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집에도 가야 한다.
"웃어봐."
너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네 기분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핸드폰을 들이밀자 다시 빵끗 웃어보였다.
그렇지, 넌 웃는 게 훨씬 예뻐.
이리저리 다른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대며 웃었다.
너는 퉁명스레 그만 찍으라며 말했지만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이, 꼭 싫은 것만은 아닌가 보다.
나는 내키는 대로 사진을 찍어댔다.
지금 잠깐 잠깐 흐르고 있는 이 시간 동안도 빛이 바랠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시간이 흐른 후 이 때를 추억하기 위해서?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나는 '우리의 순간'을 남기는 게 좋다.
그것이 비록 아플 뿐이더라도, 혹은 눈물 날 만큼 행복한 것이던.
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수록 나를 찾는 전화는 많아져갔다.
한 때 내가 밖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너와 함께 있는 순간이 내가 정말로 행복하다면 그게 옳은 것이라 믿었다.
나는 내가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 아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그리고 지금은 조금 다르다.
"그만, 이제 그만~"
너는 쑥스러운 듯 표정을 찡그리며 손을 휘저었다.
그 모습까지도 마냥 귀여워 사진에 담았다.
내가 이렇게 순간을 굳이 사진으로 남기려는 까닭은, 그 순간이 언젠가 바랄 순간이기때문이다.
먼 미래에 내가 지금을 그리워하게 될 것에 대한 대비랄까.
네가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네 모습이 사진에 담긴다.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