어 태세를 취했던 기억이 있다.
눈 덮인 산속이라 ‘멧돼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 일이다.
좋았던 기억도 많다.
아찔한 높이의 건물 옥상에 몰래 들어가 난간에 걸터앉는다.
내 발아래 도심의 불 빛이 숯불처럼 일렁인다.
허공에 발을 내리고 있으면 아찔한 기분이 발가락부터 타고올라온다.
맞은편 건물은 촘촘하게 난 창문 불빛에 마치 거대한 우주선 같아 보인다.
구도를 잡고 촬영이 시작되면 담배를 꺼내 문다. 깊게 마시고 길게 내뱉는다.
“착칵… 찰칵… 착칵…” 셔터소리가 맛있다.
저 멀리에 불빛이 아질 아질 피어오른다.
야경 사진을 접하고선 내 사진 생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하나하나 언급하며 야경 촬영의 방법을 기록하고 싶다.
하나, “야경은 빛이 예쁘게 갈라져야해.”
때는 2011년. 서울 본사로 발령받고 야심찬 ‘계획”을 하나 세웠다.
바로, 한강에 있는 다리를 모두 촬영해 보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다.
갈수 있을 때, 가기 편한 곳 몇 군대만 다녔었다. 사진보다 술자리가 더 좋았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다른 사람들이 담아온 야경 사진은 내 것과 확연히 달랐다.
다리 위 가로등의 빛은 자를 대고 그은 듯 곧은, 흔히 말하는 별 모양 * 이었다.
지금에야 말하지만 Nikon D40을 들고 다녔던 10여년 부터, 별 모양을 낼 때까지는
조리개, 감도, 렌즈 별 장단점이라곤 모른 채 무거운 DSLR을 매고 다녔다.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조리개를 좁게 조일 것.
조리개 값, F, 이 높아질수록 렌즈의 빛 구멍이 좁아지게 된다.
빛은 조리개 날을 스쳐 카메라로 들어오게 된다.
조리개 날이 8장이면 8갈래로, 6장이면 6갈래로 빛이 갈라진다.
(날수가 짝수이면 그 수만큼 갈라지고, 홀수라면 두 배의 수만큼 갈라진다.)
대게 A(조리개 우선)으로 두고 F값을 10에서 13정로도 설정해 조리개를 조여 준다.
F22까지도 조일 수 있지만 조리개 구멍이 너무 작아지면 해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렌즈마다 ‘최고’의 해상력을 내는 조리개 구간이 있다.
(눈을 아주 작게 뜬 상태에서 점점 크게, 그렇게 사물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단렌즈를 사용할 것.
OLYMPUS 사의 플래그십 DSLR인 E-3 그리고 동 사의 12-60mm 줌렌즈.
처음 야경을 촬영했던 조합이다.
조리개를 조이니 어느 정도 그럴싸한 별 모양이 나왔지만 그 끝이 뾰쪽한 게 아니라 점점 흐려지며 퍼지는 모양이었다.
다양한 구간을 촬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줌렌즈의 경우 단렌즈 보다 더 많은 장 수의 렌즈가 들어차 있다.
빛이 모였다가 다시 분산되고 다시 전달되고 모여지고 하는 단계가 단렌즈보다 많다. 그래서 깔끔하지 못하다. 라고만 생각해왔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줌렌즈라도 별모양을 깨끗하게 빼주는 모델들이 많았다.
(조리개 모양, 크로스필터의 사용 유무 등이 관여한다.)
좀 껴서 말하자면, 뜬금없지만, 흔히 줌렌즈에 대한 혹평을
“구간별 단렌즈 버금가는 해상력을 보인다.” 라고들 많이 말한다.
일반적으로 단렌즈의 해상력이 줌렌즈보다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왕이면 단렌즈를 선호한다. 그게 야경이든 인물이든.
Tips. 야경을 촬영할 때는 필터를 빼고 담는다.
필터를 통과한 빛이 렌즈에 닿고, 그 빛이 다시 필터에 반사되어 들어온다.
지저분한 잔상은 자칫 사진을 망칠 수 있다.
둘, “무조건 RAW로 담아야지.”
야경을 촬영하면 후보정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실제 촬영 당시에는 보였던 그 무언가가 사진에서는 까맣게만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JPEG로 담고 Photoshop으로 암부를 살리려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 것들과는 결과가 다르다.
결국엔 나도JPEG가 아닌 RAW로 담고 Lightroom 으로 암부를 살린다.
RAW 대한 설명은 이전에 작성한 글로 대체한다.
그럼 RAW 파일은 어떻게 보정하는냐. 앞서 언급한 Lightroom을 간략히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프로그램 실행 – [파일] – [사진 및 비디오 가져오기] – 사진 선택 - [현상] 으로 보정을 준비한다.
그리고 우측에 나타나는 패널에는 [노출], [어두운 영역], [검정계열] 들을 조절할 수 있는 Bar가 있다.
이 세 가지를 정당히 만지다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Tips. [부분대비]를 30 전후로 조절하고 [선명하게 하기]를 50 전후로 조절하면 Web에서 또는 스마트폰에서 보기에 좋다.
말 그대로 ‘쨍’ 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셋, “삼각대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먼저 삼각대가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보자.
어두운 밤에는 아주 적은 량의 빛이 존재한다.
‘사진’이 될 때까지는 낮보다 제법 시간이 요구된다.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이 감도와 셔터스피트다.
ISO 와 셔터스피드
빛에 대한 센서의 민감도. 난 그렇게 ISO를 설명하고 싶다.
ISO 값은 50부터 또는 100 그리고 200부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그 값이 높아지면 빛에 대한 민감도도 같이 높아진다.
대신 사진의 quality가 떨어진다.
헌데 요즘엔 높은 ISO 값에서도 화질저하(noise)가 없는 카메라가 출시되고 있다.
혁신이 상식을 깨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햇살이 강한 대낮의 경우에는 ISO값은 낮게 설정해야 한다.
그래도 안되면 빛을 조금 더 적게 받도록 조리개를 더 조여야 한다.
셔터스피드를 더 빠르게 (잠깐 열렸다 닫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진이 너무 밝게, 또는 하얗게 날아가 버린다.
그럼 반대의 조건에 대입해보자.
컴컴한 밤. 빛은 매우 적다. 그 빛으로 충분한 밝기의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
조리개를 최대한 열고,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셔터가 열리고 닫히는 동안의 시간이 길게)
그리고 ISO값을 높게 설정한다.
경험상 셔터스피드 1/50초까지는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근래 내가 사용했던 카메라는 ISO 1600이상,
최근 나오는 카메라는 만 단위까지도 사진이 볼만하다.
근데 삼각대가 왜 필요해?
바로, 쨍한 사진 때문이다.
화질을 최대한 깨끗하게 하려 ISO값을 낮춘다.
예쁜 빛 갈라짐을 담으려 조리개를 조인다.
그럼 센서가 둔해지고 빛이 들어오는 문 (조리개)이 좁아진다.
빛을 받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은 카메라가 흔들리면 안.된.다.
그럴 때 삼각대를 사용한다.
Tips. 흔들림이 없는 촬영을 위해, 릴리즈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 자체적인 “타이머”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2초 후 촬영은 너무 짧고 10초 정도면 적당하다.
마치며,
산, 바다, 강, 건물. 많은 곳을 다녔다.
OLYMPUS, NIKON, CANNON, FUJI, LEICA, SIGMA. 다양한 기종을 사용해 봤다.
처음엔 ‘쨍’한 야경을 담고 싶어서.
나중엔 ‘감성’ 있는 야경을 담고 싶어서.
그렇게 배우고 활용하고 또 변화해 왔다.
<글, 사진 myufo.tistory.com>
출처 | 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