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오른쪽 어깨
다이빙에 푹 빠진 친구가 있는데요,
저랑 만나기 전에도 나흘 동안 해외에 다이빙 자격증을 따러 나갔다 왔습니다.
저녁 약속을 하고, 그때 있었던 일 이야기도 듣고 사진도 봤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큰 테이블에 한 가득 사진을 펼쳐놓고요.
혼자 간 주제에 사진을 어찌나 많이 찍었던지요.
다이빙 관련 사진을 볼 때, 저도 모르게 보이더라고요.
두번째 다이빙하기 전에 찍은 사진이라던데
웨트수트를 허리까지만 올려 입고, 바다를 배경으로 브이하면서 찍은 사진에
제 친구 오른쪽 어깨가 심하게 아래로 기울어져 있는 겁니다.
뭐, 다리 부분이 어느 정도 바다에 잠겨 있었으니까
높이 차이가 나는 곳에 서서 찍은 건가 생각했는데
허리 부분은 똑바른 것 같았거든요.
잘 생각해보니, 파도 치는 바다 위에 그런 높낮이 차이가 나는 곳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제가 그 사진을 빤히 쳐다보니까,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그러고보니까 처음 잠수했을 때,
강사가 분명 앞서 갔을 텐데 갑자기 오른쪽 어깨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나는 거야.
그래서 잡아당기는 쪽으로 가려고 했거든. ㅎㅎ
그랬는데 갑자기 강사가 "어디 가?"라는 표정으로 왼쪽 어깨를 두드리는 거야~
지금 생각해보니 참 신기하지 뭐야 ㅎㅎㅎㅎ"
..그거.. 무서운 거 아니냐..고 말하려 했지만, 차마 말하지 못 했습니다.
제 눈 앞의 친구 오른쪽 어깨가 엄청나게 기울어져 있었거든요.
마치 테이블 아래에서 누가 오른쪽 어깨를 세게 잡아당기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