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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영우의 예견된 죽음.
게시물ID : panic_89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거짓말
추천 : 7
조회수 : 15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05 22: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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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 작성해서 오타가 많을겁니다... ㅠ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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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는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병원을 나서고 있었다. 뇌수술을 하기위해, 의사들이 영우의 머리를 열었다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대로 닫은 것은 2주 전의 일이였다. 영우는 병원 정문을 나와서 언덕아래로 살살 걸어내려가고 있었다. 영우는 내려오는 발걸음을 멈추고, 의사가 한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길어야 일주일입니다. 살 날이 그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길어야 일주일입니다. 고통을 덜기 위해서 병원에 있는 편이 나을 겁니다. 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저희 의료진이 최대한 고통을 덜어줄겁니다...예?...꼭 퇴원을 원하신다구요?.. 그렇다면 별 수 없지요. 여기 이 동의서에 싸인 해주십시요.. 무슨 동의서냐고요? 저희 의료진은 책임이 없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리고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해드릴테니 고통이 약간이라도 조짐을 보이면.. 그때 꼭 드셔야합니다. " 

다시 언덕을 걸어내려오며, 영우는 생각했다. 의사들이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그런 존재들이라고, 사람들의 아픔을 자극하여 공포심을 부추기는 존재들이라고. 하지만 그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영우는 이제 누군가를 미워할 나날조차 아까운 사람이었으니까. 병원 위로 쐬어지는 밝은 햇살은 영우를 반겨주었다. 

햇빛조차 잘 들지 않고, 항상 퀴퀴한 소독약 냄새가 주변을 맴돌았으며, 같은 병실을 쓰던 환자들과 보호자의 얼굴에는 어둠이 돌았던 병원은 그 자체로도 죽음이었다. 죽음의 바깥에는 밝은 햇살과 상쾌한 공기,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다. 병원 밖으로 나온 영우는 오히려 삶에 가까워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우는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뜬금없이 물었다. 
"또 다른 삶이 있을까요? 거기가 있다면 어떻게 갈 수 있나요?"
영우의 말을 들은 노년의 택시기사는 어이가 없어 뒤를 돌아보았다. 머리에는 붕대를 두르고, 눈 밑은 까맣게 타들어가 있었고, 입술은 바싹 말라 있으며, 헬쓱한 얼굴은 핏기가 없어 창백했지만, 밝은 미소가 옅게 드리운 영우의 얼굴이 택시기사의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희끄한 노년의 택시기사는 그 미소에서 동지애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택시기사는 앞으로 천천히 돌아보앆다. 기어를 신중하면서도 천천히 1단으로 넣고는 편안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또 다른 삶? 그것은 죽음이지 않겠나? 자네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은 자네 주변에 늘 있었다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실을 부정하지만, 그건 사실이지. 죽음이란 녀석을 편안한 친구처럼 받아들인다면 또 다른 삶이 열리는게야... 자네의 눈빛을 보니 이미 안게로구만." 택시기사는 백미러를 통해 미소같은 시선을 영우에게 주고 있었다. 

 "자네가 가고싶은 곳은 어디인가?"
"바다..바다를 보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왔다가 모든 것이 되돌아 가는 그곳이요. 생명이자 죽음인 그곳이요~"
영우는 망설임 없이 밝게 대답했다. 
출처 나의 거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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