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쯤부터 왕따를 당해서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왕따를 당하고 참다못해 자퇴를 한 후 검정고시로 고졸을 하고
부모님은 어머니의 외도로 끊이지 않는 부부싸움에 결국엔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남기고 간 빚 덕분에 가난에 허덕이다가
결국 어디에서도 의지 할 곳을 찾지 못해서 정신은 피폐해져서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사랑을 받는것과 따뜻한 온기를 한참이나 느낄수가 없었던 오랜 세월...
허무하게 그저 '죽지않으니까 살고있다'라고 생각하며 27년을 살다가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남자와 적지않은 시간을 함께하고있고 미래를 약속한 사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와 강아지를 데리고 집에서 도보 30분정도 거리에있는 중랑천에 가서 산책을 했습니다.
바람은 며칠전보다 많이 차가웠지만 햇볕이 따뜻했기에 산책하기엔 무리가 없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강아지가 인형같다며 귀여워해주는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고,
강아지와 함께 뛰어가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웃고,
조금 쌀쌀해져서 강 근처 매점에서 찬바람을 등진채 컵라면을 먹으며
저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비싼밥을 먹는것도 아니고, 비싼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것도 아니고,
단지 컵라면을 먹으며 강아지..그리고 한 남자와 산책을 하는 것 만으로도
전에 없던..그리고 평생 살면서 느껴보지못했던 행복감과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전에 데이트할때 비싼밥을 먹는등 사치스런 데이트를 안해본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행복이라는게 참..이렇게 소소한거였는데..별거 없는거였는데..
많은 돈을 쓰지않아도, 많은 정성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거였는데..그동안 왜 모르고살았는지...
이 행복을 남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이들 누리고 살았을까...하는 약간은 억울한 맘에 눈물이 잠깐 났네요.
그동안 불행하기만 했던 나날들..이제는 이렇게 소소한 행복으로 가득한 세월로 보상받고싶어요.
그리고 제발 이 행복이 깨지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이건 과한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