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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트럭을 운전하는 아버지의 아들로서 말해봅니다.
게시물ID : car_899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주디홉스
추천 : 11
조회수 : 1943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11/29 14:55:47
우선 말하고 싶은게 덤프트럭은 내리막 사고만 많은건 아닙니다.

오히려 사각지대에 숨어 안보이는 승용차와 추돌 / 평지에서 갑자기 끼어들기 하는 차량과 추돌 등
사실 평지에서도 대형화물트럭들은 위험하죠. 될수있으면, 화물 우측에 붙지 않도록 하고 화물차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기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충분히 방향지시등을 켜준 후 거리를 둔 후 들어가는게 좋죠. 만약 갈림구간과 거리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면... 서둘지 마시고 그냥
화물트럭을 보낸 후 천천히 갈길 가시는게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화물트럭 분들도 사고 내고 싶어서 내는거 아닙니다. 오히려 본인들이 대형차량을 운전하시니깐. 안전에 각별이 더 주의하는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트럭은 사고 위험률이 너무 높습니다.

일전에 대형트럭은 에어 브레이크를 사용한다고 글을 올려본적이 있네요.
그때 글에서도 말했지만 에어 브레이크는 관리를 해도 사실 언제 터질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관리라는 부분도 사실 일반 차량에 비하면 2~3배는 더 많은 편이긴 합니다만
대형차로서는 그것도 부족한면이 없진 않죠.

자동차쪽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왔고 다른 학우들과는 다르게 아버지 소개로 덤프를 전문으로 고치는 공업사에서 1년정도 일해본 경험으로 보자면
대형차량의 수리비가 일단 비쌉니다. 일반 트럭 정도만 수리해보신분들은 견적 받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승용차나 승합차에 비하면 너무 비쌉니다.
15톤 덤프 트럭 미션을 교체하는 비용이 100만원이 조금 넘었던걸로 기억하고 있고요. 우리가 쇼바라고 부르는 서스펜션도 대형차는 용수철이 아니라
하나에 몇십키로가 넘는 넓직한 철판으로 되어있는데. 이걸 5~6개?정도로 겹쳐서 쇼바로 사용하죠. 철판이 부러지면 교체를 해야하는데. 이 단순한
철판 하나를 교체하는 것도 30만원이 넘습니다.(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렇네요. 벌써 10년전 일이긴 하지만)

왜 이런 이야기를 했냐하면... 대형화물트럭이 평범한 직장인보다야 훨씬 많이 버는건 맞지만 유류비/수리비 등을 빼면 그렇게 
떼돈 버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다보니 경제적인 면을 생각 안할수가 없죠. 물론 돈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안되는건 당연한거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처럼 돈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게 또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경각심있는 대형운전자분들은 이렇게 수리할 일이 있으면 브레이크를 살펴봐달라 요청하셨었는데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때는 비누거품물로 공기가 세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보는게 전부였습니다. 뭐 사실 에어 브레이크라고 거창하게 불려도
공기를 저장하는 공기탱크랑 공기를 넣고 빼주는 강철관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 녀석이라. 공기가 세는지 안세는지 확인하는게.
고장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확실했었죠.

그리고 에어 브레이크가 내리막에서 꼭 터진다기보다는 작은 틈이나 구멍이 뚫려서 공기가 천천히 손실되다가 어느 순간 공기 압력이 확 줄어서
내리막에서 사고나는 경우도 있죠. 게다가 애석하게도 짐이 실려있을때는 에어 브레이크가 힘의 압력을 못 견디고 터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고요.
그래서 대형화물차 사고 영상을 보면 내리막에서 고속으로 내려오는듯 보이는데요. 고속으로 내려오는건 맞는데. 짐의 무게로 내리막에서
더 빨리지는 겁니다. 그래서 화물차 운전자들끼리 하는 소리가 브레이크 고장나면 그냥 차 없고 사람 없는 방향으로 확 틀어서 자빠트려야 한다 라고
할정도죠.

3년 전에는 일을 잠시 쉬고 있을때 공사현장가서 사무보조로 일한적이 있는데. 사고가 났다고해서 현장으로 가봤죠.
내리막 아래 3교차로에서 콘크리트 믹서덤프가 옆으로 자빠져 있더군요. 차량이 크게 부서졌는데. 다행이 운전자는 많이 안다치셨더라고요.
다른 분들이 사고 경위를 물어보니, 내리막에서 내려오는데 브레이크 압력이 쭉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자빠트렸다고 하시더군요.
(사실은 완전 자빠트린 것이 아니고 내리막 바로 아래가 3교차로인데 내리막 내려오면 다리였고 정면은 포크레인으로 깎아낸 산;;; 좌측이든 우측이든 꺽어야 살 수 있는 상황인데. 그나마도 다리를 지나야 꺾을 수 있어서 늦게 꺾는 바람에 비스듬하게 산을 올라타고 옆으로 자빠진 상황이었음)

여튼... 이것 말고도 공사현장에서 1년동안 총 3번 정도 덤프가 자빠진 일이 있었는데. 대부분 사고기록 안남길려고 쉬쉬하고 넘어간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현장에서 1년에 브레이크 고장으로 추측되는 사고만 3번이 있었는데요. 이정도면 에어 브레이크 성능을 의심해볼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로 나가보면 대형화물트럭들이 그렇게 쌩쌩 빠르게 달릴 수가 없습니다. 옆에 지나가는거 보면 정말 무섭죠.
그러면서 예비살인마라던가 미친X라던가 막 욕을 하면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화물차 운전자를 욕합니다.
물론 고속으로 질주하는 이들은 나쁩니다. 게다가 대형화물차가 과속을 한다면 도로의 안전이 위험할테고 실제로도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욕한다면 그 분들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들도 같이 욕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 시키고 싶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듯한 버스 이야기입니다. 버스가 하루 몇회이상 왕복을 해야하는데 시간에 쪼들려서 과속과 신호위반을 한다는 이야기를요...
안짤릴려면 어쩔 수 없이 과속도 해야하고 신호에 걸려도 무시해야만 제시간에 맞출 수 있다는걸요...

대형화물을 운반하는 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솔직히 대형화물트럭을 몰고 누가 과속으로 질주하고 싶겠습니까? 사고나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치고 죽을 수도 있는데요.

15톤/25톤 덤프트럭의 경우 그 처우가 심할 정도인데요. 모래나 자갈, 폐기물 등을 실고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화물을 실으러 와야하는 이 반복 작업을 할 때 이 일을 시키는 공사현장 감독이나, 업주 등은 같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한번이라도 더 왔다갔다할 수 있는 사람을 쓸려고 합니다. 그래야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왕복 1회당 지급비용 방식이더라도 공사기간을 단축 시키려는 업주는 여전히 빠르게 왔다갔다할 수 있는 사람을 쓸려고 합니다.

따라서 대형화물트럭 운전자중에 빠른 이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느린 이들은 도태됩니다.
빠른 이들은 누굴까요? 신호위반 / 과속 등을 꼽을 수 있고 느린이들은 속도와 신호를 지키는 이들이죠.
대형차의 과속은 나쁘지만, 그 뒤에는 그렇게 하도록 등을 떠미는 업주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과속을 하는 자에게만 아무리 비난해도 그들을 과속하게 만드는 이들이 남아있다면 과속하는 대형트럭은 여전히 존재할 것입니다.
(최소한 과중적재 없애고 빨리빨리 없애면 대형트럭의 사고는 현저히 많이 줄어들거라고 봅니다. 내리막 사고중에도 과적으로 인한 브레이크 파손도 있거든요...)

요약
 - 대형차의 수리비는 너무 비싸다.(경제적 부담이 줄거나 주머니 사정이 나으면 좋겠다)
 - 에어 브레이크는 잘 고장난다. 고장유무 확인/관리 등을 해줘도 고장난 상황이면 고장난다.
 - 내리막에서 대형트럭을 뒤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대형트럭 우측에 바짝 붙지 않는 것이 좋다. 사각지대가 많다.
 - 대형차 앞으로 끼어들기 하지마라. 화물이 실려 있다면 브레이크 잡아도 소용 없다.
 - 과속을 하는 대형차를 신고하여, 처벌할 경우 일을 시킨 업주에게는 더 큰 처벌을 해야한다.
 - 과중적재 시킨 업주를 크게 처벌해야 된다. 에어 브레이크가 갑자기 고장나는 이유도 브레이크시 쏠리는 무게를 못 견뎌서 그렇다.


이제 곧 겨울입니다. 과속과 브레이크 관리에 소홀한 대형차들이야 아무리 힘들게 떠들어도 계속 있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안전과 생명은 자신이 직접 지키는게 가장 확실합니다. 조심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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